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것이 가득한 3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시장, 고치현 일요시장에 가다-


고치시의 일요시장이 마무리하기 전에 부랴부랴 일요시장으로 왔다. 토요일날 와서 하룻밤을 자고 돌아다녔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어쨌든 이 지역에서 손꼽히는 큰 시장이라고 하니 보지 않고 지나갈수가 없었다. 평소에는 도로이지만 일요일에는 이렇게 거대하게 변하는 고치현의 일요시장은 3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이 일요시장을 두어시간 정도 둘러보면서 느꼈던 것은, 역시 시골이라 그런가 사람들이 정말 친절했다. 사진을 찍으니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고, 한국에서 왔다니 자기 노점을 잘 소개해달라는 분도 있었다. 말도 제대로 안통하기는 하지만, 가다가 궁금해서 이것이 뭐냐고 물어보니 도저히 설명을 못해서 먹어보라던 아주머니도 계셨고, 인심좋게 한국사람이라니 매운 고추를 주시던 분도 있었다. (덕분에 엄청 혼났다 ㅠㅠ)


시장에서 가장 정겨운 풍경은 역시 이렇게 야채들이 바구니에 담겨서 팔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시장과 별반 다를게 없는 것들이지만, 자세히보면 가운데 것이 눈에 띈다.


바로 쪄서 말린 고구마. 고치의 특산물이라고 하는데, 고구마가 당도가 좀 낮은 녀석으로 만들어졌는지.. 아주 달콤하지는 않았다. 맛은, 고구마 젤리같은 느낌? 별로 비싸지 않으니 한번 쯤 재미삼아 사먹어 볼 만한 녀석이었다.


아주 매웠던 고추. 한국사람이라니 한번 먹어보고 싶냐고 물어보던 할머니. 주시길래 그냥 넙죽 받아먹었는데..정말 매웠다. 일본에서 매운 음식을 먹을거라고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매운기가 꽤나 오래가서 조금 고생을 했다. ㅠㅠ.. 이거때문에 한 20분 가량은 맛있는 것을 하나도 못사먹은 듯 싶다.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야채나, 음식들, 과일들을 보면 참 신기한 것들이 많다. 바로 옆나라 일본인데도 한국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과일이 있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덕분에 이렇게 시장을 돌아다니는 재미는 배가 된다.


다양한 초밥들. 고등어를 통째로 초밥으로 만든 녀석도 있고, 다양한 생선 초밥이나 어묵등을 팔고 있었다. 고등어를 통째로 이용해서 만든 초밥은 현재 먹는 스시의 원조라고 볼 수 있다고 한다.


고치현의 특산물 중 하나가 바료 유자. 일본어로 유즈라고 하는 이 녀석은 고치 일요시장 곳곳에서 액기스화 되어 병에 담겨있었다. 고치에서 여러가지 음식을 먹다보면, 유자가 정말 다양한 곳에 쓰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달콤한 맛이라고만 생각되던 유자가 다른 음식과 결합했을때 상큼함으로 거듭나는 것이 참 신기했다. 우리나라에서 유자하면, 유자차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유자 옆에 있는 것도 비싼 계란이라고. 가격이..무려 500엔.. ㅡ.ㅡ; 1알에 1000원정도 한다.;;


고치는 생강으로도 유명하다. 일본 최대의 생강 생산량을 자랑한다고 하는데, 어쨌든 생강도 시장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품목 중 하나이다.


귤이나 토마토 등은 한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녀석들. ^^


배추와 무를 절여놓은 녀석들. 일종의 단무지를 생각하면 되는데 색깔이 각각 다르듯.. 먹어보면 맛도 다 다르다. 의외로 맛있어서 사오고 싶었지만, 이런게 국내 반입이 될리가 없으니 좌절. ㅠㅠ.


다양한 야채를 팔던 좌판.. 그 중에도 눈에 띄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이 길쭉하게 생긴 일본무. 하얗고 긴 자태가.. 꽤나 이쁘다. 특히 2 다리를 가진 녀석. 그리고 그 옆에는 게임에서 자주보던 짜리몽땅한 무도 있다. 실제로 먹어본적은 거의 없는 듯.


매실. 우메보시라는 절임인데.. 이건 영 내 입맛에는 안맞지만, 의외로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은걸로 알고 있다.


여기도 절인음식부터 다양한 야채들을 팔고 있었다. 이런것은 보면 그저 신기할 따름. ^^



요건 일종의 떡 종류인데 그냥 먹는것이 아니라 한번 찌면 크게 부풀어오르는데, 그 상태로 먹는것이라고 한다. 먹어볼기회는 없었지만, 꽤나 먹을만하다는 이야기.


건어물도 많이 팔리고 있었다. 학꽁치처럼 보이는 녀석도 있고, 잘 봐도 도대체 무슨 생선인지 모르겠는 녀석들도 있다. 어쨌뜬, 다양한 생선이 이렇게 말려진 상태로 팔리고 있었다.


요 너석은 보통 된장국에 많이 넣어서 끓여먹는다고..


꽤나 인기있는 가게인듯, 서서 하나하나 구경하는 동안 사가는 분이 3분이나 있었다.


그렇게 계속 걸어서 일요시장 안쪽으로 들어갔다. 관광객도 많았고, 현지인들도 많은 북적거리는 시장이었다. 역시 시장은 이런 맛이 있어야 시장이라고 부를만 하다.


요.. 귤도 아니고 한라봉도 아닌 중간쯤의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 녀석의 이름은 '폰깡'. 오렌지에 가까운 맛인데 훨씬 달다. 고치에 있으면서 너무 맛있어서 거의 입에 달고 살다시피 했다. 가격도 저렴했고.. 요 녀석들이 2월이 딱 많이 나오는 시기라고.


한국에서는 본적이 없었던 빨간 당근. 맛은... 당근 맛이겠지? ;;


무말랭이.. 요런건 친숙하다.


노란 자몽. 자몽이 시큼한 맛을 가진데 반해서, 이 녀석은 과육은 달콤하고.. 겉은 살짝 썼다. 어떻게 맛을 아냐면, 얻어먹어봤음.;


그렇게 과일을 몇개 사서 먹으며 걸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밀려오는 공복감에 꼬치가게에 들렸다. 이 가게도 사람들이 줄서서 많이 사가고 있었는데, 역시 숯불에 구워야 꼬치 맛이 제맛이라고.. 맛있었다. -_-b


요녀석은.. 소위말하는 삼겹살꼬치.. ㅡ.ㅡ; 한국에서는 삼겹살 꼬치는 없는데.. 어쨌뜬, 후추도 뿌리고.. 소금도 뿌리고.. 숯불 위에서 자글자글 익어간다.

그럼 그 녀석들을 하나하나 들어서..



요렇게 종이컵에 담아준다. 숯불에서 바로 구운 삼겹살꼬치의 맛은..그야말로..

왕입니다요.-_-b


그 외에도 장어꼬치, 소고기꼬치, 닭껍질꼬치, 베이컨꼬치, 삼겹살꼬치, 야채꼬치 등이 있었다.


다 가격이 80엔 정도였지만, 스테이크 꼬치와 장어꼬치는 무려 300엔..-_-;;; 비쌌다.


꼬치집에만 사람이 많았냐. 그건 아니었다. 바로 맞은편에 사람이 가득 줄서있는 가게가 있었으니, 고치 일요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고구마 튀김 가게라고 한다. 어쨌뜬, 이렇게 사람이 줄을 서서 구입해 가는 것은 그만큼의 이유가 있는 터. 안먹어 볼 수가 없었다.




즉석에서 열심히 튀겨지고 있는 고구마. 고구마 튀김은 고구마 튀김이다. 라는 상식을 깨줄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냥, 보기만 해도 먹음직 스럽다. 그냥 평범한 고구마 튀김이라도 좋아.ㅠㅠ..



갓 튀긴 고구마튀김이어서일까. 정말 맛있었다. ㅡ.ㅡa... 뭐, 고구마 튀김이 고구마 튀김이긴 하지만, 역시 튀김은 갓 튀겨야 맛있는 듯.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가는 덕분에 바로바로 튀겨질 수 있는 것 같았다. 어쨌든, 역시 들고다니면서 열심히 먹었다.-_-a;;


요건 뭔지 모르겠다. ㅡ.ㅡ;;


여기서도 발견할 수 있는 유자 액기스. 이거 정말 사가고 싶었다. 그냥 궁금해서 가장 작은 100cc짜리를 하나 사서, 아침마다 빵이고 토스트고 뿌려먹어봤다. 아.. 유자향이 아주 그만입니다요. ㅠㅠ... 이거 정말 대량 수입하고 싶었던 그런 것이었다. 아..유자..ㅠㅠ..


요 녀석도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 아 모르는 식재료가 너무 많으니, 공부해야 할게 산더미다. ㅠㅠ..



고치현의 명물이라는 고구마튀김. 종류도 굉장히 다양했다. 이곳에서 하도 샘플을 많이 주워먹어서, 미안한 마음에 4봉지를 샀다. 1개 400엔이지만, 3봉지를 사면 1000엔. 4봉지를 사니 1300엔에 주셨다. 고치현에서 가지고 온 선물 이벤트에 있는 고구마 튀김이 바로 이 녀석들 ^^;


아까 봤던 그 무들. 요놈들은 덜 섹시하다.


토란. 이 토란을 보고 있으려니 토란국이 갑자기 떠오른다. 토란국 예전에는 정말 많이 먹었는데, 최근에는 토란국을 먹은 기억이 없다. 그 부들부들한 느낌이 좋은데 ^^;


이렇게 물건을 파는 시장의 풍경은 언제나 정겹다.


요것은 말린 곶감.



고치현의 일요시장은 일요일 아침 일찍부터 시작해서 해가 지는 시점까지 열린다. 내가 갔을 때에는 오후 5시가 되어갈 쯤에 슬슬 가게를 접기 시작했다. 3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다는 일요시장. 한국에서 못보던 신기한 것들도 많았는데, 모두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것이 살짝 아쉬워질 따름이었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었던 시장 구경.

사람들도 친절하고, 맛있는 것도 많고.. 볼것도 많고.. 먹을것도 많고..

이래서 시장구경은 여행의 가장 큰 재미일수밖에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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