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보성/담양 기차여행 #1] 무궁화호 타고 떠난 보성 녹차밭(대한다원) 여행~


월요일 아침. 샌드위치 데이였던 5/4일날 보성으로 기차여행을 떠났다. 버스를 타면 시간은 더 적게 걸리지만, 아무래도 연휴사이에 낀 평일이다보니 차가 막힐것이 걱정이 되기도 했고 얼마전까지 버스를 타고 수십시간씩 이동을 했던 터라 기차를 이용하고 싶었다. 무궁화호는 자주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면서, 넓은 좌석을 제공하기 때문에 굉장히 좋아한다. 한국은 넓지도 않아서, 아무리 멀리가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만은 않으니 짧은 기차여행에는 아주 그만이다.

오늘의 목적지인 보성 녹차밭이 있는 대한다원까지 기차로 걸리는 시간은 5시간 반. 9시 45분에 출발해서 3시 15분쯤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기차를 타기 전에 기차 안에서 먹어야 하는 필수품인 계란, 사이다, 김밥 등을 구입하고는 기차에 올랐다. 1박2일로 떠나는 근교 여행의 시작이다.


너무 익숙한 무궁화호 실내 풍경. 좌석간 넓이도 넓어서 발을 쭉 펴고 갈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차에 앉아서 가지고 간 노트북으로 영화도 보고, 기대서 잠도 자고, 먹을 것도 먹다보니 시간이 슝~하고 흘러갔다. 다만, 철도파업중이어서일까, 카트를 끌고다니는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없어진 것 같기도 하고.


무궁화호를 타고가면서 심심하다면 이 열차카페를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노래방, 인터넷, 게임기, 안마시설에서부터 먹을 것을 먹을 수 있는 작은 카페까지.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한 시설들이 모두 모여 있기 떄문이다. 물론, 내가 갔을때에는 아이들에 의해서 모든 시설이 점령(?)당한 상태이기는 했지만.


인터넷을 하고 있는 아이들. 그리고, 오른편에 보이는 게임도 철권5이다. 꽤나 최신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배가 고프다면 여기서 간단히 먹을것을 사 먹으면 된다. 물론, 카트가 다니지는 않지만 호두과자나 도시락을 들고 가끔씩 칸을 지나다니기 때문에 그때 사먹어도 된다. 열차카페 안에서 느긋한 커피를 마시며 느긋하게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기차 여행을 즐기는 한가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5시간이 넘는 긴 기차여행 끝에 보성역에 도착했다.


우리가 타고 온 열차는 용산에서 여수까지 가는 열차였다. 보성에서 잠깐 정차한 후에 바로 여수를 향해 떠났다. 여수는 순천과 함께 작년 초에 한번 다녀왔었기 때문에 이번 여행의 일정에서는 제외했었다.


이곳이 바로 보성역. 2층으로 된 현대식의 작은 역이다. 기차에서 삼삼오오 내리는 것은 대부분 커플들. 나 역시도 커플로 간 거긴 하지만, 손을 잡고 이내 사라지는 그들을 보며 여행지에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도, 커플이 많이 오는 여행지. 이렇게 기차를 타고 온 그네들도 아마 기차여행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이 시간에 도착한 것이겠지?

사실, 기차를 이용하면 오후 3시쯤에 도착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봄에 여행하기 적당하다. 당일치기로 온다면 저녁늦게 들어가게 되서 애매한 일정이 되지만, 1박 2일 정도의 일정이라면 기차를 타고 오는 여행도 나쁘지 않다. 정 하루밖에 시간이 없다면 보성녹차밭과 담양을 하루만에 돌아보는 투어가 코레일투어에도 있고, 일반 버스를 이용한 투어들도 있다.


보성역에서 녹차밭이 있는 대한다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보성시외버스터미널로 가야 한다. 보성역에서 약 5분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데, 기차가 좀 일찍 도착하면 3시 40분 버스를 탈 수도 있고, 그 버스를 놓치면 4시 30분까지 기다려야 한다. 만약,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애매하다면 주위의 사람들을 모아서 택시를 타고 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았다. 2명이 버스를 타고 가면 2천원이지만, 택시를 타면 4천원이다. 물론, 4명이서 쉐어한다는 전제하에.


우리의 일정은 보성 이후에 광주를 거쳐, 담양 죽녹원과 대나무축제를 둘러보고 돌아가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보성 녹차밭으로 가는 버스표와 광주로 가는 버스표를 구입했다. 광주로 가는 버스티켓은 아무 시간대나 타도 상관이 없기 때문에 미리 구입해도 별 상관이 없다. 보성 녹차밭까지 버스는 1,000원, 보성에서 광주까지 가는 버스는 7,300원이다.


왼쪽은 보성 녹차밭으로 가는 버스 시간표이고, 오른쪽은 보성에서 광주로 가는 시간표이다. 또한, 보성에서 울산으로 가는 버스도 하루에 3편이 있다.


보성 녹차밭으로 가기 전에 구입한 4장의 버스표.


보성 터미널에서 녹차밭까지 가는 시간은 원래 10분밖에 안걸리지만, 녹차밭의 입구에서 문제가 생겼다. 바로, 주차되어있는 차들. 가뜩이나 좁은 도로에 양쪽으로 주차를 해 놓으니 차가 지나갈 수 없는게 바로 문제였다. 결국, 버스에 타고 있던 학생 한명이 내려서 주차되어있는 차들의 백미러를 모두 접고 난 이후에야 버스는 간신히 지나갈 수 있었다.

대한다원에 주차공간이 없어서 이곳에 주차를 한 것 같은데, 개인이 그런것이라면 몰상식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고.. 대한다원측에서 이렇게 인도를 했다면 다음번에는 좀 더 생각을 해서 주차공간을 마련해야 할 것 같았다.


주차장에도 가득한 차들. 어린이날 전날인데다가 샌드위치데이라 그런지 가족단위로 놀러온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대한다원 매표소로 가는 길 왼편으로는 이렇게 작업을 하시는 아주머니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들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들이다.


대한다원의 입장료는 1인당 2천원. 2명의 입장권을 한장에 출력함으로써 종이를 아낄수 있어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제1 대한다원도 좋지만, 제2다원도 더 좋다고 하는데 차를 가지고 온 것이 아니라 못 간것이 못내 아쉽다.


대한다원으로 가기 전에는 이렇게 높은 나무들이 세워져 있는 길을 지나가야 한다. 녹차밭에 가기 전에 산림욕을 하는 기분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았다.





우리가 돌아본 시간은 5시가 좀 안된 시간이다보니 빛이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 물론, SLR을 가져간 것이 아니라 서브로 사용하던 삼성 WB500으로 찍은거지만, 그래도 잘 나왔는 생각이 든다. 대한다원을 둘러보는데는 사실 큰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잘 정비되어 있는 길을 따라서 걸어다니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차밭 안쪽까지 들어가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자주 보이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규칙을 잘 지키면서 차밭을 돌아보고 있었다. 관광객에게 공개되어있는 이 부분이 차밭의 전부라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어쨌든 이곳만으로도 규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인도네시아에서 갔었던 녹차밭이 떠올랐다. 그곳은 여기보다도 훨씬 규모가 컸었는데, 녹차밭의 느낌은 이곳하고는 조금 달랐다.


녹차밭을 구경하는 아이들. 오른쪽 두 아이는 옷이 똑같은걸 보면 아마도 형제인 듯 싶다.


사실, 밖에서 식사를 할 생각이었는데, 계획을 바꿔서 대한다원 안에서 식사를 했다. 이것은 5,500원짜리 녹차냉면. 냉면 육수자체가 꽤 시큼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따로 식초를 칠 필요가 없었다. 일단 냉면맛은 합격점.


처음에 녹차비빔밥이라는 이름을 봤을 때, 녹차잎도 넣고 비벼먹는 것인줄 알았다.(무식-_-). 하지만, 알고보니 녹차물로 지은 밥을 가지고 비벼먹기 때문에 녹차 비빔밥이었다. 비빔밥의 생명은 다양한 야채도 중요하지만, 고추장의 맛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비빔밥도 꽤 맛있었다. 역시 5,500원. 유명한 관광지의 식당치고는 그리 비싼편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다만, 이곳은 6시에 칼같이 문을 닫기 때문에, 여기서 식사를 못하면 매표소 옆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보성까지 나와서 식사를 하면 된다. 물론, 우리는 배고프면 앞이 안보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여기서 밥을 먹었지만. 밥 맛 자체도 나쁘지 않아서 좋았다.


식당 아래편에서는 다양한 특산물들을 팔고 있었는데, 녹차국수가 상당히 사고싶었으나 녹차국수는 포기하고 녹차라떼만 16포들이 한팩을 사왔다.


녹차아이스크림. 녹차아이스크림하면 진한맛의 녹차아이스크림이 먼저 떠올랐는데, 이것은 초코나 바닐라 아이스크림처럼 쭈욱 뽑아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나름대로 녹차맛이 나는 것이 꽤 괜찮았다.


다시 보성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대한다원 건너편의 정류장을 이용해야 한다. 다만 버스가 40~50분정도 간격이라 버스 하나를 놓치면 다음 버스를 타기까지 꽤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그것을 기다리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택시를 4명이서 쉐어해서 타고 가곤 했다.


보성역에 도착해서 우리는 광주로 떠나는 버스를 탔다. 보성에서 광주까지는 약 1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거리였다. 내일은 광주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담양으로 가서 죽녹원과 근처 길들을 걸어본 뒤에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렇게 1박2일의 첫째날인 보성 녹차밭 일정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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