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끝에서 일몰을 보다, 키웨스트 석양 [미국 자동차 여행 #86]


그렇게 뷰포인트로 갔더니 이렇게 오래된 건물 하나가 보인다. 미국 해병대라고 쓰여진 글씨를 보면, 왠지 군사관련 건물 같지만.. 느낌은 그냥 버려진 건물의 느낌.



요 리조트는 하얏트 계열로 키웨스트에서 꼭 묵어보고 싶은 리조트였다. 그냥 객실 라나이에서 바로 석양까지 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진 곳이었지만, 물론 이곳에서 못 묵은 이유는 너무 비싸서. ㅎㅎ..



해질녁의 디즈니 크루즈.



해가 수평선에 가까워지기 시작하자 하늘은 오렌지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 색이 다 보이던 요트들은 실루엣만 보이기 시작했고, 풍경은 점점 더 아름답게 변해갔다. 이 뷰포인트는 다 좋았는데, 수평선 바로 위에 수초인지 산호섬인지가 있어서, 해가 떨어지는 곳과 딱 겹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아까 그 자리였다면 좀 달랐을지도 모를텐데. 약간 아쉬움.



나 말고도 일몰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 확실히 아까 그 곳보다는 덜 붐비는 느낌.




천천히 수평선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태양.



구름속에 들어갔던 태양은 다시 얼굴을 살짝 내밀었다.



조금 더 붉게 물들은 하늘.


이제 곧 태양이 수평선으로 사라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요트의 모습도 이제는 완전히 실루엣만 보인다. 저 배 위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나보다 더 가까운 느낌의 태양을 보고 있겠지.



반대편 하늘은 보라색.






살짝 가려지기는 했지만, 이날의 일몰에는 오메가가 생겼다. 예전에 제주도 성산일출봉에서 일출을 볼 때 생겼던 오메가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보는 오메가였다. 일몰 오메가는 그러고보니 개인적으로는 처음. 어쨌든,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태양의 모습은 그야말로 감동 적이었다.




태양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강렬한 빛 때문에 실루엣만 보였던 요트들은 다시 그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었다. 반쯤 사라진 태양의 모습.



그렇게 해가 진 후의 풍경은 꽤 조용하고 평온했다.



아직 남아있는 태양의 빛 덕분에 오묘한 색을 띄고 있던 구름의 모습. 이유는 모르겠지만, 야자수와 건물들 위로 보라빛을 띈 이 구름을 한참동안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그냥 빨려드는 듯한 느낌을 주는 구름이었기 때문일까.



소리와 함께 영상을 촬영하던 아저씨. 무슨 소리가 있었을까 궁금하다. 그냥 조용할 뿐이었는데.




해가 지자 자전거를 타고 다시 돌아가는 사람들. 확실히 석양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키웨스트에서는 이렇게 일몰을 보고 돌아가는 것이 전혀 어색할 일이 없는 이벤트였다. 아, 자전거를 탄 사람들은 좀 여기 사는 사람들 같긴 했지만, 뭐 나라도 이런 곳에 살면 틈틈히 이 시간대에 나와보고 싶을 것 같다.




미련이 남나보다. 디즈니 크루즈 한 장 더.




태양이 사라진 반대편 주변은 온통 보라빛.




오랜만에 제대로 감상한 일몰은 이래저래 감정적으로도 많은 느낌을 전달해 주었다. 이제 미국 여행 일정의 반정도 온 상황. 앞으로 50일이나 더 여행을 해야 하는데, 일몰을 보고 있으려니 꼭 여행이 끝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일몰을 보고 따로 헤어졌던 태양과 기무난을 만나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인근으로 향하기로 했다. 해가 진 다음에 마이애미로 돌아가는 일정은 사실 굉장히 빡센 일정이었지만, 일몰을 보고 돌아가는 것이 좋다는 것에 다들 동의를 했기 때문에 야간운전을 감행하기로 했다.



키웨스트를 떠나기 전. 특별하게 먹을 거리가 없어 버거킹에 들려 저녁식사를 했다. 버거킹과 서브웨이는 미국을 여행하면서 꽤 많이 들렸던 패스트푸드점 중 하나. 사실 가장 만만하기도 했다. 햄버거라면 더 맛있는 곳이 많기는 했는데, 의외로 들리기 어려운 곳도 많았으니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라고 해야 하려나.


어쨌든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마이애미로 돌아오는 길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키웨스트를 떠나는 순간 시작된 폭우는 우리가 마이애미까지 도착할때까지 그치지 않았다. 가로등도 없어 헤드라이트에 의존을 해야 하는데, 거기다가 폭우라니. 우리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차가 어쩔 수 없이 기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예상시간보다 2시간 넘게 지나서야 에버글레이즈 근처에 있는 자동차 숙소에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늦었으니 잠만 자고 일어나서 바로 다음날 일정을 위해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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