[유럽렌터카여행] #016 아이슬란드 - 보트를 타고 떠다니는 유빙을 감상하다, 요쿨살론(Jokulsarlon)


부랴부랴 렌터카를 몰고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에서 요쿨살론으로 이동했다. 우리의 도착시간은 약 6시 20분쯤. 보트투어 홈페이지에서 확인했을 때 7시까지 투어가 있는걸로 생각을 해서, 어차피 큰 문제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도착시간이 늦어졌다. 원래 예정시간은 6시 전. 어쨌든 부랴부랴 투어 오피스에 가서 물어보니 6시 40분이 마지막 투어인데 이미 인원이 다 찼고, 2명 정도만 더 받을 수 있다고 해서 4명이었던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내일로 투어를 미뤄야만 했다. 오전에는 예약 없이 와도 대부분 할 수 있다고 해서, 아침 일찍 투어를 하고 바로 이스트 피요르드 지역으로 이동하기로 결정.


뭐, 생각해보면 유럽을 여행하면서 6시 이후에 뭔가를 할 수 있었던 적이 거의 없었던 걸 생각하면 조금 안일하게 움직인 것 같기도 했다. 만약 여름철에 요쿨살론 투어를 할 생각이라면, 늦어도 5시반~6시 사이에는 도착해야 마지막 투어를 안전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요쿨살론 보트투어 : http://www.rikivatnajokuls.is/icelagoon/en




그래서 그냥 떠나기 전에 유빙들을 좀 감상하려고 서있었는데, 물개 2마리가 머리를 빼꼼거리며 수영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카메라로 찍으려고 했더니 배터리부족. -_-; 후다닥 새 배터리로 갈아끼웠더니 물개들이 사라져서 사진으로는 남기지 못했다. 하필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ㅠㅠ..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가 왔던 7월은 시즌이 아니지만, 한창 때에는 거의 항상 물개를 볼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 시기도 잘 맞춰야 하는 듯 싶다.


어쨌든 오늘 요쿨살론 유빙 투어를 하지 못했으니 이 근처에서 캠핑을 해야 했는데, 가이드북 론리플래닛에는 한 20~30km를 달려가야만 캠핑장이 하나 있는 것으로 나와있어서 좀 난감했다. 뭐 이왕 이렇게 된거 아침에 20~30km야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싶어서 일단 이동해 보기로 했다. 혹시라도 가는 길에 가이드북에 나와있지 않은 캠핑장이 있으면 들어가보기로 하고서..



다행이랄까. 약 5km정도를 달렸을 때 캠핑장 간판이 나와서 얼씨구나 하고 들어가보았다. 그런데 캠핑장처럼 보이는 곳은 하나도 없고, 호스텔로 추정되는 건물만이 있었다. 지역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쨌든 들어가서 가격을 물어보니 왠만한 캠핑장 가격보다 저렴했다. 대충 텐트사이트+기타 등등해서 4명에 4만원 정도.


어디다 텐트를 쳐야 하냐고 물어보니 그냥 호스텔 앞 아무데나 마음대로 원하는데 쳐도 된단다.



그러니까 이렇게 넓게 초원이 있는데 그냥 아무데나 피면 된다는 소리. 아쉽게도 전기를 쓸수는 없었는데, 그것도 그냥 호스텔 내에 있는 거실 콘센트 아무곳에서나 마음껏 충전을 해도 좋다고 해서 큰 문제는 없었다. 다행히 이날은 날씨도 좋고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아서 바닷가 근처이긴 했지만 걱정없이 캠핑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의 텐트. 퀘차 베이스 패밀리 4.2;; 너무 맘에드는 텐트지만 한국에는 공식으로 수입하는 수입사는 없는 듯 싶다. 들여오면 꽤 잘 팔릴거 같은데.. 하여튼, 그렇게 대충 땅이 평평한 곳을 골라서 텐트를 쳤다. 익숙해지면 치는 것도 생각보다 빠른 텐트. 접는게 조금 빡세지만, 이것도 익숙해지면 혼자서 쑥쑥 접힌다.



북유럽의 캠핑장들이 맘에 드는 것이 대부분 주방시설이 있다는 점이었다. 여기는 우리 차 뒤로 보이는 가건물 형태가 일종의 방갈로 같은 것이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주방시설이 있는 건물이었다. 대부분의 식기도 준비되어 있었고, 충전에 필요한 소켓도 충분하고 그래서 따뜻한곳에서 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었다. 텐트는 그야말로 잠만 자는 용도였달까. 거의 이 주방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잠 잘 시간이 다 되서야 텐트로 돌아왔다.


그러고보니 먹는데 집중해서 그런가 주방 내부 사진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이 사진이 자기 전 한 밤 11시쯤 찍은 사진. 몇명이 주변을 거닐고 있었는데, 아마도 호스텔 숙박객인듯 싶었다. 여기서 캠핑을 하는 사람은 단지 우리 4명 뿐. -_-a...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찍은 풍경. 멀리 설산이 있는 풍경이 너무 멋졌다. 주변에 캠핑을 하는 사람이 전혀 없어서 조용한 것도 좋았고, 밤새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았던 것도 좋았다. 아침은 간단하게 어제 미리 해 둔 밥으로 식당에 가서 반찬들과 함께 먹고 텐트를 접은 뒤 목적지였던 요쿨살론으로 향했다. 정말 잠만 자고 가는 캠핑장(?)이었지만, 나름 만족스러웠던 곳.



약 5km정도였기 때문에 10분만에 요쿨살론에 다시 도착할 수 있었다. 흐렸던 어제와는 달리 햇빛을 받으니 유빙이 더 진한 하늘색으로 느껴진다. 처음에는 유빙이 계속해서 바다로 떠내려가는 줄 알고 있었는데, 저 다리밑으로 큰 것이 지나가지 못하도록 어느정도는 조절을 하고 있었다. 하긴, 너무 큰 얼음덩어리가 내려가다가 다리에 충격이라도 주면 안되니까..


어쨌든 어제 갔던 투어사무소에 가서 언제 투어를 할 수 있냐고 물으니 시계를 슥 보더니, 지금 가서 표를 구입하면 30분 후에 출발하는 것을 탈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보트 바로 옆 티켓을 파는 사람에게 가서 금액을 지불하니, 한 25분 후에 다시 여기로 오라고 했다. 시간도 남기에 바로 앞에 보이는 언덕에 올라가보기로 했다. 유빙이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이기를 기대하면서.



요런 작은 흙 언덕. 2-3분이면 올라가는 나즈막한 언덕이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다음 투어가 막 출발하고 있었다. 대충 성수기에는 20~3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듯 싶었는데, 이 투어는 정말 빈자리 없이 꽉꽉 차서 갔다. 덕분에 다음차례인 우리 투어는 자리가 남아돌았다 ㅎㅎ



위에서 내려다 본 다리쪽 풍경. 왼쪽으로 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도 보인다.




위에서 내려다본 요쿨살론의 유빙들. 저런 얼음덩어리가 이런 라군에서 떠다니는 걸 보니 신기했다. 그러고 보니 여행을 하면서 유빙은 이번에 처음 보는 듯 싶었다.




보트를 타고 다니던 투어회사 직원. 주변을 살피고, 얼음을 가져다 주는 등 보조역할로 움직이고 있는 듯 했다.



어쨌뜬 짧은 20여분이 지나고 5분전에 우리는 다시 투어를 하는 곳으로 내려왔다. 이곳에서는 사진과 같은 수륙양용보트를 이용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이렇게 지상에서 타고 라군으로 들어가는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미리 구입해 둔 티켓을 보여주고 바로 탑승.




아까 꽉 찼던 투어와는 달리 우리 투어는 이정도로 자리가 있을정도로 널널했다. 덕분에 사람들도 양쪽을 오가면서 원하는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었다. 사진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잇지 않은 저 여자분은 투어가이드. 역시 유빙에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해 줬는데, 기억에 남는게 생각보다 별로 없었다. 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빙하가 부숴져 내리는 지점은 보이는 것과 달리 꽤 멀어서 보트를 타고 3시간 이상을 가야 한다는 것 정도?


그래도 워낙 소리가 커서 부숴져 내릴 때는 여기서도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화산재가 섞여있어서 까만 유빙들.



반쪽으로 더 쪼개진 유빙중에는 파란색을 띄는 것도 많았다.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닌 듯, 투어에 참여한 사람들은 각자 자기만의 포즈로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유빙들 사이로 움직이는 동안 계속해서 보이는 유빙들이 달랐기 때문에 찍는 재미가 있었달까. 중심으로 가면 갈수록 재미있는 모양의 유빙들이 많았다.






대충 이런 느낌의 유빙들. 아마 어느 부분에서 부숴져내려왔느냐에 따라서 화산재가 섞여있는 비율도 많이 다른 듯 싶었다. 아마 전체적으로 하얀 녀석은 아래쪽에 있던 얼음이겠지.



그렇게 유빙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을 때 쯤 이렇게 보트가 우리 쪽으로 접근하더니, 가이드에게 무언가를 건네줬다.



그 정체는 바로 이 얼음. 가이드는 얼음을 보여주면서 최소 몇백년, 많으면 천년정도 되었을지도 모르는 얼음이라고 소개했다. 빙하의 일부에서 가지고 왔다면서 사람들에게 한번 들어보라며 건네준다. 생각보다 무거웠던 얼음은 너무 차가워서였을까.. 다들 몇 초 들고있다가 바로 포기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나서 다시 좌석 위에 얼음을 올려놓더니 부술 준비를 한다.



먼저 크게 한번 부수고, 그 조각을 먹기 좋게 잘게 부쉈따.



그렇게 하나씩 나눠준 오랜 역사(?)를 가진 얼음. 꽤 투명하고 그 안에 기포가 좀 있는 얼음이었다. 입안에 넣는 순간 시원함과 함께 천년의 세월이 느껴지는 잊지못할 순간이 오기는 커녕 그냥 얼음 맛이었다. 뭐, 얼음에 색다른 맛을 기대하는 것도 이상하긴 하다 ㅎㅎ. 때때로 위스키를 가져와서 온더락으로 마시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 투어때는 그런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사람은 없었다.





이제 다시 유빙을 보면서 돌아가야 할 시간. 유빙들도 처음엔 신기했는데, 다들 계속 봐서 그런지 점점 심드렁해졌다. 마지막 까지 사진을 찍던건 나를 포함한 몇명 뿐이었던 듯.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얼음이 부숴져 내리는 곳. 가까운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니 ㅎㅎ..





그리고 또 유빙 감상. 그래도 모양과 색이 계속 다르니 보는 재미가 썩 나쁘진 않았다.



그리고 이번 투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우리 배 조종하시는 분의 뒷모습. 해가 직접 비쳐 반사된 순간에는 순간 눈이 부실 뻔 했다.



그렇게 우리 투어가 마무리되고 육지로 올라가는 순간, 다른 투어 일행의 투어 보트가 라군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저 투어도 사람이 엄청나게 많네.. 확실히 우리가 타이밍을 좀 잘 잡은 것 같았다. 어차피 오는 대로 태워주는 거니까.. 사람이 없으면 움직이기 편해서 더 좋고.




그렇게 약 2시간 정도의 요쿨살론 투어를 마쳤다. 단순하게 보면 그냥 수륙양용보트를 타고 라군을 한바퀴 돌고오는 투어라서 밋밋할 수 있지만, 그래도 유빙들을 가까이서 보고... 천년의 맛을 가진 얼음도 맛보고 하는 것은 꽤 해볼 만 했다. 그냥 지나가기에 요쿨살론은 꽤 매력적인 장소인 듯 싶다.


어쨌든 해보고 싶었던 보트투어도 마쳤으니, 이제 아이슬란드 동부의 피요르드를 향해서 갈 차례. 1번 링도로 임에도 불구하고 비포장길이 있다는 이 곳이 나름 궁금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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