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곳이 최악의 침대를 가졌던 바가본드 인. 인터넷도 되고, 그래도 빵뿐이지만 아침도 주고.. 나름대로 서비스는 괜찮았는데 너무 불편했던 침대로 인해서 이미지는 별로 안좋았다. 그러고보니, 여행하면서 호텔 체인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숙소.. 그리고 별4개짜리 호텔까지.. 정말 다양하게 묵어보는 것 같다..
아침 일찍 대한민국 총 영사관에 도착해야했기 때문에 7시정도에 숙소를 나섰다. 예상되는 소요시간은 약 3시간정도. 해도 채 뜨지 않은 아침에 나와서 그런지 도로는 안개로 가득했다. akersfield에서 LA로 가는길에 무슨 호수라도 있어서 이렇게 안개가 끼나 싶어서 지도를 찾아봤지만 별다른 건 없었다. 그냥 아침의 안개라고 생각해야 할 뿐.
그래도 다행인것은 태양이 뜨니까 안개가 싹 걷혔다는 것이다. 안개때문에 70마일 제한 도로에서 50마일정도로 살살 달리다가 시야가 탁 트이니 제대로 달릴 만 했다.
지나가는 길에 본 호수.
가고싶었지만 결국은 가지 못했던 식스 플래그스. 일행중에 무서운것을 타는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못갔었는데, 당시에는 놀이공원은 그다지 가고싶지 않았다. 올랜도에서 갔던곳들과 LA에서 간 디즈니랜드로도 충분히 놀이공원에 가는것이 질릴정도였으니까. 하지만, 나중에 시간이 흐른뒤에 다시 오게되면 갈 곳 일순위는 당연 식스 플래그스~ 짜릿한게 최고야~..
그 이후에 대한민국 총 영사관에서 새로 여권을 발급하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요구하는것도 많고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냥 여행증명서를 발급받는 것으로 끝내기로 했다. 물론, 여권이 없다면 미국 외의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것은 불가능하나, 여행증명서 만으로도 한국으로 돌아가는데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기 때문이다.
이날은 별다르게 한 일은 없었다. 여권에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어느덧 점심시간이었고, 점심식사 후에는 다들 몇달동안 깎거나 다듬지 못했던(미시시피에서는 별다르게 머리를 깎을곳이 없다. 물론 미용실이 있긴 하지만 미국식으로 깎아주기 때문에 영구되기 십상이다;;) 머리를 다듬느라 하루를 보냈다. 결국 헐리우드 사인이 잘 보이는 곳을 가자고 했던 약속은 모두 다 까먹어 버리고 말았다. 그나마 LA에서 볼만한 곳인데 말이지;;
7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머리를 다듬으니 그 시간만 해도 엄청났다. 남자들이야 슥싹 깎으면 그만이지만 여자는 그게 아니니까.. 어쨌든 수시간을 미용실에서 소비한 후에 바로 샌디에고로 내려갔다. 원래는 팜 스프링스로 갈까도 생각했었는데, 저번에 가서 실망한 걸 생각하니 다시 가고싶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LA에서 샌디에고까지는 약 2시간. 우리의 숙소는 다운타운에서 20분정도 북쪽에 있는 곳으로 잡았다. Country inn and suite라는 곳이었는데, 아침이 정말 화려하게 나온다. 이곳에서 2박을 했는데, 아침이 너무 화려해서 자꾸만 과식을 하고 말았었다. 그래도 정말 식사만큼은 만족스러운 곳!
마지막 이틀의 일정은 단지 휴식이었기 때문에 다들 늘어지게 잠을 자느라 10시까지인 아침식사 시간도 놓칠뻔했다.(물론 9시 50분에 내려가서 먹었는데, 참 눈치보이더라ㅠ_ㅠ)
그렇게 빈둥대다가 12시 쯤 숙소를 나섰다. 여행동안 엄청나게 추웠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들 따뜻함이 그리웠다. 그리고, 샌디에고는 확실히 초여름같은 날씨였기 때문에,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근처의 바닷가로 가기로 결정했다.
지도를 보니 대충 근처에 퍼시픽 비치나 미션 비치가 있길래 둘중 하나로 가기로 하고 차를 몰았다. 물론, 고속도로를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생각지도 않았던 UCSD도 구경하고(물론 차로 휭~ 돌아보고만 나왔다.), 퍼시픽 비치에 도착했다. 날씨가 따뜻하기 때문인지 바닷가는 사람으로 가득했고, 주차할 공간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주위를 빙빙 돌다가 바닷가에서 2블록정도 떨어진곳에 좋은 주차자리를 찾았다. 상점들 앞인데다가 사람도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라 설마 도둑이 있겠냐 싶기도 했고, 차 안에는 물건들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샌프란시스코의 악몽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였으니..)
바닷가에는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기도 하고, 조깅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뭐랄까, LA나 SF에서 느꼈던 바쁨이 아니라 너무나도 유유자적한 모습이랄까. 많은 부자들이 은퇴하거나 나이가 들면 이쪽으로 와서 많이 산다고들 하던데, 노후를 보내기에는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바닷가만 보고서 한 생각이 아니라, 길을 잘못 들어서 들어갔던 마을까지 보고서 하는 말이다.
물론 거지들도 많았지만--;
와~ 바닷가다.. 날씨가 따뜻하긴 했지만, 그래도 물속에 들어가서 놀기에는 다소 쌀쌀했다.
역시 바다구경은 피어에서 하는게 최고지! 낚시대는 없지만 말이야..
피어에 있던 집들. 개인이 소유한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었고, 대여용으로 사용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았는데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다. 뭐, 일단 집들이 다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 조금씩 다른것이 굉장히 깔끔해 보였다.
피어에서 본 바닷가의 모습.
바닷가 하면 흔히 등장하는 갈매기도 한장.
피어위에서.
웃통을 벗고 다니는 남자들은 그래도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비키니를 입고다니는 아름다운 아낙네는 하나도 없었다. 다들 가벼운 셔츠나 가디건을 걸치고 있었기 때문에..어흑. ㅠ_ㅠ..
피어 구경을 마치고 나서 바로 바닷가로 내려갔다. 물론 여벌의 옷도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바닷물에 흠뻑 젖을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발을 무릎까지 담궈보면서 오랜만에 바다의 느낌을 즐겼다.. 생각해보니 별로 오랜만도 아니긴 했지만-_-;;;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낸 다음에는 다운타운으로 들어왔다. 뭐, 샌디에고는 볼 것 없는 도시라는 말을 흔히 들어와서인지 아무도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물론, 다운타운 자체도 딱 기대했던 만큼이었던지라 아무도 차에서 내리고 싶어하지 않았고, 차로 다운타운 주위를 빙빙 돌면서 구경하다가 샌디에고 시내를 벗어났다. 뭐, 그래도 후회는 없음~
나름대로 배들이 있는 바닷가도 가고..
금방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음날에도 역시 아침을 엄청나게 푸짐하게 먹은다음에 LA로 올라갔다. 우리의 비행기는 다음날 아침 8시. 새벽같이 일어나서 부랴부랴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더이상 LA를 구경하지 않고 그냥 바로 공항이 있는곳에 숙소를 잡았다. 여태껏 침대 2개가 있는 방을 잘 잡았건만 마지막 숙소는 침대 한개짜리를 받고 말았다. 아.. 프라이스라인이여! ㅠ_ㅠ..
하지만 마지막 숙소는 조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장단이 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밥을 해먹기는 했지만 반찬은 모조리 사먹었었는데 드디어 마지막 날 요리를 할 수 있었다. 뭐, 저녁이야 간단히 카레이긴 했지만.(이 카레도 여행 초반에 구입해서 -_- 이제야 처음으로 해먹었다. 1달묵은 카레 ㅎㅎ..)
물론, 다음날 LA에서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데 사소한 트러블이 있기는 했지만, 무사히 학교로 돌아올 수 있었다. 1달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돌아오고 나니 여행기간이 꿈만 같았다. 즐거웠던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