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026] 스티키스홀무르 마을과 스네펠스요쿨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 - 유럽자동차여행


아침 일찍 일어나 캠핑장에서 텐트와 짐들을 정리하고 스티키스홀무르 마을을 보러 갔다. 서부 피오르드에서 가장 큰 마을이라고는 하지만, 아이슬란드의 인구를 감안해보면 규모가 대충 짐작이 간다. 가장 먼저 간 곳은 스티키스홀무르의 주요 볼거리인 스티키스홀름스키르캬 교회. 정말 아이슬란드의 지명을 읽다보면 헷갈리는 경우가 부지기수.


어쨌든 이 교회는 가장 높은 곳에 3개의 종이 있는 것이 특이한데, 정면에서 본 모습이 꼭 배의 앞모습 같다고 하여 유명하다. 보통 교회 내부도 공개되어 있다고 가이드북에 나와있었는데, 우리가 갔을 때에는 굳게 문이 잠겨 있었다.





교회가 있는 곳은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도 했다. 작은 반도의 끝에 있는 마을이라, 바다와 연결되는 작은 섬 위에 집들이 오밀조밀하게 들어가 있는 것이 꽤 예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렇게 교회에서 마을을 내려다 본 뒤에, 본격적으로 마을로 들어왔다. 마을에는 곳곳에 무료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차를 주차시키고 마을 나들이에 나섰다. 어차피 마을 자체도 그리 크지 않아서 둘러보는데에 큰 시간이 들지 않을 듯 했다.




왠지 아이슬란드에서 지중해 풍의 하얀 건물. 정확히 무슨 건물인지는 모르겠으나, 잡다한 물건들을 다 파는 가게 같아 보였다.




고기배들과 조용한 항구의 모습.




부두 한켠에서는 잡아온 물고기를 박스에 옮겨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물고기를 옮기는 것이 보여 후다닥 갔는데, 내가 본 것이 마지막 박스였는 듯.. 도착하자마자 작업을 끝내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아까워라!



이 마을의 두번째로 유명한 볼거리가 바로 이 노르웨이안 하우스. 노르웨이 양식의 목조 건물이라고 하는데, 아이슬란드 다음 여행지로 노르웨이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굳이 큰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사실, 입장하는데 입장료도 있기 때문이기도 했고.





이건물은 목조건물 같은 느낌을 하고 있지만, 가까이 가보니 철제 슬레이트를 이어서 일반 집 바깥을 둘러 싸고 빨간색으로 색을 칠해 놓은 것이었다. 나름 독특하다면 독특하다고 부를만한 건물이었다. 그 앞으로 보이는 노랑-빨강의 소화전도 꽤 매력있었다. 진한 색들의 만남이랄까.


이 정도가 스키티스홀무르 마을의 볼거리가 전부여서, 바로 스네펠스요쿨 국립공원으로 차를 돌렸다.




원래는 바로 국립공원으로 가려고 했는데, 가이드북에서 의외로 흥미로워 보이는 곳이 있어 그곳에 들리기로 했다. 비야르나르호픈(Bjarnarhofn)이라는 농장에서 아이슬란드에서 유명한 삭힌 상어 고기인 하카를(Hakarl)을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도착을 해 보니 그 과정은 볼 수 없었고, 삭힌 상어 고기를 만드는 과정이 있는 사진과 만드는 기구들이 있는 박물관을 볼 수 있는 비용을 받고 있었다. 사실, 음식 자체로도 그리 땡기는 것은 아니었는데, 입장료도 상당히 비싸서 그냥 스킵하기로 했다. 괜히 돌아왔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차 앞을 얼씬 거리던 고양이. 아마 농장에서 사는 녀석이겠지.




그 농장으로 가기위해 갔던 길은 베르세르캬흐라운(Berserkjahraun)이라는 용암지대로, 다음 도로와 연결되는 곳 까지 이렇게 용암이 흘렀던 라바필드를 보면서 달릴 수 있었다. 멀리 보이는 설산, 그리고 용암이 흘렀던 땅은 그 풍경 자체로도 독특함이 가득 느껴졌다.




라바 필드가 끝나는 지점에서부터는 꼭 호수처럼 보이는 피오르드들이 나타났다. 도로가 피오르드를 따라서 구불구불 이어져 있따보니 이렇게 멋진 풍경의 해안도로를 달리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고보면, 아이슬란드에서 달렸던 수많은 도로들이 대부분 해안도로기는 했지만.



가는 길에 있었던 작은 쉼터. 그 곳에 안내판과 함께 피크닉 테이블이 있었다.



그 곳에는 스네펠스네스 반도의 사가와 여러 볼거리들이 표시되어 있었는데, 모두 아이슬란드어라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확실히 알아볼 수 있는 건 반도 가장 서쪽에 있는 하얀 빙하가 바로 스네펠스요쿨이라는 것. 오늘의 목적지가 바로 저 빙하가 있는 산을 보면서 한바퀴 드라이빙을 하는 코스다.






가족력이 의심되던 양들.


도대체 왜 색이 제각각인거야. 이전에 여행하면서 하얀 양과 검은 양은 봤었는데, 갈색 양은 이번에 처음 봤다.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면서 양들이 참 다양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나중에 유럽 본토를 여행하면서 너무 획일적인 양들이 많아서인지 아이슬란드의 개성있는 야생스러운 양들이 좀 그리워지기도 했다.



피오르드를 따라서 달리는 길. 바다 바로 위의 산도 한여름에 눈이 녹아있지 않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스네펠스요쿨. 



그렇게 달려가다가 멈춘 마을은 헬리산두르(Hellissandur). 이쯤 되면 내가 아이슬란드어 발음을 제대로 읽는 것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구글 번역에서 읽어주는 발음을 한글로 옮길 뿐이지만, 그냥 이런 느낌이라고만 생각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스네펠스요쿨을 볼 수 있는 첫번째 마을이자, 다양한 조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해서 사람들이 많이 멈췄다 가는 마을이기도 하다.



설산을 배경으로 땅에 새들이 가득했다.



그 옆으로는 작은 호수가 있었고,



여름이라고 꽃도 피어있었다. 아이슬란드는 6,7월이 야생화가 가장 만발하는 계절이다.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스네펠스요쿨.








그래서 부족한 실력이지만 주변에 날아다니는 새들을 사진에 담아봤다. 더 많은 새들이 있는 것 같았지만, 이 곳에서 우리가 본 새들은 갈매기를 포함해서 4종류 정도 되는 듯 했다.



이 곳에서 볼 수 있는 새들에 대한 안내가 있는 표지판. 역시 모두 아이슬란드 어. 영어를 쓰는 여행자들은 이쪽으로 잘 오지 않는건가 싶을 정도였다. 아이슬란드 남부나 동부를 여행할 때에는 영어 병기가 잘 되어 있었는데, 서부로 넘어오면서 부터 영어 자체를 꽤 보기 힘들어진 듯 싶었다. 뭐, 사람들은 여전히 영어를 잘 하기는 했지만.




마을의 한 쪽에는 역시 잔디로 지붕을 덮은 아이슬란드 전통 집이 있었다. 혹여나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을까 했는데, 굳게 닫혀있어 그럴 기회는 얻지 못했다.



그래도 의외로 파란 하늘과 잘 어울리던 집. 물론, 그리 살아보고 싶은 집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 뒤로는 이 곳에서도 용암 지역이 쭉 펼쳐졌다. 좀 높은 곳으로 올라온 것 같지만, 그냥 5m정도 높이의 나즈막한 전망대에 올랐을 뿐이었다.



바로 이 전망대.


근데 설산이 배경으로 있는 곳에 사람이 두명 서 있으니, 꽤 높은 곳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것이 바로 위도가 높은 곳에서 멋진 풍경을 함께 담았기 때문인 것일까? ... 그냥 아래쪽 땅을 사진에 담지 않은 내 의도가 더 컸겠지...ㅎㅎ



어쨌든 이 곳에서 생선을 잡는 다소 막 만든 듯한 디테일이 좀 부족한 낚시꾼 아저씨 동상을 본 뒤, 본격적으로 스네펠스요쿨을 한바퀴 돌기위해 다시 차를 몰고 서쪽으로 향했다.





이 블로그의 글에는 제휴링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The links in this blog include affiliate li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