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045] 노란색 치즈가 가득한 치즈시장, 알크마르(Alkmaar)



[네덜란드 #045] 노란색 치즈가 가득한 치즈시장, 알크마르(Alkmaar)


알스미르(Aalsmeer) 화훼경매장에서 치즈 시장이 열리는 알크마르(Alkmaar)까지는 약 50여분 거리. 화훼 경매장에서 생각보다 시간을 좀 많이 소비해서 10시가 조금 안된 시간에 나오기는 했지만, 치즈시장을 둘러보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가는 길에는 치즈 시장으로 향하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일까, 진한 치즈색으로 된 차량도 만날 수 있었다. 운하의 나라답게 빨간신호와 함께 올라가는 다리는 덤!


알크마르 치즈시장은 매년 초봄에서 여름까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 반까지 열리는데, 2013년에는 3월 29일부터 9월 6일까지 열린다. 그렇게 알크마르에 도착해서 시계를 보니 10시 반 정도. 치즈시장을 구경하기에는 무리가 없는 시간이었다. 다만, 치즈 시장 행사때문에 가까운 곳의 주차공간을 찾을 수 없어 다소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주차기계의 최대시간만큼 동전을 넣은 뒤 바로 중앙 광장으로 향했다.



알크마르의 광장으로 향하는 길에서 네덜란드의 마을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한 운하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운하에서 배를 타는 것은 빠질 수 없는 액티비티. 우리의 목적지야 치즈시장이었기 때문에 운하는 나중에 구경하기로 하고 바로 광장으로 향했다. 미리 구글맵을 핸드폰에 다운받아놨기 때문에 GPS를 이용해서 쉽게 광장으로 찾아갈 수 있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마침 영어로 치즈 거래 과정을 설명하고 있었다. 감별사는 상태 및 퀄리티를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결정이 되면 손바닥을 서로 마주쳐 소리를 내는 것으로 결정을 한다. 다른 지역에서는 많은 치즈 시장이 현대화 되어 관광객이 볼 수 있는 부분들이 사라졌지만, 이 알크마르에서는 전통적인 과정을 그대로 살려 현재는 최고의 관광 상품 중 하나로 변모시켰다. 물론, 네덜란드에는 아직도 이렇게 전통적인 방식의 시장이 몇 곳 더 남아있지만, 규모도 크고 암스테르담에서 가까운 알크마르를 많이 찾는다.



치즈의 상세한 상태를 체크하는 사람들. 실제로 직접 감별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많은 관광객에게 둘러쌓인 상태로 진행이 되다보니, 한편으로는 감별을 한다기보다는 그냥 쇼의 일부분이 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런것을 제외하더라도 저 분들의 웃는 모습을 보면 저 순간 자체를 즐기고 있는 것은 확실하긴 하지만.



서로 손바닥을 마주쳐 소리를 내는 순간. 



이것이 바로 네덜란드의 가장 유명한 고다 치즈.


저렇게 샛노란 색을띄는 겉 부분은 치즈가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처리가 된 것이고, 실제로 먹는 부분은 저 치즈를 반으로 갈라보면 보이는 좀 더 밝은 색의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만화책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치즈 조각도, 이 치즈를 해당 모양으로 자르면 볼 수 있다. 구멍이 송송 뚫린 그 치즈가 바로 이 치즈다.



단면은 이렇게 구멍이 송송!



거래가 성사된 치즈는 이렇게 전통적인 이동도구 위로 올려지게 된다.





그 뒤 각가지 색깔의 모자를 쓴 사람들이 어깨에 얹고 치즈를 수레까지 운반하게 된다. 저 모자의 색은 길드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각기 다른 색의 모자를 쓴 사람들이 함께 운반을 하는 것으로 보아서 그 부분은 큰 의미가 없는듯 하기도 하다. 치즈 한개의 무게가 꽤 상당한데, 저렇게 박자를 맞춰서 헛둘헛둘 하면서 걷는 모습이 꽤나 흥미롭다.




최종적으로 수레에 옮겨실어지는 치즈들. 수레 이후에는 차로 옮겨 싣기 때문에 그 뒤로는 현대적인 방법으로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확실히 전통적인 방법이다보니 구경할 것들이 꽤 쏠쏠하게 많다. 감별사와 운반원들은 특유의 복장을 입고 거래를 진행하는데다가, 노오란 치즈의 색이 분위기를 더 밝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아이와 함께 비교해보는 치즈의 크기. 서양 아이들이 머리 크기가 작다고는 하지만, 치즈 자체의 크기도 상당하다.



전통복장을 입고 있는 아가씨. 여러 상품을 홍보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열심히 치즈를 운반대에 싣는 중. 치즈의 무게가 상당한데도 던지는 사람들은 가볍다는 듯 휙휙 던지고 있었다.



바닥에 있는 것은 네덜란드의 유명한 치즈 제조회사 중 하나인 베엠스터(Beemster)의 고다 치즈. 이날 거래되는 것은 거의 대부분이 고다치즈인 듯 했다.



아까 얼굴 크기와도 비교를 했지만, 아이들은 쉽게 들기 힘들 정도의 무게. 나도 한번 받아서 들어봤는데 무게가 꽤 많이 나갔다. 하긴 저 치즈 자체가 속이 꽉 찬 물건이니까 ^^



치즈시장의 풍경.


진한 노란색과 녹색의 운반대, 아기자기한 건물, 그리고 파란 하늘의 원색 덕분일까, 알크마르는 그야말로 총천연색의 나라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들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이 건물은 한 때 교회로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치즈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내부에는 치즈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가 있었지만, 이날에는 딱히 박물관에 들어가는 것 보다는 그냥 알크마르 마을 자체와 치즈 시장을 둘러보는 것에 초점을 맞췄기에 별도로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수레를 통해 운반된 치즈는 차에 싣기 위해서 이렇게 차곡차곡 정리가 된다. 수레까지는 정말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여기서부터는 운반을 위해서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치즈 시장이 열리는 광장에서부터 꽤 떨어진 곳에서 이렇게 치즈를 정리하고 있었다.



색이 조금씩 다른 치즈들. 이렇게 겉 색이 다른 치즈들은 종류 또는 치즈에 포함된 재료들이 조금 다른 치즈들이었다. 치즈 시장 주변에서 판매 및 시음을 하는 곳이 있어서 모두 먹어볼 수 있어 각각의 맛을 볼 수 있었는데 사실 기본이 가장 맛이 있었다.



마을을 돌아 다시 광장으로 돌아오니, 이제는 바닥에 있던 치즈들이 거의 다 사라지고 마지막 치즈들이 운반되고 있었다. 이번 운반인들은 노란 모자에 노란 운반대를 이용하고 있었다.



치즈시장 주변으로는 곳곳에서 이렇게 치즈 판매와 함께 시음을 해볼 수 있는 상점들이 있었다. 대부분 미리 치즈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놔서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치즈들을 맛볼수 있게 해 놓고 있었는데, 역시 가장 기본이 되는 치즈가 가장 맛있었다. 여러가지 재료가 더 들어가 있는 것들은 첫 맛은 괜찮은데, 생각보다 빨리 질리는 맛인 경우가 많았다.



가장 먼저 시음을 했던 곳의 작은 치즈들. 사실 다른 가게의 치즈가 더 맛있긴 했다.



이미 잘라서 맛볼 수 있게 해 놓은 치즈 외에도, 그 자리에서 썰어서 바로 먹어볼 수 있게 해 주고 있었다. 저렇게 치즈를 마음대로 시음하게 해서 남는게 있을까 싶었지만, 그 자리에서 치즈를 사가는 사람들의 숫자도 무시하지 못할정도로 많은 것으로 보아서는 꽤 남는 장사일 것 같았다. 그래야 이렇게 시음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니까.



우리도 그래서 나중에 먹을 요량으로 치즈를 몇개 구입했다. 프랑스 에페르네에서 구입한 모엣샹동 로제와인도 있고, 숙박했던 다른 호텔에서 받은 와인도 있어 저녁에 곁들여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 구입했다. 1개의 양이 상당히 많아서 한번에 둘이 먹기에는 양이 많았지만, 나중에 일행이 있을 때 나눠 먹기에는 나쁘지 않은 양이었다.



중간에 출출해서 사먹은 간식.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그냥 팬케익정도의 느낌이었다. 어떤 소스를 뿌려줄지 묻길래,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것으로 뿌려달라고 했더니 슈가파우더와 초콜렛 소스를 뿌려줬다.



그래서 이런 느낌. 맛이야 그냥 작은 팬케익 느낌이었지만, 다른 곳에서는 이렇게 작은 모양으로 만드는 경우를 본 적이 없어서 꽤 색달랐다. 맛은.. 슈가파우더 + 초콜렛소스 + 팬케익의 맛. ^^




그렇게 치즈 시장 주변의 뻔한 물건들도 구경을 하고, 곳곳에 있는 치즈 판매 매대에서 치즈들을 시음도 하면서 운하를 따라서 알크마르 시내를 돌아다녔다. 조금 돌아다니고 있는데 갑자기 골목에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12시 반에 끝나는 치즈 시장의 거래가 끝났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길가에 나와있는 수많은 사람들.


평소에 알크마르를 찾으면 사람들이 별로 없는 조용한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봄~여름의 금요일은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각오를 해야 한다. 다행히도 치즈 시장의 거래장면을 보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낄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유럽에서는 축제가 아닌 이상은 이렇게 많은 사람을 보기 힘드니, 그만큼 인기있는 지역 행사라고 할 수 있을 듯 했다.



그렇게 거리를 따라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들렸다. 그 음악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이 기계였는데,



기계가 돌아가면서 악보책자에 있는 구멍에 따라서 음악을 연주하는 특이한 형태의 장치였다. 여러 세계 기행 프로그램에서는 본 적이 있었지만, 실제로 본 적이 없어 신기했는데, 자동으로 저 악보 책자를 읽어들이면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참 신기했다. 사실 신기함에 서서 구경하는 사람은 나 뿐이었고, 대부분 흥미 없다는 투로 우리 주변을 지나갔다.



다양한 책자들. 제목은 잘 모르겠지만, 귓가에 울려퍼지는 음악은 꽤나 익숙한 음악들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한참을 서서 아저씨가 음악책을 교체하는 것 까지 구경하고 난 뒤에야 이 곳을 뜰 수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화훼 경매장에서부터 치즈 시장까지 돌아다니느라 제대로 먹을 것을 먹지 못했기 때문이었는지, 알크마르의 구경을 끝내자마자 허기가 몰려왔다.


마음 같아서는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천천히 식사를 하고 가고 싶었지만, 수많은 인파때문에 대부분 대기를 해야 해서 가볍게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먹고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풍차의 마을 잔세 스칸스로 떠날 준비를 했다. 우리가 세웠던 길거리 주차의 최대 주차가능 시간은 3시간이었는데, 딱 2시간 50분 정도를 맞춰서 구경을 했다. 딱히 단속 인원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곤란한 상황을 겪는 것도 그리 유쾌하지는 않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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