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키웨스트로 가는 길과 해변 풍경 [미국 렌트카 여행 #84]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 키웨스트로 달려갈 준비를 했다. 숙소에서 키웨스트까지는 대략 4시간이 좀 안걸리는 거리. 원래는 키웨스트에서 1박을 하고 나오려고 계획을 짰는데, 비수기임에도 무슨 행사가 겹쳤는지 숙박비가 $300 이하가 없어 포기하고 해진뒤에 돌아오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미국 렌트카 여행 중 $100을 넘는 숙소에서 묵은 일은 무료숙박 이외에는 거의 없었으니, $300은 꽤 비싼 금액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특히 100일 가까이 되는 장기여행에서는 숙박비도 무시 못할 만큼의 비중을 차지한다.



새벽 내내 비가 왔었고, 오전에도 다소 구름이 낀 상태에서 햇빛이 비춰서인지 곳곳에서 무지개를 볼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참 오랜만에 무지개를 보는 듯 싶었다.



새벽에 온 비 덕분에 바닥에는 아직도 물기가 남아있어 차들이 남아오면 작은 물보라가 일었다. 도로정비가 잘 안된 지역에는 커다란 물웅덩이도 있기는 했지만, 요리조리 피해가는 차들을 잘 따라서 무리없이 키웨스트로 향하는 도로로 올라설 수 있었다.



키웨스트까지는 1번도로를 타고 끝까지 가면 된다. 분명 기름값이 비쌀것이기 때문에 가는 도중에 주유소를 가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주유소를 만나지 못해 1번도로에 올라선 뒤에 첫번째로 나온 주유소에 들어갔다. 역시나 플로리다 본토보다 기름값이 비싸다. 거의 리터당 100원 정도 더 비싼거기는 했지만, 그래도 좀 아까웠다. 미리 좀 넣을걸 ㅠㅠ



꼭 우리만이 아니더라도 중간에 주유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걸로 보아서는 다들 비슷한 것 같았다. 진입하면서 별다른 주유소를 찾지 못했거나, 거기도 가격이 비싸서 패스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을테니까.



주유소를 떠나고 나니 갑자기 날이 개기 시작했다. 분명 어제 확인한 일기예보로는 하루 종일 비가 올거라고 되어 있었는데, 이렇게 맑으니 일단은 감사하기로 했다. 언제 날씨가 갑자기 바뀌며 비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비가 오지 않는다는데에 만족.



키웨스트까지 가는 길은 육지가 아니라 여러개의 키(Key - 산호초나 모래로 된 섬)들이 연결된 형태이기 때문에 양 옆으로 바다가 펼쳐지는 풍경이 계속 이어진다. 특히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주변의 풍경도 꽤 멋진 편이라 할 수 있다. 중간중간의 키 중에서는 꽤 큰 곳도 있어 잠시 멈춰서 구경을 하고 가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는 키웨스트 당일치기라는 조금 무리한 일정을 세운 만큼 중간에 세우지 않고 일단 목적지까지 가기로 했다.



속도제한은 최대 55마일, 최소 40마일. 왕복 2차선 도로인지라 너무 느리게 달리는 것도 문제가 되는 의미인 듯 싶었다. 가끔 차가 밀리면 끝없이 밀린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걱정했는데, 우리가 갔을 때에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비수기여서 그런지 차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리고, 55마일에 딱 맞춰서 달리는 차가 대부분이었고, 느리게 달리는 차는 그리 많지 않았다.





키웨스트까지 향하는 도로 풍경. 날씨가 맑아지니 바다색이나 도로가 좀 더 멋지게 보였다. 양 옆으로 바다가 펼쳐지는 곳을 계속 달리는 것은 꽤 멋지지만, 의외로 쉽게 지루해지는 풍경이기도 했다.



그렇게 키웨스트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만난 것은 이 트롤리. 그런데 트롤리가 중요한게 아니라 주차할 공간이 필요했다. 의외로 키웨스트에는 주차할 공간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특히 메인이 되는 그린스트리트와 듀발스트리트 주변은 주차 지옥. 일단 이곳은 저녁에 더 볼거리가 많다는 이야기에 나중에 들리기로 하고, 키웨스트 남쪽의 해변가로 갔다.



해변가도 주차난이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다행히 해변 옆으로 몇몇 유료주차장이 있어 이용할 수 있었다. 그 중 하나였던 주차 정산기계. 신용카드도 사용할 수 있는 최신식 주차기계였는데, 주차 전에 원하는 시간을 입력하는 방식이었다.




주차장 옆으로 펼쳐진 해변. 키웨스트에는 크고 작은 해변이 많이 있었는데, 여기는 듀발 스트리트(Duval St)의 끝에 위치한 사우스비치(South Beach)였다. 플로리다 남부의 특징일까, 의외로 토플리스도 많이 보이는 해변이라 원하는 화각을 담기가 애매했다. 물론, 작은 사진을 아무리 들여다 봐야 토플리스는 없다. 일단 그렇게 누워있으면 그쪽으로 카메라를 향할 수조차 없으니까.



작은 해변이어서 그런지 라이프가드 따위는 없다는 사인. 그 뒤로는 다이빙 금지 사인. ^^




바다쪽에서 바라본 해변 풍경은 이런 느낌. 당연히 저 선베드는 유료. 그래도 바로 옆이 리조트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처럼 주차하기가 편해서 찾는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고.



또 다른 노 다이빙 사인. 스티커 때문에 내용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과 스탠드업 패들링을 하는 사람. 수심은 그리 깊지 않아 보였다.



해변 옆에 앉아서 음료를 마시는 청년들. 다 칵테일들이었고, 가장 끝의 청년은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음.. 플로리다에서는 밖에서 술 마시는게 허용이 되었던가? 아니면 남부의 여유인가.



키웨스트 남부에 있는 해변 안내문. 그러고보니 이용할 수 있는 해변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주황색만 일반인이 이용 가능한 해변이니, 왜 사우스 비치에 사람이 바글바글했는지도 조금 이해가 간다. 여기가 산호섬이니 모래사장이 많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겠지만.



그 와중에 바다 쪽에서 음악을 들으며 명상을 하던 청년. 저렇게 한 30분간 미동도 없었다. 파도치는 바다를 그저 응시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걸까?


그렇게 사우스 비치에서 벗어나 힉스 메모리얼 비치(Higgs Memorial Beach)로 이동했다. 사우스비치는 너무 바글바글해서 해수욕을 즐기기에는 아무래도 무리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고보니, 왜 키웨스트까지 와서 해변에 집착을 했는지.. 그냥 키웨스트 자체의 거리들을 좀 더 둘러볼껄 하는 생각도 지금에는 든다.



여기도 돌아다니는 트롤리. 아니, 꼬마기차느낌? 어쨌든 차들이 줄지어서 세워져 있는 곳에 우리도 차를 잠시 두고 다시 해변으로 이동했다.


힉스 메모리얼 비치. 이용시간도 적혀있다. 오전 6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이정도면 뭐 거의 하루 종일 열려있는 거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해가 떠있는 동안에는 계속 오픈한다는 것일테니까.





아까보다 좀 더 한가로운 풍경. 여기서는 그래도 물에 몸의 일부를 살짝 담궈볼 수 있었다. 맘같아서는 리조트에 묵으면서 하루 바다에서 쭉 놀아보고 싶지만, 오늘은 당일치기. 그래서 살짝 다리를 담궈보는 것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아쉬워라! 그래도 마이애미에 가서 사우스 비치쪽에 머무를거니 그나마 위안을 삼아야지.





해변가의 사람들 스케치.



여기도 선베드와 라운지 체어는 하루 $10. 계속 해변에서 휴식을 취할 거라면 괜찮은 선택일 듯 싶다. 뭐, 좀 오래되 보였지만.



원하는 사람은 제티를 따라 멀리까지 나가볼 수도 있었는데, 이 곳의 특징은 꽤 먼 곳도 그리 깊지 않다는 것이었다. 해변에서 약 30~40미터 떨어진 곳도 깊이가 왠만한 사람 키보다는 깊지 않았으니.. 아이들과 놀기에도 나쁘지 않을 듯 했다.





제티에서 바라본 한가로운 해변 풍경. 아, 추운 날 글을 쓰고 있으니 저 날들이 그립다.



바다에 튜브와 함께 둥둥 떠 있는 사람들.



여기도 역시 다이빙 금지. 낮은 수심을 생각하면 다이빙 금지는 당연한 듯 했다.



대신 이렇게 걸어내려갈 수 있도록 계단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렇게 해변 풍경 몇장 더.


이렇게 해변을 구경하다가 시간이 꽤 많이 흘러간 것 같아 키웨스트 시내 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오늘은 여기서 간단하게 요기를 좀 하고, 해가 지는 것을 보고 돌아가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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