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아이스필드, 대빙원의 수천년 역사속으로 - 아사바스카 빙하


레이크루이스로부터 약 300km 정도 되는 지점에는 거대한 빙하를 볼 수 있는 곳인 콜롬비아 아이스필드(빙원)이 있다. 그 중에서 이곳에서 설상차를 타고 올라가는 곳은 아사바스카 빙하이다. 빙원(Icefield)은 정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얼음이 쌓여있는 곳을 말하고, 빙하(Glacier)는 얼음덩어리가 천천히 비탈면을 따라 내려가는 유동적인 곳을 말한다. 하지만, 빙하가 움직인다고는 하지만, 빙하의 위치에 따라서 연 10~30m정도 움직이는 것이 전부이다.

이 콜롬비아 아이스필드 지역의 빙원과 빙하는 모두 엄청난 시간에 걸쳐서 생성된 곳이다. 그야말로 자연의 수천년의 역사의 현장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경험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마디로, 알버타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아도 전혀 무리가 없다는 이야기.


중간에 시간을 많이 지체했던 관계로 우리는 거의 마지막 타임인 15시의 설상차를 이용했다. 가을이라 오후 6시가 넘어가면 해가 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 전에 빨리 아사바스카 빙하의 멋진 모습을 보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었다.





설상차에 오르기 전.

주변에는 3천미터가 넘는 고봉들이 즐비하다. 현재 우리가 있는 곳의 해발도 높지만, 주변의 산들을 둘러보다 보면 우리가 있는 곳의 높이는 얼마 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록키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해발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정도로 모든 곳들이 엄청나게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표를 끊는 콜롬비아 아이스필드 센터에서 설상차가 있는 곳까지는 이렇게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버스는 '콜롬비아 아이스필드'행.



버스를 타고 설상차를 타는 곳으로 이동하니, 우리가 탈 차가 벌써 대기하고 있다. 이 차는 빙하 위를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고안된 차인데, 바퀴 하나만 하더라도 수백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전 세계에서 이 설상차는 단 1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 콜롬비아 아이스필드에 있는데 모두 BREWSTER라는 회사에서 생산한 차들이라고 한다.


차의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모두 가이드의 빙하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점점 아사바스카 빙하의 중심으로 이동을 한다. 이 빙하를 방문하는 방법은 트래킹도 있지만, 이와 같은 경우에는 전문적인 가이드를 따로 고용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투어를 이용하면 바로 빙하의 중심으로 이동을 할 수 있다. 멀리서만 구경했던 빙하의 한복판으로 갈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레이는 일이다.




오랜 시간이 만들어낸 빙하는 가까이서 보면 단순히 얼음이 쌓여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얼음의 총 길이가 6km이고, 두께가 얕은 곳은 90m에서 깊은 곳은 300m에 이른다고 하니, 빙하의 크기가 쉽게 짐작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설상차를 타고 이동하면 약 2200m지점에 마련되어있는 안전한 지역에 사람들을 내려준다.



이곳에 내리면 바로 옆의 또다른 빙하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사진으로 봐서는 그 규모가 쉽게 짐작이 되지 않지만, 정말 거대한 규모였다. 주위에 비교할만한 사물이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


빙하의 중심에 올라온 설상차는 이렇게 사람들을 내려두고 조용히 기다린다. 빙하 위에서 찍은 한장의 사진은 어떻게 보면 그냥 얼음 벌판위에 차 한대가 서있는 느낌이기도 하다. 가을이라며, 별로 춥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우리지만, 얼음의 한복판으로 올라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다들 방한복을 단단하게 준비해왔다. 절대 여기서 입어보자고 동물잠옷을 가지고 온 것은 아니다.;;


무..물론 올라가서, 이러고 놀기는 했지만..
근처에 있던 사람들도 재미있다며 사진을 같이 찍기도 했다.



그리고, 웅장한 아사바스카 빙하의 모습. 빙하의 최고점은 약 2700m정도라고 한다.


아까 찍어봤던 설상차를 다른 각도에서. 이렇게 또다른 빙하를 배경으로 두고 찍으니, 이번에는 그냥 얼음위에 있는 느낌은 나지 않는다.


빙하 위에서 머무르는 시간은 약 30분 정도이다. 물론, 어느정도 유도리가 있기는 하지만 온도가 워낙 낮기 때문에 잠깐 돌아다니다가 차로 돌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최대한 이 빙하 위에서의 시간을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에 안전지역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곳들을 뒹굴고, 사진찍고, 뛰어다니면서 놀기는 했지만.

한국에 살고 있는만큼, 언제 또 이런곳에.. 그것도 빙하 위에 올라와 볼 수 있겠냐는 생각에서였을지도.


아사바스카 빙하 근처에도 다양한 모습의 빙하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규모의 녀석들이.


이 빙하 위로는 그냥 아무런 장비도 없이 올라갈 수는 없다. 그렇게 빙하 위에서의 짧은 시간을 보내고는 다시 설상차를 타고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내려왔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며 상상했던 빙하와는 다소 다른 느낌이었지만, 그 오랜 자연이 만들어낸 역사의 한복판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었다.


내려와서 주위를 둘러보다 발견한 차. 아마도 이 차가 새로운 설상차가 도입되기 전에 사용되었던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을 해 본다.



아래로 내려와서 찍은 풍경. 우리가 올라간 곳에는 수백~수천년이나 된 빙원과 빙하가 있지만, 맞은편 산에는 눈 하나 보이지 않는다. 물론, 지금 해가 지는 곳으로 봤을 때 어느곳이 노스페이스(북향)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빙하와 빙원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진 않는다. 콜롬비아 아이스필드 센터로 돌아오면, 빙하수를 구입할 수 있다. 병에도 빙하수(Glacier Water)라고 쓰여있는데, 어찌 이곳까지 와서 마셔보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빙하수의 맛은.. 그냥 물맛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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