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만 1년차, 자발적 백수 블로거로 살아오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가 되다.

2008년 3월. 2006년에 입사했던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건강 문제도 있었고, 개인적인 사정도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서 제 1 목표였던 것은 건강의 회복이었고, 두번째로는 못해본 것들에 대한 소망이었습니다. 이제 2주정도가 지나면 백수가 된지 만 1년이 됩니다. 1년이라는 기간을 돌아보면서 과연 난 무엇을 하고 살았나.. 하는 생각을 문득 해 보았습니다.

3,4월은 별 일 없이 병원을 다니고, 집에서 쉬면서 요양을 했습니다. 그 기간동안 많은 생각을 했는데, 과연 2년동안 일했던 그 곳과 일이 내 적성에 맞는 일이었는가? 하는 것이 가장 주된 질문이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이렇게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다음에 다시 재 취업을 하는 것이 계획이었는데,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면서 그 계획이 조금은 틀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집에서 쉬는 동안 블로깅이라는 것을 처음 시작했는데, 그것이 2008년 4월이었습니다. 의외로 사람들이 제 블로그가 오래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만 1년도 안된 새내기 블로그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블로깅을 시작하면서 많은 인연을 만났습니다.

제가 진정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게 된 계기는 삼성카드에서 했던 셀디스타라는 이벤트였습니다. 5월에 6박 7일동안 호주를 다녀오는 이벤트였는데, 그 때 만난 사람들에 의해서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과연 나는 내 삶을 제대로 즐기면서 살고 있는가? 그것이 제 자신에 대한 질문이었죠. 그 질문을 제게 던지고 난 이후에는, 앞으로의 제 삶에 대해서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대학생활에 있어서 제 목표는 '여행'이었습니다. 컴퓨터를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상관없는 해외에 나가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각종 잡지에서 객원필자로 글을 쓰고, 워킹홀리데이로 호주를 다녀왔습니다. 그 이후에 몇몇 공모전에서 대상이라는 것도 타 봤고, 실패의 경험도 많이 했습니다. 교환학생이라는 것을 가기 위해서 2달동안 하루에 14시간씩 영어공부도 해봤고, 결국 미국의 한 대학으로 1년간 교환학생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단지 남미에 가겠다는 열정만으로 다니던 학교에 스페인어 수업이 없어서, 교환수업을 하던 모 여대 스페인어과의 스페인어 전공 수업을 듣기도 하고 미국에서 스페인어 회화 수업을 듣는 일도 서슴치 않았었습니다. 그렇게 졸업할 때가 되어 정신을 차려보니, 영어, 스페인어, 학점3.5, 그 외 여러가지 경험과 수상경력들이 남아있더군요. 어찌보면, '여행'이라는 열정 하나만으로 살아온 하루하루가 제게 많은 것을 남겨줬더라구요.

하지만, 취업이라는 주위의 압박에 떠밀려서 시작했던 회사생활은 그리 즐겁지 않았습니다. 물론, 회사에서 일도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했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계속 머리속에서 떠돌았고, 08년 초에 다친것과 여러 개인사정이 생겼던 것이 계기가 되어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었습니다. 그리고, 1년째 블로그와 함께 한 삶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 : 토익 공식 홈페이지 - 본인 성적표>

저는 현재 구직중입니다.

저는 현재 구직중입니다. 그래서 4년만에 토익도 봤었지요. 1월 토익 시험을 볼 때 아침을 잘못 먹었는지 폭풍설사가 작렬하는 바람에 1월의 토익시험을 망치긴 했었지만, 이번주 일요일에 또 시험을 봅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잘 봐야겠지요. 현재 저는 제가 열정을 담아서 일할 수 있는 그런 곳을 찾고 있습니다. 물론, 이 열정이 단순히 여행과 관련된 여행사나 가이드와 같은 일을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관광청이 될수도 있고, 온라인 마케팅과 관련된 회사일수도 있고, 기타 다른 업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혹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는 순간부터 그것은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좋아하는 것이 일로 보이는 순간부터 그것이 재미없어진다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그 것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때 게임에 미쳐있을 때에 게임잡지에서 글을 쓰는 객원기자, 그리고 계약직으로 일을 할때도 즐거웠습니다. 여행과 관련해서도 잠깐 일을 몇달 한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참 행복했습니다.

저는 관심사가 굉장히 많습니다. 여행, 음악, 영화, 사진, 살사, 독서, 글쓰기 등 항상 새로운 것을 접하는 것을 좋아하고, 도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제 열정을 쏟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좋아하는 것을 일로 했을 때, 100%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은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것에서도 충분히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의 열정은 '여행'이지만, 다른 것들에 대한 열정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요즘의 취업 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도 지금 당장 취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돈때문에 취업을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저라는 사람이 그 회사에서 일을 함으로써 저 자신의 발전 뿐만 아니라 그 회사에게도 큰 이득을 안겨줄 수 있는 그런 곳을 찾고 있습니다. 제 자신이 진정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곳을 말이죠. 이것이 너무 이상적이라고 말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제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말이죠. 그리고, 저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가 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일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보면서 말이지요.


김치군님의 직업은 어떻게 되세요?

블로그를 하면서 굉장히 많이 들었던 질문입니다. 백수라는 신분이 되고 나서 제게 생긴것은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회사에서 일하면서 모아둔 돈도 어느정도 있었구요. 물론, 모아둔 돈을 쓸 생각은 없었기에 블로깅을 하면서 이벤트와 같은 방법으로 해외를 나갈 방법을 많이 모색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2008년 한해에만, 호주, 프랑스, 마카오, 홍콩, 필리핀, 중국 등 다양한 국가를 돌아다녔습니다. 물론, 제 비용보다는 그 이벤트를 진행했던 회사의 비용으로 말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여행을 계속 다니고 있는 제 모습이 사람들의 눈에는 신기하게 보였나 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면 저렇게 여행을 다닐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드셨던 것이겠지요.

그래서 그 분들이 제게 "실례되기는 하지만, 김치군님은 직업이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으면 전 항상, "백수입니다." 라고 대답합니다.블로그에서도 조금이나마 돈이 들어오고 있고, 잡지나 사보 등에도 글을 조금씩 쓰면서 생활비는 어느정도 벌어서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발적인 백수 생활이 어느정도는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구직중인 백수입니다. 목표를 가지고 살고 있기 때문에 현재 제 상태가 "백수"라고 하더라도 전혀 부끄럽지 않습니다.

지금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준비를 꾸준하게 하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영어공부와 스페인어 공부를 최소의 시간이나마 하고 있고, 3,4월에도 짧은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개별 여행이 아닌 제게 있어서 어느정도의 '이력'으로 남길 수 있는 그런 여행을 준비하고 있지요. 이번 여행에도 변수들이 좀 많기는 하지만, 그런 것은 특별히 걱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일단, 시작한 일이고 그것이 잘 되건 잘못되건 모든 것은 저에게 달린 일이니까요.

아쉽게도 요즘에는 목표를 잃은 자발적 백수들이 너무 많습니다. 제가 한동안 지내오면서 느낀 것은, 될 사람은 되고 안될 사람은 안된다는 것이더군요. 아무리 힘들다고 하더라도 뚜렷한 목표를 바라보면서 자신을 가꾸고 준비하는 사람은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잡아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기회가 오더라도 그것이 기회인 줄 모르고 흘려보내게 된다는 것을요. 그래서, 저는 전자의 사람이 되기로 했습니다. 사실, 시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네요. 언제가 되느냐가 문제이겠지요.

그래서, 오늘도 전 구직활동을 하고, 블로깅을 합니다.



ps. 본 글은 WithBlog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 갱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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