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058] 심장이 쫄깃해지는 아찔한 바위, 크셰라그볼튼(Kjeragbolten)



[노르웨이 #058] 심장이 쫄깃해지는 아찔한 바위, 크셰라그볼튼(Kjeragbolten)


뤼세피요르드에 수십번의 눈도장을 찍고 난 뒤에야 우리는 크셰라그볼튼으로 향했다. 사실 이곳에 올라온 이유 자체가 크셰라그볼튼 때문이었는데, 의외로 뤼세 피요르드가 너무 멋있어서 눈을 못뗄정도였다.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에는 의외로 이 풍경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는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만 감동이 그렇게 컸던걸까? 아니면 하이라이트인 크셰라그볼튼 때문이었을까?



그렇게 뤼세 피요르드 뷰에서 조금 걸어가다 보니 멀리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이 보였다. 이 곳이 바로 그 유명한 크셰라그볼튼이 있는 곳!!



잘 보면 왼쪽 아래의 바위에 올라가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멀리서 보니 그 모습이 잘 감흥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각도를 조금 바꿔서 보니, 바위와 바위 사이에 바위 하나가 끼어있는 것이 보인다. 바로 이 풍경이 그리 독특해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바위 사이에 끼어있는 바위 위에서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 풍경 덕분에 30분 넘게 머물렀지만, 그래도 또 찍고찍고 하게 되는 곳. 지금은 우리가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지만, 바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는 건 아니고 조금 돌아가야 저 바위가 있는 곳까지 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대낮이 아니면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바위 사이의 계곡이기 때문일까? 눈이 가득 쌓여있었다. 이 눈은 거의 1년 내내 녹지 않는 해도 있을정도로 두텁게 남아있는데, 이 위를 걸어야 크셰라그 볼튼까지 갈 수 있었다. 눈이 쌓인 곳이 바위사이의 틈일텐데, 그 깊이가 쉽게 짐작이 가지 않았다. 틈새를 통해서 안으로 들여다 보았지만, 최소 몇미터 이상일 거라는 추측만 할 수 있었다.





그래도 따뜻한 오후이다보니, 눈이 어느정도는 녹아서 굉장히 질척거리고 미끄러웠다. 왼쪽으로는 발을 잘못 디디면 다칠만한 높이의 공간이 있어서, 사람들은 서로 비켜주면서 길을 걸어갔다. 



그렇게 도착한 크셰라그볼튼. 


바위 사이에 끼어있는 돌이라니!! 정말 신기했다. 인터넷에서 사진으로 이 바위를 봤을 때에는 합성을 의심했지만, 이 바위가 실제로 존재할 줄이야. 정말 많은 여행을 했지만, 자연이 만들어낸 풍경 중에서도 독특함으로는 순위권에 들 정도였다. 



그러니까.. 이 높디 높은 곳에 저 바위 하나가 끼어있다는 사실. 어찌 신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진 속에는 바위 위에 사람이 없지만, 그건 단지 다음사람이 올라가기 전 타이밍에 찍었기 때문.



잘 올라와서 이렇게 무서워 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남자들은 대부분 이렇게 올라가서 웃으면서 있었다. 사실 정면에서 보면 굉장히 위험해 보이지만, 실제로 올라서보면 그렇게까지 무서울 정도는 아니었다. 바위가 갑작스럽게 아래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기도 하지만, 뭐 지금까지 잘 저렇게 있었으니.. 앞으로도 큰 탈이 없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올라가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그 바위에 한번 올라가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줄도...


상당히 길었다.




나도 그 줄에 동참.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기념사진 하나 안 남기고 갈 수 있을까? 제대로 건진 사진이 없어서 공개할만한건 없지만, 그래도 여기에 올라서 기념사진은 몇장 찍었다는 사실.



패기 넘치는 청년들은 이렇게 저 바위 위에서 점프까지 구사했다. 사실 나도 올라가는거 까지는 그렇게 무섭지 않았는데, 저 정도로 첨프를 뛸 용기는 나지 않았다. 



이 친구도 점프를 했었는데, 사진은 없음.



바위위에 올라가서 정면을 본 상황. 정면에서 사진을 찍어주는 와이프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일행을 찍어주기 위해 디기를 하고 있었다. 대충 보더라도 저 눈의 높이와 두께 역시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을만 했다. 꽤 가파른 경사로에 눈이 있는거라 자칫하면 미끄러지기 십상.



그리고 아래를 내려다 본 느낌. 이쪽 방향은 내려다봐도 그렇게 안 무서운데, 반대쪽은 내려다보면... 무섭다.



바위에 올라가기 전에 보면 이런 느낌. 꽤 크다.



그래서 두 사람이 올라가기도 하고..




결국 무서워서 서지는 못하고.. 기어서 자리만 잡고 내려가는 사람도 있었다.




여자분들 중에는 이렇게 포즈를 잘 잡고 내려가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 뒤로 펼쳐지는 피요르드의 거리까지 감안하면 조금이라도 무서움을 타는 사람이라면 올라가기는 쉽지 않을 듯 했다. 실제로도 올라가보라는 일행의 제안에 손사래치는 사람들도 꽤 보였으니까.





한번 올라가 본 뒤에는, 올라가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만 찍게 된다. 사실 2번이나 올라갔는데, 사진들이 ㅎㅎ..



바위 옆에서 내려다 본 뤼세 피요르드의 풍경. 아무래도 여기는 바위 계곡 속으로 들어온 것이라서 그런지 피요르드의 일부만 보인다. 사진으로는 그렇게 입체감이 막 잘 느껴지지는 않는데, 실제로 이 자리에 서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아찔함 그 자체였다.




거기서 뒤돌아보니 바위 위로 여전히 사람들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래도 아까 올라갈 때에 비하면 사람들이 많이 줄어서, 이제는 잠깐만 기다리면 바로 올라갈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두번이나 올라갈 수 있었던 것. 물론 기다려도 되었겠지만.



그렇게 한 30분 넘게 이 바위를 찍으면서 머무르다가,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다시 우리가 차를 주차해 둔 주차장으로 향했다. 이제 또 2시간 반의 하이킹을 해서 내려가야 할 시간. 이 때 생각보다 더 오래머물렀다는 것을 깨닫고, 페리를 타고 가는 것을 포기했다. 괜히 아슬아슬하게 내려갔다가 못타는 것 보다는, 그냥 도로로 안전하게 천천히 가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



가는 길에 보이는 작은 폭포(?). 눈이 녹으면서 흐르는 물인 것 같았다. 



그래서 깨끗한 물이란 걸 아는지 이렇게 물을 받아가는 사람들이 은근히 있었다. 길의 눈이야 사람들이 계속 밟고 다니는 것이니 더러워져도, 저 위에서 내려온건...불순물이 섞이긴 했어도 깨끗할테니.




돌아가는 길 풍경. 역시 나무 한그루 없는 바위 가득한 풍경이 계속 이어졌다. 



그 와중에도 우리의 길을 안내하는 T 표시. 꽤 자주 있어서 방향을 잡기가 어렵지 않은데다가, 이 산 위가 평평해서 사실상.. 방향만 인지하고 있으면 꼭 이 이정표를 따라가지 않아도 목적지에 갈 수 있을만큼 쉬웠다. 돌도 뾰족하지 않고 둥글둥글해서 걷기에도 좋았고.



내려가면서 보이는 뤼세볼튼 풍경. 확실히 내려가는 길은 올라오는 길보다 쉬웠다. 물론 가파른 곳에서는 앞을 보고 내려가는 것보다 체인을 잡고 뒤로 내려가는 것이 더 편하기는 했지만...;;



천천히 체인을 잡고 내려가는 사람들.



그래도 내려가는 발걸음은 가볍다. 내려갔따가 다시 한번 올라가는 구간이 있지만, 그 구간이 그렇게까지 어렵게 느껴질정도는 아닌 트레일. 하긴 한국에서도 5시간 짜리 능선을 타는 산행이면 그리 어려운 산행이라고 하기는 힘드니까. 집 앞에 있는 사패산에서부터 포대능선을 타고 도봉산으로 내려오는 루트가 대략 저정도 시간이 걸린다. 음..좀 더 걸리나.



그렇게 주차장까지 다 내려와서 만난 양들. 여기 양들은 사람에 대해서 그렇게 큰 관심이 없는 듯 했다. 뭐, 이미 사람의 손에 의해서 길러지고 있는 양들이니.. 당연한 것이려나?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구불구불한 도로. 이런 도로는 노르웨이에서는 흔하디 흔한 도로다. 거기다 폭이 좁은 건 덤. 



마지막으로 피요르드의 끝이자 시작 사진 한 장.



그리고 그렇게 스타방게르(Starvanger)쪽으로 이동했다. 원래는 스타방게르 시내까지 들어가서 숙박을 하려고 했지만, 여기서 동행하기로 한 일행을 공항에서 픽업하기로 하기도 했고.. 내일 바로 프레이케스톨렌(Preikestolen)으로 가기로 해서 산드네스(Sandnes)에 숙소를 잡았다. 아무래도 스타방게르 도심에서 좀 벗어난 다른 지역이다보니 숙박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그리고 지역 중심에 저녁에는 무료로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있어서 좋았다. 주차비는 아침 9시부터 받는데, 재미있는 건 저녁에 미리 동전을 넣어둬도 다음날 아침으로 자동으로 넘어가서 계산된다는 것. 오!! 노르웨이의 주차 시스템은 멋진데?! (미국에서는 그냥 돈먹고 말았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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