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행기 #24 - 니스에서 맞는 아름다운 일출..


생각해보니 겨울여행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여름에는 일출을 보고싶으면 새벽 4-5시에 일어나야 겨우 볼 수 있다보니, 일출을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하지만, 겨울에는 오전 7시쯤에 느즈막히 일어나서 나가도 일출을 볼 수 있으니 어찌 좋지 않을 수 있으랴. 특히 나같이 아침잠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해변가로 나가는데 있었던 나무들. 나무를 둥글게 감싸고 있는 것은 나무 자체가 저런것이 아니라 조명이다. 기억으로는 밤새 켜져 있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밝게 켜져있으면 나무들은 잠을 잘 수 있을까? 하긴 비단 이런 모습은 여기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크리스마스만 되면 나무들이 온갖 조명을 휘감고 있는 볼 수 있으니.. 그저 가슴이 아플 뿐이다. 크리스마스의 시각적 즐거움을 포기하느냐 마느냐는.. 사람의 이기심에 달린것이니까.


아직 해가 바다위로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사진에 CYAN이 좀 만이 낀듯한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도 이날 니스의 일출 풍경은 이랬었다. 그동안 봐왔던 일출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일출.

다만 한가지 걱정이 되었던 것은, 하늘에 구름이 많다는 것이었다. 높은 하늘에 구름이 많으면 멋진 일출을 보여주지만, 수평선 근처에 구름이 많으면 올라오는 해가 구름에 가려 수평선에서의 일출이 아닌 구름위의 일출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해가 떠오르기 전이었지만, 그렇게 이른 시간은 아니었던지라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이런 저런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해안가를 따라서 조성된 산책로에는 아침부터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렇게 해가 떠오르기 직전의 니스의 모습은 평화로웠다.


해안가에서 바라본 니스의 풍경..


우리 일행은 해가 떠오르기 전에 곳곳의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고, 그저 해가 떠오를때만을 기다리며 바닷가를 쳐다보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매일매일 떠오르는 해이지만, 이렇게 여행지에서 보는 일출은 집에서 보는 일출과는 또 다른 감상을 가지게 한다.



이쁘게 생겼던 표지판. 그냥 화장실이 30m정도 가면 있다면 표지판이었는데, 왜 이쁘다고 느꼈을까나..


하늘이 잠시 조금 더 어두워졌고, 갈매기들이 하늘을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미리 찾아본 일출시간까지는 약 10분정도 남았기 때문에 가만히 하늘을 쳐다보다가도, 문득 셔터를 여러번 날리기도 했다. 덕분에 이 시간동안 엄청나게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실제로 올릴만한 것은 몇장 되지않아 추리고 추려봤다.;;


해뜨기 직전.. 니스 바닷가의 고요함..


하늘에 사는 갈매기들은 언제나 좋은 피사체가 되어준다. 한국의 갈매기들이라면 새우깡만으로도 얼마든지 유인할 수 있겠지만, 프랑스의 갈매기가 새우깡의 맛을 알리도 없고.. 이녀석들을 데리고 멋진 사진을 찍으려면 어떤 먹이를 준비해야 할까?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해가 떠올랐다.

구름이 가득 껴서 구름위의 일출을 볼것이라는 우려와는 다르게 수평선과 구름 사이의 공간에서 해가 떠올랐다.


세로로 찍어본 니스의 일출. 사실 세로사진 한장만 넣어보려니 뭔가 너무 허전해서, 세로사진 하나를 더 붙여봤다.


그냥 평범한 샷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맘에 들었던 니스의 일출 풍경.


그렇게 떠오른 해는 뭐가 그리 수줍은지 잠깐 보여줬던 얼굴을 금새 다시 구름 안으로 숨겨버렸다. 길지않은 시간동안의 일출이기는 했지만, 기분은 상쾌했다. 사실 오늘이 여행의 마지막 날이기도 했기 때문에, 이 일출은 더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태양은 구름을 넘어서 하늘위에 떠올라 있었다. 문득 해가 떠오르는 것이 정말 순식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니스의 풍경을 조금만 구경하면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올라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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