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반에 DUXTON 호텔 앞에서 픽업이 있는 관계로 6시 반에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했다. 6시에 맞춰놓았던 알람을 듣지 못하기는 했지만, 시간에 늦지 않게 일어나서 나올 수 있었다. 전날 저녁에 짐을 다 싸놔서 짐을 챙길 필요는 없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아침은 그냥 빵 몇조가리를 집어먹고 나올수밖에 없었다. 덕스턴 호텔 앞에서 기다리는데 7시 20분이 되어도 사람이 나타나지를 않았다. 이상해서 그 근처를 배회하니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러면서 나에게 투어를 갈 사람이라고 묻길래 그렇다고 하니, 자기는 픽업을 부탁한사람이 덕스턴 호텔에 묵는 사람인줄 알고 안에서 기다렸다나.. 픽업을 온 차가 4WD였는데, 아무런 글씨도 써있지 않아서 내가 알아볼수가 없었잖아 ㅠ_ㅠ..
새벽부터 4WD는 여러 사람들을 픽업하러 다녔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여자는 joe라고 영국에서 온 여자였는데,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현재 호주와 뉴질랜드를 4개월째 여행하고 있다고 했는데, 꽤나 호감이 가는 사람이었다. 4WD는 퍼스 북쪽의 travel agency로 갔고, 이곳에서 다른 투어일행들과 합류해서 커다란 투어버스를 타고 오늘의 투어가 시작되었다.
내 옆에 앉게 된 사람은 55살인 아주머니였는데, 이름이 'aeggie'였다. 발음이 애기였기 때문에, 나는 그녀에게 한국에서는 '애기'의 뜻이 어린 아이를 지칭한다고 이야기해줬더니, 그말만으로도 젊어진거 같다며 고마워 했다. 그녀는 멜번에서 왔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내가 예전에 살던곳 근처에 살고 있었다. 덕분에 멜번 이야기로 Pinnacles Desert로 향하는 길이 지루하지 않았다. 근데, 투어에.. 동양인은 또.. 나 혼자네-_-;;;;;;
몇시간쯤 달려서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Pinnacles Derert였다. 사막에 바위들이 솟아있는 신기한 곳이었는데, 이곳에서는 인디안모양, 강아지모양 등 다양한 모습의 바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곳은 원래 모래로 덮여있고, 그 아래 바위들이 있는 모양이었는데, 덮고있는 모래가 사라지면서 이런 모습으로 드러나게 되었다고 한다. 어쨌든 1~3m 정도 높이의 바위들이 사막위에 무수히 서있는 모습이, 정말 외계의 한 곳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것이 강아지 모양의 바위 ^^;
사막위의 수많은 바위들.
Pinnacles 안에는 자동차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있는데, 이것이 아무래도 폭이 좁다보니까 많은 운전자들의 실수로 가이드라인이 망가진 곳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
재미있는 모양의 바위들이 정말 많았다. 우리 일행들은 지나가면서 재미있는 모양의 바위가 나오면 그곳으로 가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만, 바위에 직접 다가가가거나 만지는 행위는 왠만하면 자제하기를 권하고 있었는데, 신경쓰지 않는듯한 사람도 많았다. ㅡ.ㅡ;;
두개의 바위.. ^^
바위들이 꼿꼿이 서있는 모습들이 얼마나 재미있던지^^.. 사막에 똑같은 바위들의 연속인데도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우리 투어에 참여했던 사람들.정면에 보이는 빨간머리 아가씨는 케이라는 이름의 독일에서 온 아가씨였는데, 나보다도 영어를 못했다. 그래도 성격이 쾌활해서인지 그런것에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듯한 모습이었다. ^^; 그리고 컬리헤어의 핀란드 아가씨도 한명이 있었는데, 역시 굉장히 재미있는 아가씨였다. 역시 비슷한 나이또래가 같이 놀기 좋다니까^^..
Look out(높지는 않았지만)에서 본 Pinnacles Desert.
왼쪽에 걸터앉아 있는 사람은 우리 가이드였는데, 키는 185정도에, 몸이 굉장히 말라서 무슨 해골이 이리저리 휘두르면서 걸어가는 모습이 꽤나 신기한 사람이었다. 사실 운전을 굉장히 막 하는 스타일이었고, 노래 선곡도 정말 장난아니었다. 그래도 이야기해주는 거나, 그런것들에서는 꽤나 친절한 편이어서 좋은 기억이 더 좋은 사람이었다^^
그러니까..이게.. 제일 민망했던 바위.
두개의 바위가 마치 입구를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Pinnacles Desert를 보는 것은 1시간 반정도 걸렸다. 사실 전체가 사막과 튀어나온 바위들이었기는 하지만, 그 기기묘묘한 바위들의 모습때문에 쉽사리 질리는 곳은 아니었다. 이곳을 구경하고 나오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우리는 점심을 먹기위해서 시설이 마련되어있는 Hangover Bay로 향했다.
점심은 여타 투어에서 먹었던 것과 다름없는 샌드위치였다. ㅡ.ㅡ 물론 재료가 조금씩 다르기는 했지만, 그 맛은 큰 차이가 없었던 것은 분명했다. 점심을 먹고나서 우리는 소화를 시키기 위해 걸어서 Hangover Bay로 갔다. 서쪽으로 날아와서 처음 보는 Indian Ocean.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닷물 덕분에 인상적이었는데, 왜 '숙취 베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는 의아했다. Information Board에도 별다른 말은 쓰여있지 않았다. ㅠ_ㅠ 물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숙취라는 뜻이 아니라 잔존물이 있는 바닷가 정도의 의미였다.
날씨도 수영하기에 딱 좋았고, 30분정도의 자유시간이 주어진 덕분에 우리는 바다에 들어가서 수영을 하기도 하고, 주위에서 뒹굴거리기도 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옷을 갈아입는 문제로 바다에 발만 담그고 패들링만을 했지만^^;; 이곳에서 시간을 잠시 보낸뒤 우리는 바로 목적지인 Geraldton으로 향했다.
4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가는건 역시 고역이었지만, 주위의 사람들이 나름대로 재미있었던 덕분에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다. 중간중간 졸기도 했고. 버스는 여전히 목적지를 향해 달렸고, 목적지에 거의 다다를때쯤 해가 지기 시작했다. 선셋이 시작되자 갑자기 가이드는 아프리카 토속풍의 음악을 틀더니 선셋이 시작되니 밖을 바라보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달리다가 선셋이 무르익을 무렵 길에 버스를 잠시 세우고는 선셋을 보고 목적지로 이동하자고 했다.
잠시 버스가 서자 사람들은 내려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리 멋진 광경도 아니고 해서 몇컷 날리고 그만 두긴 했지만,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찍어댔다. ^^... 그리고 마지막 숙소에 도착하기 직전에 리퀴어 샵에 들려서 맥주를 샀는데, 나는 내가 마실 6캔의 VB만을 구입했다.
숙소에 도착할때쯤 비가 몇방울씩 떨어져 사람들이 조금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다음날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나는 빨리 샤워를 마치고 저녁을 만드는 것을 도와줬는데, 오늘의 저녁 메뉴는 치킨커리였다. 일행중에는 베지테리안도 몇명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식사는 따로 준비했다. 나는 커리를 만드는 것을 도왔는데, 한가지 엽기적이었던 것은 가이드의 밥짓는 방식이었다. 그냥 쌀을 넣고(긴 쌀) 끓인뒤 삶아서 물만 버리고 밥처럼 먹었다. 으악!! ㅠ_ㅠ..
가이드에게 원래 이런식으로 밥을 하냐고 묻자, 가이드는 되려 나에게 그럼 어떻게 밥을 하냐고 물었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밥짓는 방법을 이야기해줬고, 가이드는 귀찮은 방법이네... 하면서 넘어갔다. 그리고, 다른 서양에서 온 사람들은 그의 밥짓는 방식에 아무런 동요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네들도 당연해 하는 모습. 크악 ㅠ_ㅠ
결국 그런밥에 카레를 얹어서 먹었는데, 먹을만했다. ㅎㅎ;; 남자들이 저녁준비를 했기 때문에 설거지는 여자들 담당이었다. 우리는 저녁을 먹은 장소에 둘러앉아 자신의 술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카드놀이도 하고, 이래저래 놀다가 핀란드 아가씨와 함께 마술카드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굉장히 단순한 카드 마술이었는데도, -_- 잘속아넘어가서 더 재미있었다.
그리고 같이 투어를 하게 된 사람들도 숫자가 좀 많기는 했지만, 대부분 굉장히 좋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즐거웠다. 다만, 영어 딸리는건 여전히 힘들었다. 역시 진지한 이야기는 힘들어.. ㅠ_ㅠ 더군다나 나 혼자 동양인이었기 때문에, 중국/한국/일본에 관련된 여행정보를 물어올때에는 가끔씩 답답했다. 역시 내 영어실력의 한계란..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