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부여행 유타#04 - 하이데저트의 특별한 지형, 화이트 포켓(White Pocket)



화이트포켓은 그냥 보는 것 만으로도 감탄이 나오는 장소였다. 처음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 바위를 봤을 때만 해도 그런 감정은 아니었지만, 자연이 조각해낸 붉은 색의 사암 예술품들은 말 그대로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정수리마저 익게 만들 정도로 강렬할 햇빛이 자꾸만 물을 마시며 걷게 만들기는 했찌만, 이 풍경을 사진에 담는 그 시간 자체가 굉장히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화이트 포켓은 같은 곳을 보고 있으면서도 각도를 조금만 다르게 하면 또 다른 것 같은 풍경이 나와서 자꾸만 비슷한 사진을 찍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 있었다. 결국 나중에 사진을 정리하면서 보니, 다 비슷비슷한 사진들이었다는 것이 함정. 찍을 때는 그냥 풍경에 감탄하며 찍기 바빴었는데.



흡사 살찐 오리 같았던 바위.






더 웨이브를 연상케 하는 풍경도 있었다. 사실 내려다보는 각도에서는 참 멋졌는데, 사진으로 그 느낌을 담아내기가 쉽지는 않았다. 바위가 꼭 소용돌이치고 있는 듯 한 이런 모습은, 여태껏 여행하면서도 본 적 없는 정말 특별한 풍경이었다.





비 바위들에 이렇게 빗금을 만들어 놓은 것은 자연의 어떤 현상 때문이었을까? 어떤 바위들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꼭 얇은 돌들을 수십, 수백개 쌓아서 만든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하기도 했다. 상상해서 만들라고 해도 쉽지 않을 것 같은, 자연의 예술품.




이 더 웨이브의 한 켠에는 이렇게 식물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지역이라 그런지 부쉬 형태의 나무들이 많았고, 그마저도 다 키가 작은 녀석들 뿐이라서 이 곳에서 그늘을 기대하기는 무리였다.



커다란 원뿔 모양의 바위.



가까이서 보면 이런 느낌.



멀리서 보면 요런 느낌.



바위가 만들어내는 그라데이션은 꼭 물결치고 있는 듯 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디테일하게 보면, 그 층이 생각보다 얇고 촘촘하다.



같은 바위라고 하더라도 각도에 따라 다른 느낌.



그리고 그 와중에 꽃핀 식물들. 우리가 방문한 6월은 선인장과 사막식물이 꽃을 피우는 시기라고 했다. 생각보다 짧은 기간이라 꽃을 보는 행운을 누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코멘트.



역시 특별한 형태 없이 자유롭게 물감을 풀어놓은 듯 한 느낌의 바위들.



나름 한 폭의 웨이브?



이번에는 주황빛을 띈 거북이 등 모양의 바위들.



파란 하늘과 하얀색, 그리고 주황색의 조화. 가끔 녹색과 노란색.



이 정도면 조금은 웨이브 느낌.






같은 곳이지만, 몇걸음을 걷고,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모습이 시시각각 변하던 화이트 포켓.




화이트 포켓 너머로는 저렇게 평원과 하이데저트가 펼쳐진다. 위성지도상으로 보면 이 지역이 얼마나 특이한 곳에 외롭게 떨어져 있는지 조금은 짐작이 간달까?



걸어온 좁은 길. 사실 화이트 포켓은 더 웨이브에 비하면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제대로 된 4WD가 없으면 오기 힘들다는 특징 때문에 사실상 방문객이 많지 않다. 그렇다보니 제대로 된 트레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이 사암들이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을수록 손상이 가는 종류이긴 하지만, 워낙 방문자가 없어서일까.. 모두 자연 그대로 별도의 보호없이 공개되어 있었다. 



겹겹이 쌓인 바위의 층.



그리고 한때는 물이 있었던 곳인 듯, 풀들이 가득 자라있는 장소도 있었다.




물결치고 있는 바위의 모습들.



모래속 말라버린 나무와 갓 피어난 꽃들.



화이트 포켓은 규모 자체는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걸어서 제대로 한바퀴를 돌아보려면 2-3시간은 족히 필요한 장소였다. 딱히 이름이 더 붙어있는 것도 아니고, 볼거리라고 지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니 그냥 발걸음 닿는대로 열심히 걸어다니면 되는 곳이다. 6월의 사막은 덥고, 바람마저 뜨거웠지만 멋진 풍경은 그런 불편함도 불편함이 되지 않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다시 뒤돌아 본 평원 쪽 풍경. 화이트 포켓 지역을 넓게 보면 이런 느낌이었다.



다시 주차장 쪽으로 돌아가는 길.


우리는 살짝 방향을 잃은 느낌이었는데, 제니퍼는 이쪽이 확실하다며 우리를 안내했다. 사실 살짝 돌은 듯한 느낌도 나기는 했지만, 어쨌든 무리 없이 주차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쯤 해서 가지고 왔던 물, 1인당 1.5리터를 다 마셔버린 듯 했다. 음... 나만 다 마셔버린 것이었나. 그만큼 덥고 목이 말랐다.




그렇게 걷다보니 다시 화이트 포켓에 처음 왔을 때 본 거북이 등껍질 같은 바위를 다시 만났다. 이제 다 왔다는 이야기.



그래도 아예 관리가 안되는 곳은 아닌 듯, 화이트 포켓에 대한 설명도 이렇게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가 타고 온 그랜드 체로키. 그리고 그 옆으로는 누구의 것인지 파악이 불가능한 차.


테리 아저씨의 차에는 막 도착한 우리가 벌컥벌컥 마실 수 있도록 얼음에 넣어둔 차가운 물이 있었고, 마시자 마자 머리가 띵할정도로 시원했다. 별도로 에어컨을 틀고 달린게 아니라, 그냥 창문을 열어놓고 달린것이었기 때문에 카납으로 돌아가는 동안 시원한 물을 엄청나게 마셔댔다. 그래도 신기한건 그렇게 마셨음에도 화장실 한 번 가고싶지 않았다는 것.


몇시간 동안 마신 물의 양이 3-4L는 될텐데, 화장실에 가고 싶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탈수도 심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어쨌든 그렇게 아쉬운 화이트 포켓을 뒤로하고 다시 카납으로 향했다. 2시간이 넘는 비포장길, 다시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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