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멀티미디어 가이드와 함께 한 대영박물관 나들이~


런던에서 머무르는 동안 꼭 가봐야 하는 곳이 바로 대영박물관(영국박물관)이다. 박물관에 갔던 날이 한국어를 포함한 멀티미디어 가이드가 처음으로 시작되는 날이었기 때문에, 멀티미디어 가이드 런칭 행사를 참관할 수 있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바로 이 런칭을 한 멀티미디어 가이드였는데 과거에 오디오로만 제공되던 것이, 이제는 멀티미디어로 제공되는 것이다.

다양한 나라의 언어 뿐만 아니라 수화도 제공되는 이 멀티미디어 가이드의 가장 멋진 기능은 바로 멀티미디어 가이드 투어이다. 예전에 대영박물관을 방문했던 사람이라면, 한국어로 되어있는 안내책자를 들고서 이해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이드투어를 이용하면 대영박물관의 다양한 곳들을 설명과 함께 따라다니며 들을 수 있다. 멀티미디어 가이드 안에서 동선까지 짜주기 때문에 그 것을 따라가면서 들으면 된다. 책자에서 그냥 지나쳤을법한 내용을, 이 멀티미디어 가이드를 이용하면 더 상세하게 전시물들을 이해할 수 있다.

거기다가 한국어로 된 오디오 뿐만 아니라, 사진이나 영상도 함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진정한 멀티미디어 가이드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대부분의 박물관이 입장료를 받지 않고 기증으로 운영하는 만큼, 영국박물관도 입장료가 없는데 이 멀티미디어 가이드 서비스를 이용하는데에는 4.5파운드(약 9천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스카이패스 카드를 가지고 가면 1.5파운드를 할인받아 3파운드(6천원)에 이용할 수 있으니, 대한항공을 타고가지 않더라도 가기전에 꼭 가입해서 카드를 가져가는 센스를 잊지 말자.


행사날 멀티미디어 가이드를 설명해주시던 분들. 이분들은 나중에 멀티미디어 가이드를 빌려주는 곳에서 다시 볼 수 있었다.


선명하게 보이는 한국어. 대한항공의 후원 덕분에 세계 3대 박물관이라 불리는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러시아의 에르미타주 박물관, 그리고 영국의 대영박물관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3대 박물관에서 모두 서비스 받을 수 있는 아시아권의 언어는 한국어가 유일하다. 여행을 하는 입장에서, 이렇게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아가는 박물관 등에서 한국어를 제공하는 사회적책임활동을 하는 대한항공과 같은 기업이 너무나도 고맙다. 예전에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 갔을 때도 현지의 유적을 복원하는데 현대자동차가 참여했었는데, 이런 것들이 단순히 그 지역에 봉사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대영박물관의 멀티미디어 가이드가 의의가 있는 것은, 기존의 오디오 가이드에 단순히 한국어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언어의 숫자도 대폭적으로 늘리고, 관람객이 좀 더 인터랙티브하게 전시물들을 관람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줬다는데 있다.


대영박물관의 입구를 통과해서 메인 홀이다. 대영박물관은 낮에는 자연 채광을 활용하고, 저녁에 조명을 켜는데 그 덕분에 낮과 밤의 분위기가 상당히 다른 박물관이다. 런던에 있는 동안 대영박물관을 3번정도 찾았었는데, 아침과 점심, 그리고 해가 진 후의 이미지는 확연히 달랐다. 어떤 것이 더 맘에 드냐고 묻는다면, 각각 그 매력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홀의 오른편으로 가면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언어들과 함께 있는 '한국어'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다른 곳을 여행하면서 오디오 가이드를 빌릴 때, 일본어는 있어도 한국어는 없는 경험을 많이 했었는데, 적어도 대영박물관에서는 그런 일이 없으니 참 고마웠다. 하지만, 런던의 다른 박물관에서는 여전히 아시아의 언어라고는 일본어 뿐인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도 차차 이런 것들이 변해가리라고 믿는다.


멀티미디어 가이드를 빌리는 사람에게 설명을 해 주는 직원. 이쁘게 생기셨었는데, 내 사진 실력이 부족해서인지 이쁘게 나오지 않으셨다.


멀티미디어 가이드의 모습. 작품 앞에서 원하는 번호를 누르면 안내를 들을 수 있다. 또한, 저 스크린에서 사진, 동영상, 가이드 투어 뿐만 아니라 수화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제 대영박물관을 구경갈 때, 따로 해설을 해 주는 가이드가 없이도 충분히 설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스카이패스로 할인을 받아서 6천원 정도면 빌릴 수 있으니, 하루 가이드비용치고는 굉장히 저렴한 편이다.


멀티미디어 가이드가 도입되기 전에는 6파운드(약 12,000원)이나 하는 이 책을 구입해야 했었다. 물론, 책은 소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을 가지고 대영박물관을 둘러보기에는 아무래도 힘든 부분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었다. 그렇다보니 멀티미디어 가이드는 반가운 소식.



가이드 투어가 진행되고 있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가이드북을 가지고 대영박물관을 둘러보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관람객들의 반 이상이 이 멀티미디어 가이드를 활용하고 있는 듯 싶었다. 대영박물관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아침 일찍 와서 멀티미디어 가이드를 빌리고, 그것을 하루 종일 이용하면 딱일 것 같았다.




메소포타미아, 앗시리아, 그리스 등 다양한 유적들이 전시되어 있는 대영박물관은 어떻게 보면 침략과 약탈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있는 박물관이기도 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세계의 유물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매력적인 박물관이기도 하다. 대영박물관의 많은 물건들이 약탈문화재이긴 하지만, 한국관의 경우에는 100% 기증으로 이뤄진 기증문화재인 것도 흥미로운 사실.


이 곳에는 이스터섬의 거석상도 전시되어 있다. 이스터섬도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라고 마음에 담아두고 있지만, 과연 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




대영박물관의 전시물들 중에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역시 뭐니뭐니해도 이집트관. 이 이집트관은 아이들로 가득차서 북적북적였는데, 특히 이 미이라들이 인기가 있었다. 나는 느긋이 멀티미디어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구경을 했지만, 아이들이 신나서 돌아다니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의외로 재미있었다.


뭐, 구경하고..숙제(?)하고..구경하고..숙제하느라 정신없는 아이들이긴 했지만.

설명이 필요 없는 대영박물관의 유명한 전시물, 로제타스톤. 동명의 언어 학습 프로그램도 있다.



이스터섬이 있는 전시장 아래에는 이렇게 아프리카 전시관도 있다. 아쉽게도 이 전시관은 멀티미디어 가이드에 별다른 설명이 없기는 했지만,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만한 그런 전시관이었다.


대영박물관에서 배가 고프면.. 식당으로 가거나..


카페에서 간단한 요기거리를 할 수 있다. 물론, 박물관 안에서 먹는 식사는 비싸기 마련이지만, 점심으로 간단하게 콜라와 샌드위치 정도를 먹는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대영박물관의 기념품 샵. 여기서 작은 기념품을 하나 사가지고 왔다.


대영박물관의 해질녁 모습.

3번이나 방문했으면서도 계속해서 볼거리가 있었던 대영박물관은 하루를 꼬박 투자해도 볼거리가 있는 그런 곳이었다. 이번에 갔을 때 평소에는 공개되지 않는 미공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어서 너무 좋았고, 한글 설명으로 가이드를 받을 수 있어서 더 기뻤다. 2004년에 처음 런던에 왔을 때 방문했던 대영박물관과, 2009년에 방문했던 대영박물관.

이해하는 것에 따라서 확실히 전시물들을 보는 감흥이 달랐다. 과거에는 그저 이렇구나..하면서 훌쩍 지나가게 됬던 것들도, 자세하게 볼 기회가 생겼으니..

런던의 매력은 대부분의 박물관이 무료입장이라는데 있다. 런던에서 자연사박물관, VA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대영박물관 등을 들리는 박물관 투어만으로도 런던을 여행하는 가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중엣도 한국어가 있는 대영박물관은 꼭 빼먹지 말고 들려야 할 곳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이렇게 말을 하지 않아도, 대영박물관은 필수코스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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