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 여행 #06 - 오오가마, 그리고 산길 속에 있는 오래된 느낌의 마고로쿠 온천(孫六温泉)



뉴토온천향의 중간쯤에는 오오가마 온천이 자리잡고 있다. 처음에는 이 온천을 갈까 생각했었느넫, 어쩌다보니 패스. 오오가마 온천에는 남녀혼탕이 없어서 안들어 간 것은 아니다. 라고 말을 하지만, 사실 그랬던 것 같다. 이날은 온천 3-4곳 정도를 다녀와보기로 결심했는데, 가능하면 좀 더 특이한 분위기의 온천을 가보고 싶었던 마음도 없지 않아 있어서인지 패스했던 것 같다.

다음번에 가게된다면 한번 가보고 싶은 온천 중 하나. 뭐, 이곳에서 묵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고. 하루에 온천은 2-3번 이상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이날은 온천을 4번 했었었다. 물론 아침 일찍부터 1-2시간 정도의 텀을 두고. 덕분에 온 몸에 유황냄새가 가득 배어버렸지만, 그래도 굉장히 기분 좋은 추억 중 하나로 남아있다.



눈을 치우던 앙증맞은 포크레인. 하루에도 정말 엄청난 양의 눈이 내리는 곳이다보니 이렇게 눈을 치우는 것도 일일 듯 싶다. 물론, 덕분에 이 눈이 가득한 마을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된 것이기는 하지만.


오오가마 온천의 입구.


마고로쿠 온천은 오오가마 온천 옆의 길로 들어가서 15분 정도 걸어가야 나온다. 차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걸어서밖에 접근하기 힘든 곳에 있는 온천이다. 덕분에 마고로쿠 온천은 뉴토온천향의 다른 온천들보다 더 오래된 느낌을 주는 곳으로 남아있었다. 그만큼 다른 곳보다 사람들이 더 적어서 더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장점도 있었고.

다만, 이곳에서 숙박을 한다면 짐을 가지고 오는것이 다소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가득 쌓인 계곡의 풍경. 마고로쿠 온천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멋진 설경의 연속이었다. 보정을 해야 했는데, 그냥 변환해놓고 보니 조금 어둡게 나왔지만..실제로는 밝은 눈때문에 굉장히 환한 풍경이었다.



우리 말고도 마고로쿠 온천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이 몇명 더 있었는데, 도착할 때 쯤에는 그 사람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별다르게 다른 곳으로 빠질만한 곳이 없었는데, 아마도 그곳의 숙박객이었거나 온천은 다음에 즐길 요량이었던 듯 싶다.


가는길에도 이렇게 눈이 가득 쌓인 지붕을 보는 건 어렵지 않다. 사람이 걸어가야 할 길만 눈이 치워져 있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도 없고. 하지만, 오후가 되면서 치워놓은 눈길이 살짝 얼기 때문에 미끄러짐에 대해서는 조금 주의를 하는 것이 좋다.



마고로쿠 온천의 입구. 처음에는 외부에 온천이 나와있어서 어디가 입구인지 조금 고민하게 만들었던 곳이다. 이렇게 생긴 입구의 안쪽으로 들어가면 입욕료를 지불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마고로쿠 온천의 입욕료는 성인 500엔, 소인 250엔이다. 이곳 역시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관계로 손짓발짓과 함께 온천이 있는 위치를 설명받았다. 일단, 남자탕과 여자탕이 따로 있고, 남녀가 같이 이용할 수 있는 남녀혼탕이 3곳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3개가 거의 붙어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형태로 되어 있었다.


입욕료를 지불하고 온천으로 내려가는 길. 온천들이 다 각개의 건물로 되어있고, 남녀혼탕인 노천온천은 외부에서도 보려고 하면 볼 수 있는 각도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곳까지 와서 그런 의도로 들여다 볼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되긴 하지만.남



이곳은 남자욕탕이다. 실내에 수증기가 자욱했고, 탕의 크기는 좁은 편. 사실, 마고로쿠 온천은 이 욕탕보다는 외부에 있는 노천온천 때문에 인기가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이곳은 살짝 살펴보기만 하고 바로 노천온천으로 향했다.


우리가 나올 때 쯤 들어가던 아저씨 두분. 역시 카메라를 메고 계시다. 옷입은걸로 봐서는 아마 숙박객이신..듯.


마고로쿠 온천의 남녀혼탕은 작은 건물에 2개의 입구가 있고, 탈의실을 지나면 혼탕에서 만나는 구조로 되어있다. 여자쪽에는 여성전용탕이 1개 있고, 남자쪽은 탈의실을 나가면 바로 실내 남녀혼탕이 나오고, 그곳을 거쳐서 외부의 노천온천탕으로 나갈 수 있게 되어있다.


탈의실 내의 바구니들.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바구니도 비어있었다. 실내는 전기 히터로 난방이 되고 있었는데, 좁아서 그런지 전기히터만으로도 그렇게 춥지 않았다.


실내 남녀혼탕. 둘다 탈의실과 바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나오면서 깜짝 놀라기 일쑤이다. 여자분들은 수건을 몸에 감고 나오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탈의실 밖에서 바로 이렇게 만나서 나가는 구조이다보니 모르는 사람과 마주치면 왠지 굉장히 민망할 듯 싶었다. 나야 뭐, 다른 사람들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들어갔기 때문에 누가 나올지도 알고 있어서 큰 부담이 되진 않았지만.

이런 이유들로 인해서 접근하기 어렵다는 단점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없는 이런 지역의 노천온천들을 거의 개인전세탕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참 매력적이다. 이렇게 큰 곳을 단 둘이 사용할 수 있다니! ㅎㅎ. 다른 사람들이 언제 올지 모른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마고로쿠 온천의 노천온천 풍경. 외부에 있는데다가 온천이 있는 곳 이외에는 눈이 저렇게 많이 쌓여있었고, 가지고 놀(?) 수 있도록 작은 대야도 2개가 준비되어 있었다. 사실 욕탕에 들어가기 전에 몸에 온천물을 끼얹어 적응시키는 용도이긴 하지만; 온천물은 불투명하기는 했지만, 수건을 벗고 들어가면 안이 다 보일정도이기는 했다.

마고로쿠 온천의 노천온천은 2개였는데, 두개의 차이는 온도인 것 같았다. 하나는 다소 뜨겁다면, 하나는 미지근한 편이었다. 그리고, 다른 온천들에 비해서 부유물이 좀 많은 편이고, 바위에 진하게 달라붙어 있었다. 이런 부유물들이 물이 더럽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은근히 신경쓰인달까. 하지만, 2개의 넓은 노천온천을 단둘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


노천온천의 성분등이 적혀있는 표. 굉장히 오래된 느낌인데, 사실 다 읽을정도의 일본어 실력은 되지 않아서 패스.


그렇게 마고로쿠 온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시 뉴토온천향의 메인 거리로 돌아갔다. 어쩌면 너무 티나는 형태(^^)의 남녀혼탕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산골짜기로 들어가서 가득 쌓여있는 눈을 보면서 온천을 하기에는 더할나위 없는 곳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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