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행 #45 - 아름다운 설산속으로 떠나는 재스퍼 피라미드 호수 트래킹 코스!


재스퍼 마을의 뒤쪽으로는 다양한 트래킹 코스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으로 왕복 3~4시간 정도의 피라미드 레이크로 향하는 트래킹코스가 가장 인기가 있다. 3월말의 재스퍼 국립공원에는 눈이 꽤 많이 녹아서 일반 트래킹화를 신고도 충분히 트래킹을 할 수 있다고 하기에 가벼운 먹거리와 물 한병을 가지고 마을을 나섰다.



재스퍼 국립공원도 곰이 가끔씩 출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보니, 곳곳에 이렇게 곰과 관련된 사인이 붙어있다. 이번 겨울여행에서는 곰과 마주친적은 없었지만, 그 다음 가을여행에서는 곰과 직접 조우하기도 했으니 정말 꽤 있는 듯 싶다. 그 말은 트래킹을 할 때 곰도 주의를 해야 한다는 것.



높은 곳은 여전히 눈이 쌓여있었지만, 볕이 드는 길들은 이미 눈이 다 녹아있었다. 눈이 녹은지 얼마 안되어서 길이 좀 질척이기는 했지만, 걸어서 가는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트래킹 코스의 시작에서부터 다양한 트래킹코스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잘 되어 있어서 그것만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쉽게 시작할 수 있었다. 왕복 약 3-4시간.


역시 캐네디안 록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야생동물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 녀석은 날 잠시 쳐다보더니 이내 산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내 뒤를 뒤따라오던 커플. 여전히 춥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볍게 이곳에 머물면서 트래킹하기에 좋은 날씨였기 때문에 이 코스를 걸으면서 많은 사람들과 마주쳤다. 물론, 언제나 이런 트래킹 코스에서는 인사한번. ^^


얼마 올라오지 않았는데 벌서 재스퍼의 전경이 내려다 보인다. 사실 트래킹을 시작한지는 20분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벌써 시내가 이렇게 내려다보이는 것이 민망할 따름이다. 어쟀든, 가볍게 눈과 카메라 안에 재스퍼의 풍경을 담아두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걸어서 산 속으로 들어가자 눈이 녹지 않은 곳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자주 녹았다 쌓였다 한듯 싶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에는 여전히 두껍게 눈이 쌓여있었다.


방수가 되는 트래킹화를 신고 있었지만, 발목까지 빠져드는 곳에서는 속수무책이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트래킹코스를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했다. 뭐, 사진찍다보니 어쩔 수 없이 깊은곳으로 몇번 들어가긴 했지만;; 


가운데 보이는 표지판이 바로 트래킹 안내판. 중간중간 트랭킹 코스를 표시하는 영문도 있기 때문에, 이 안내판의 코스 번호만 잘 알고 따라가면 걸어가면서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다. 그런 기념으로 V 한번.


각 길마다 표시되어있는 트래킹 코스는 이렇다. 현재 따라가고 있는 길은 Pyramid Trail. 2번 트레일을 따라가고 있다. 곳곳에서 갈래길이 등장하므로, 이렇게 번호를 잘 보고 따라가야 한다. 물론, 대부분 한 곳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몇몇 루트를 제외하면 길을 잘못 들어도 목적지는 동일할 가능성이 높다.


목적지인 피라미드 호수까지는 자동차로도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렇게 가는 길 중간에서 도로와 마주치기도 한다. 지나다니는 차들이 별로 없지만, 양족을 살펴보고 건너는 센스는 필수.




1시간쯤 걷자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 트레일로 들어선 듯, 발자국보다는 새로운 눈이 있는 길이 많았다. 남들이 밟지 않은 눈을 밟으면서 걷는 기분은 언제나 큰 즐거움이기 때문에 완만한 경사도 그냥 평지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올라가던 도중에 농장을 발견했다. 아마 말을 키우거나, 여러가지를 하는 곳인거 같았지만 사람도 없었고 별다른 표지판도 없었던 관계로 그냥 가볍게 슥 보고는 가던 길을 갔다. 사실, 이곳에 왔던 이유는 길을 잘못들어서 엉뚱한 곳으로 왔기 때문이었는데, 역시 다른 코스 중 하나였던지라 어렵지 않게 다시 원래 길을 찾아갈 수 있었다. 쉽게 갈 수 있다고 해놓고, 내가 헤메다니..;



하얀 눈들과 파란하늘, 그리고 겨울을 나느라 앙상한 나무들이 매력적인 조화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뭔가 알 수 없는 기둥들이 끝없이 늘어서있는 것만 같은 느낌.


길을 잘 따라가고 있다는 표시는 바로 저 번호!


2번 트레일을 따라가면 피라미드 호수로 바로 갈 수 있지만, 좀 더 다양한 길을 걷고 싶다면 여러가지 서브 트레일들을 이용해도 무방하다.


그렇게 열심히 트래킹 코스를 따라가다보니..


한겨울의 피라미드 호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3월 말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겨울인지라 호수는 꽁공 얼어있었고, 그 위에서 겨울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나중에 가족과 함께 이런 곳에 오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혼자일지라도..



멀리 보이는 눈쌓인 설산의 모습도 그렇지만, 피라미드 호수에는 또다른 즐길거리가 있으니..


바로 피라미드 아일랜드이다. 피라미드 호수 중앙에 있는 이 섬은 가벼운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다만, 한겨울이라 그런건지, 호수 위에 있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살을 에이는 바람이 정말 온몸으로 파고들 정도로 강렬했던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풍경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았기 때문에 바로 섬으로 뛰어갔다.



섬과 육지는 이렇게 나무 다리로 이어져 있었는데, 호수가 꽁꽁 얼어있었던 터라 다리를 이용하지 않아도 호수를 건널 수 있었다.



물론, 호수에서 여러가지 레포츠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이 피라미드 섬으로 넘어오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하긴, 이렇게 바람이 부는데 이곳에 올 이유가 딱히 없기도 했지만;;; 겨울이 아니라 봄이나 여름, 가을대에는 아름다운 호수의 풍경과 함께 꼭 한번쯤 볼만한 곳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음에 방문했을때도 시간관계로 패스. 뭐, 언젠가 또 올 일이 있겠지..^^





2시간 가까운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잠시 섬 위에서 쉬기로 했다. 바람이 엄청나게 불기는 했지만, 섬에는 나무들이 많이 심어져 있었기 때문에 나무의 뒤에 숨으면 매서운 바람도 한층 수그러 들었다. 벤치에 앉아서 하얀 설산을 보고 있으려니, 여행중이면서도.. 내가 여행중이란 생각이 새삼스럽게 들었다.

웅장한 자연 앞에서 작아지는 느낌.




피라미드 호수에서 재스퍼까지는 도로를 따라서 내려오는 길을 선택했다. 따로 길이 마련되어있지는 않았지만, 차들이 거의 다니지 않기 때문에 도로를 따라서 내려오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다. 내려오는 길에는 리조트로 보이는 곳들과 보트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런 곳들은 아마 여름에 인기 있는 곳들이겠지. 어쨌든, 지금은 지나가는 풍경.




피라미드 호수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호수가 하나 더 있는데, 역시 아름다웠다. 물론, 꽁꽁얼어버린 그 위에 눈으로 덮여있어서 하얀 평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안에 숨겨져 있는 것들이 보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1시간 반정도 걸려서 다시 트레일을 내려왔더니 온몸이 욱씬욱씬. 매일매일 그렇게 돌아다니면서도, 트래킹이 무리했던걸까? ^^; 어쨌든, 오늘 하루는 숙소의 뜨거운 핫텁에 몸을 담그며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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