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02] 뒤셀도르프, 유럽의 첫 크리스마스마켓 - 마르크트광장(Marktplatz)


[독일 #02] 뒤셀도르프, 유럽의 첫 크리스마스마켓 - 마르크트광장(Marktplatz)


비행기에서 아들 덕분에 잠을 잔 듯 만 듯 해서였는지 몰라도, 꽤 꿀잠을 잤다. 보통 유럽에 오면 시차적응 못해서 일찍 골아떨어지고, 새벽에 깨기 마련이었는데.. 오자마자 유럽시차에 적응한 안들이 늦게 잠들어주시는 바람에 우리도 체력을 소비하며 늦게까지 깨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 덕분이었을까? 다음날 오전에 꽤 늦게 일어나서 활동을 시작했는데, 한번에 유럽시차에 적응한 느낌이었다. 나름 도움이 되는 아들일세..


프랑크푸르트에서 친구가 살고 있는 뒤셀도르프까지는 약 3시간. 다시 유럽에 오면 들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뒤셀도르프로 향했다. 뒤셀도르프는 예전 유럽여행때 와본적이 있어서 크게 궁금하지 않았지만, 뒤셀도르프의 크리스마스 마켓도 독일에서 손꼽히는 곳 중 하나라는 인터넷의 글도 봤겠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옆의 쾰른 역시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꽤 평이 좋아서 두 도시의 마켓을 모두 다녀오는 것이 이번 독일의 첫 일정이었다.


아들 녀석이 내가 운전을 하면 카시트에 앉아있지 않고 와이프에게 자꾸 안기려고 한 덕에, 이번 여행에서 운전은 주로 와이프가 맡아서 했다. 나는 뒷좌석에서 아들을 케어하는게 주 임무였는데, 어쩌다보니 평소와 주운전자가 달라져 버렸다. 뭐, 뒤에서 타고 가는게 확실히 더 편하긴 하지만...;;



어쨌든 친구 마틴과 욜라의 집에는 점심시간을 좀 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가 오면 점심을 같이 먹는다고 기다리고 있었던 터라 좀 미안하기는 했지만, 아기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 계획한 시간에 맞춰 제대로 떠나는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도 예정한 시간보다 1시간 이상 늦지는 않았고, 미리 늦어질거라고 연락을 해 둔 터라서 다행이었다. 



독일인인 두 친구는 점심으로 바이스부스르트(Weisswurst)와 빵을 준비해 놓았다. 그리고, 사이드로는 사우어크라우트. 


빵도 근처의 괜찮은 빵집에서 오전에 가서 사온거라고 하더니, 상당히 맛있었다. 하얀 소세지를 뜻하는 바이스부르스트 역시, 슈퍼마켓 제품이 아니라 수제로 제대로 만든 것이라고 했는데, 짜지도 않고 맛이 상당히 좋았다. 소시지라면 쳐다도 보지 않던 아들까지도 맛있게 먹었을 정도. 보통 소시지는 구워 먹는 경우가 많지만, 이 바이스부르스트는 끊는 물에 삶아서 먹는 소시지 종류다. 맥주 안주로도 그만이지만, 낮술은;;



점심식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 쉬다가 U반을 타고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이동할 준비를 했다. 우리에게 차가 있었던 관계로 중앙역 근처의 저렴한 주차장에 일단 차를 주차하고, 그곳에서부터 U반을 이용했다. 마침 마틴과 욜라가 정액권 외의 티켓을 더 가지고 있었던 관계로 별도로 비용이 나오지 않았다. 이제 여기서 U반을 타고 마르크트 광장과 가까운 Heinr-Heine-Allee역에서 내려 구경을 하고, 중앙역으로 향하는 길에 크리스마스 마켓 하나를 더 들르기로 했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도착한 U반. 사실, 친구가 있더보니 어느 행선지인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그냥 타는대로 따라 올라탔다. 직접 모든 여행을 할 때에는 모든걸 다 유심히 살펴야 하는데, 아는 사람이 있으면 이런건 참 편하다. 근데, 여행기를 쓸 때에는 뭘 탔는지 잘 기억을 못하는 문제점이 생기곤 한다. 지금처럼. 어쨌든, 독일은 개찰구도 없이 어느정도 양심에 맡기는 시스템인건 참 신기하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지하철에 비하면 폭이 좁게 느껴진 U반. 뭐, 거리가 멀지는 않았떤 터라 2정거장을 거쳐 바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오자 마자 본 크리스마스 마켓의 모습. 카르쉬 하우스(Carsch Haus)앞의 마켓에서 시작해서 마르크트광장(Marktplatz)까지 쭉 크리스마스 마켓이 이어진다. 겨울의 유럽은 4시가 되기도 전에 해가 지기 시작해서인지, 그렇게 늦었다 느껴지지 않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불을 켠 상점들이 대다수였다. 이정도로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완전한 어둠도 1시간 이내에 올 것이 분명했다.




소시지를 팔던 상점. 그러고보면,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먹을 것을 파는 상점들도 꽤 많아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곳들이 많아 좋았다.



화려한 장식물들이 있는 건물 아래는 맥주를 팔던 상점이었다.




와이프가 좋아했던 크레페 가게. 누텔라 크레페로 시켰더니, 꽤 가득 얹어줬다. 뭐, 맛 자체는 평범한 크레페.



상점들 뿐만 아니라, 이렇게 건물과 건물을 연결해서 크리스마스 느낌을 더 내고 있었다. 유럽 대부분의 크리스마켓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



조명을 밝히는 독일 전통 모양의 집을 파는 상점.



수많은 크리스마스 관련 인형들. 스노볼들. 목각인형들.



여기는 조금 더 애들 위주의 장난감들. 언제나 그렇지만 크리스마스 마켓이 절대 싸지는 않다. 그냥, 구경하면서 구입하기 좋은 정도의 가격이라 생각하는게 좋다. 오히려 비슷한 퀄리티, 혹은 더 나은 퀄리티의 백화점 물건이 더 싼 경우도 꽤 있었다. ;;




뒤셀도르프의 크리스마스 마켓 거리 풍경. Flinger Strasse를 따라 계속해서 크리스마스 마켓들이 이어진다.



물론, 아드님은 유모차에 앉아서 편안하게 감상 중.


이번 유럽여행에서는 베이비젠 요요를 가져갔었는데, 휴대용의 한계로 바퀴가 작다보니 이런 큰 도시에서는 괜찮았지만.. 소도시나 역사적인 도시들의 바닥에서는 정말 끌기 힘들었다. 거의 강행군 수준으로 밀거나, 그냥 들고 이동하는게 나은 경우도 있었다. 뒤셀도르프는 꽤 훌륭했지만 ㅎㅎ




또 먹을거! 독일 감자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 라이베쿠헨(Reibekuchen). 개인적으로 독일에서 가장 좋아하는 간식인데, 여기 사람들은 여기다가 사과퓨레를 얹어서 먹는다. 감자전은 담백함이 생명인데!! 단맛이 나다니...;; 어울리지 않아!! 라고 생각하고 감자전만 먹었다. 담백하게 굽는 한국 감자전과는 달리, 여기는 기름에 담그다시피 해서 만들기 때문에 기름이 엄청나다.; 물론 상점마다 좀 다르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 비슷했다.





그렇게 Flinger Strasse를 따라 이어지던 길은, 한번 오른쪽으로 꺾으면서 멀리 마르크트 광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빗방울도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빗방울이 굵지는 않아서 돌아다니는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마르크트 광장에서 발견한 회전목마.


사실, 이 때만 하더라도 회전목마를 태우는 것이 여행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지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다.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크건 작건 회전목마는 최소한 1개 이상은 있었는데, 이 뒤셀도르프 마르크트광장에서 회전목마의 재미를 알아버린 아들이 회전목마를 보기만 하면 태워달라고 했다. 한 두 번 태워주는거야 문제가 없었지만, 보일때마다 태워달라 하니 그것도 골치였다. 뭐 한번 타는데 1~2.5 유로 사이였기 때문에 큰 부담은 아니었지만, 아들과 열심히 타협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운다고 모든걸 들어줄 수 있는건 아니니까. 




이때만 해도 아들은 어색한 표정이었는데... 점점 좋아하기 시작했다. -_-;; 




오.. 또 발견한 감자전. 감자전은 카토펠푸퍼(Katoffelpuffer)라고도 부른다. 아까는 그냥 지나쳤지만, 이번에는 꼭 먹고 싶어서 지나칠 수가 없었다.



기름에 자글자글 익어가고 있는 감자전. 우리나라 빈대떡 만들때랑 비슷한 수준의 기름이다. 저 기름을 다 먹고 있는 카토펠푸퍼는... 먹는 중에도 기름을 연신 쏟아냈다. ㅎㅎ



4유로에 이만큼. 크게 4조각이었으니, 하나에 1유로쯤의 느낌.



얼핏봐도 고소함이 줄줄 묻어나는 감자전!! 독일에서 정말 많이 사먹은 간식이었다.



독일 친구가 감자전은 이렇게 사과 퓨레를 얹어 먹는거라고 했는데, 단맛이 고소한 맛을 다 죽여서 오히려 맛이 별로였다. 뭐, 주변 현지인들은 다 이 사과 퓨레를 끼얹어 먹고 있었지만, 나는 내 방식대로 그냥 감자전만 먹었다. 그냥 이렇게 먹어도 맛있는걸 굳이 왜! 




마르크트광장 앞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여태까지 걸어오면서 본 상점들과 그 모습이 또 달랐다. 전체적으로 빨간색이 드는 조명과 노란색 전구를 이용해 광장 전체의 상점들이 통일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사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팔고 있는 물건 자체는 다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그저 분위기를 즐기면서 돌아다닐 뿐이었다. 그런데, 주말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첫 크리스마스 마켓이자, 이번 여행 중 가장 사람이 많았던 곳 중 하나이기도 했다.



광장에 있었던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 기념사진도 몇장 찍었는데, 생각보다 사진빨을 참 잘 받는 트리였다. 사진에서는 엄청 밝고 아름답게 반짝이지만, 실제로 이정도 느낌까지는 아니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날이어서 그런지, 경찰들도 곳곳에서 순찰을 다니고 있었다. 



나무로 만든 조각품들을 팔던 상점. 의외로 이렇게 아기자기한 물건들 중에 사가고 싶은 것들이 꽤 많았다.



추운 겨울, 유럽에서 빠질 수 없는 음료가 바로 이 글뤼바인(Gluhwein). 프랑스에서는 뱅쇼(Vin Chaud)라고도 불린다. 와인에 과일, 설탕이나 꿀을 첨가해서 끓인 것으로, 따뜻한 와인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렇다고 알콜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마시고 나면 몸이 따뜻하게 달아오른다. 이게 취기인지, 따뜻한 것을 마셔서인지 구분이 안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좀 마셨더니 숙취도 꽤 있는 녀석;;



저 커다란 3개의 황금단지에 글뤼바인이 가득 들어있다.



브레첼(Brezel)상점. 



집에 한 두개 올려놓으면 귀여울 것 같았던 인형들.



초코 바나나, 초코 딸기, 초코 사과 등 다양한 재료가 있었으나... 단걸 좋아하지 않는 내게는 무서운(?) 음식이다.;; 뭐, 이 것보다 더 무식한 것들도 많이 보긴 했지만;;



귀여운 진저브레드.




다시 마르크트 광장의 초입으로.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구경을 하는 도중에 어느새 멎어 있었다. 비가 내릴 때에도 우산을 쓴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부슬비 정도로 바뀌자 그나마 보이던 우산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회전목마, 크리스마스 마켓 그리고 뒤로 이어지는 구 시청사까지 이어지는 야경이 꽤 매력적이었다. 나름 포토스팟일지도.



다시 처음 왔던 Heinr-Heine-Allee 역으로 돌아가는 길. 상점들은 다 문을 닫았지만, 그 앞에서 구경을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었다. 



U반 입구 앞. 여기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건 아니고, 길을 건너가 Schadowstrasse에 있는 또다른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아 가기로 했다. 사진만 보면 엄청 늦은 시간일 것 같지만, 이때가 아마 오후 5시 반쯤...이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Flinger Stra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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