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062] 남부 피요르드 하이킹 하이라이트, 트롤퉁가(Trolltunga) 가는 길



[노르웨이 #062] 남부 피요르드 하이킹 하이라이트, 트롤퉁가(Trolltunga) 가는 길


트롤퉁가는 오다에서 4km정도 북쪽의 티세달(Tyssedal) 표지판이 나오면, 그곳에서 Skjeggedal 표지판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중간까지는 버스도 다니기 때문에 도로상태가 좋지만, 그 이후로는 왕복으로 차 1대밖에 못다닐정도로 좁기 때문에 조심해서 올라야 한다. 대중교통으로 올 수 있는 건 이 중간지점까지기 때문에, 그 이후로 가기 위해서는 히치하이킹을 해야 한다. 다만, 오전 일찍 오면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히치하이킹을 해서 올라간 후기도 꽤 많이 보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오다의 캠핑장은 상태가 영 꽝이기로 유명했다. 좀 돌아가긴 했지만, 그래도 어제 잤던 캠핑장으로 이동해서 묵은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졌다. 물론, 그 캠핑장도 훌륭하다고 말하기에는 2% 부족한 곳이었지만. 적어도 시설들이 고장나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트롤퉁가로 올라가는 길. 과거에는 저 위에 있는 마을 및 트레일을 위해서 푸니쿨라(Funicular)가 운행을 했지만, 현재는 운행 중단 상태이다. 운행을 했던 곳의 라이센스가 2010년에 만료되면서 운행을 중단했는데, 그 이후로 다시 운행할 계획은 없는 상태다. 이 푸니쿨라를 이용하면 단번에 430m를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체력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었겠지만.. 운행안한지 벌써 몇년이 지났으니 어쩔 수 없다 싶다.



푸니쿨라 철로는 입장 금지라고 되어있기는 했지만, 등산로 중간중간 진입로가 있다보니 이 길을 따라서 올라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다만, 나는 계단보다는 이렇게 자연상태의 길을 따라 올라가는게 더 편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 길을 이용해서 올라갔다. 계단의 경우 보폭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지만, 등산로를 이용하면 보폭 조정이 쉽기 때문이었다. 트롤퉁가는 왕복 10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로, 중간에 화장실이나 먹을것이 없기 때문에 모두 다 준비를 해 가야만 하다.


거리 자체는 꽤 되지만, 사실상 두번의 힘든 오르막(초반 4km)만 건너면 그 후로는 완만한 길이 계속되기 때문에 난이도로만 봤을 때에는 그렇게까지 어려운 트레일은 아니다. 다만, 왕복 약 22km 정도라 거리 자체가 상당하다보니 그에 따른 피로도가 높은 편이다. 우리는 단순히 트래킹만 하는게 아니라 중간중간 사진도 찍고, 트롤퉁가에서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다리며 1시간 넘게 있었더니 11시간 넘게 시간을 소비했다. 그냥 사진을 찍지 않고 단순 왕복을 하면..체력이 좋은 사람들은 8-9시간 정도면 왕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등산로를 올라가는 와이프. 딱 보더라도 경사가 어느정도 되는지 대충 감이 온다. 아마 여길 올라가는게 가장 힘든 구간(내려올때도 마찬가지)이 아니까 싶다. 1km도 안되는 구간에서 430m를 오르는 코스.



우리가 올라갈 때 엄청나게 왕복을 했던 근육 비글. 도대체 개에게 무슨 운동을 시키면 이렇게 근육질이 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근육질이었다.



약 1km가 안되는 첫번째 오르막을 오르고 나면 이렇게 호수의 풍경이 뒤로 펼쳐진다. 경사가 좀 있어서 그렇지, 초반이라 그렇게까지 힘들지 않은 그런 코스였다. 일단 올라오면 시야도 탁 트여서 기분도 좋아지고..



그 옆으로 펼쳐지는 또 다른 풍경. 노르웨이의 피요르드는 둥글둥글한 것이 매력인 듯 싶다. 뾰족한 산들만 보다가 이렇게 둥글둥글한 산을 보니 기분도 둥글둥글해진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는 전날 비가 왔었기 때문인지 이렇게 질척한 길이 시작되었다. 모기도 대박 많았고, 등산도로 애매해서 이리저리 피해서 걸어가느라 시간이 좀 더 걸렸다. 길이 아주 좋지 않고, 바위도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등산스틱이 있으면 좀 더 쉽게 트래킹을 할 수 있다. 물론, 준비 안해도 사람들이 이용하고 버린 등산스틱 대용 나무들이 주변에 널려있기는 했다.



트롤퉁가 방향 안내 표지판. 근데, 보면 프레이케스톨렌까지도 연결되는 듯 한데, 그 프레이케스톨렌이 아니라 비슷한 모양의 바위가 아닐까 싶다.




첫번째 오르막과 질척한 길을 지나면 이렇게 평지가 이어진다. 몰아쉬었던 숨을 진정시키고, 좀 더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날씨도 맑고, 온도도 20도 초반 정도였던지라 트래킹하기에는 최적이었다. 햇살이 좀 뜨겁기는 했지만.




그 위에도 이렇게 마을이 있었다. 정확히 마을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별장들이었는데, 우연이 이곳에 사는 사람과 잠깐 이야기를 나눠보니 주말마다 여기에 올라와서 휴식을 취한다고 했다. 별다른 교통수단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걸어서 올라야 하는데, 매주 온다니..그 분들이 새삼 존경스러웠다.




두번째 오르막의 시작. 


두번째 오르막은 첫번째 오르막처럼 한번에 급경사를 오르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계단 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첫번째 오르막보다는 더 쉽게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미끄럽지 않은 바위여서 접착력도 좋아서 오르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강아지와 함께 트래킹을 온 사람과 뒤로 보이는 작은 마을..아니 별장들.



날씨가 좋은 날이어서 그런지 트래킹을 하는 사람들이 숫자가 꽤 많았다.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리랑 엎치락뒤치락 하며 비슷한 속도로 트래킹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사진을 찍다보면 어느새 저 앞까지 가버리기 일쑤였지만.



노르웨이의 다른 하이킹 트레일처럼 이곳에 빨간색 T자를 이용해서 경로를 표기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바위 길. 두개의 오르막을 오른 후에는 이렇게 평탄한 길이 계속 이어이기 때문에, 굉장히 쉬운 트레일로 변한다. 단지 좀 울퉁불퉁한 정돈되지 않은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과, 전체 왕복 길이가 22km로 길다는 것이 트롤퉁가가 어렵다는 인식을 갖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걷다보니 아직도 눈이 녹지 않은 지역도 있었다. 이때가 7월 말이었으니, 이 눈이 녹은 시기는 8월말쯤이나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또 8월에 다녀오셨다는 분의 여행기를 보면 여전히 눈이 있는 걸 보면 안녹거나..그냥 만년설처럼 남는지도 모르겠다.



강아지와 함께 걸어가는 등산객. 저 강아지는 그리 눈을 신기해 하는 것 같지 않았다. 노르웨이 출신인가?




눈이 쌓여있던 지역을 벗어나니 다시 평평한 지역이 나왔다. 물웅덩이와 눈이 혼재해 있었는데, 저 물웅덩이들도 아마 눈이 녹아서 생긴 웅덩이가 아닐까 싶었다. 녹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전체적으로 깨끗한 느낌.



그리고 이곳에도 이렇게 눈이 녹은 물이 흘러내리는 작은 개천이 있었다. 트레일을 따라 걸으면서 이런 개천을 몇번 건너야 하기도 했는데, 대부분 폭이 그렇게 넓지는 않아서 건너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이날의 우리의 메인 식량은 주먹밥! 밥솥으로 한가득 한 밥에 김자반을 넣고 비비면 끝~ 생각보다 만들기도 쉽고, 물만 있으면 반찬없이 먹기에도 그만. 1인당 주먹밥 3개를 만들어오고, 그 외에도 초콜릿과 과일 등 여러가지 먹을거리를 싸왔는데.. 역시 트래킹 거리와 시간이 워낙 길다보니 다 먹어치워버렸다. 트래킹하면서 가장 많이 먹었던 시기인 듯.



계속해서 이어지는 트레일. 사람들이 많이 다닌 곳은 이렇게 풀이 죽어 길이 나 있었다.



사람들이 쌓아놓은 것 같은 돌. 저 뒤는..화장실이었다. -_-;; 트레일 중에 화장실이 없고 시야를 가릴 수 있는 나무들이 없다보니, 저렇게 쌓아놓은 돌 뒤에서 사람들이 일을 본 것. 그래서 저 뒤는 지린내가 좀 났다. 어떻게 알았냐면..나도 갔었으니까.-_-;



여기까지 계속 내륙쪽에서 트레일이 이어졌다면, 이 포인트까지 오면 점점 피요르드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나타난 바위 오르막을 오르고 나니,




드디어 파노라마처럼 피오르드의 끝 부분이 펼쳐졌다. 여기는 바다와 이어지지 않았으니, 호수라고 표현을 하는 것이 더 맞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이 포인트에서 사진도 촬영하고 짧게 휴식을 취한 다음, 다시 트롤퉁가를 향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이 포인트가 대충 1/2~2/3 정도 온 포인트였던걸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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