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046] 풍차, 전통마을 그리고 나막신, 잔세스칸스(Zaanse Schans)



[네덜란드 #046] 풍차, 전통마을 그리고 나막신, 잔세스칸스(Zaanse Schans)


알크마르에서 잔세스칸스까지는 약 30분 정도의 거리. 네덜란드는 국가가 작은 만큼 마을들이 다 가까운 곳에 있어서 찾아가기가 쉬웠다. 네덜란드 내에는 많은 풍차마을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관광지스럽다는 잔세스칸스를 목적지로 정했다. 너무 상업적인 느낌이 많이 든다는 후기도 많았지만, 풍차가 있는 풍경이 여기가 그래도 가장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잔세스칸스는 별도의 입장료가 없었지만, 차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은 입장료 느낌의 주차비를 내야 했다. 주차비는 7.5유로. 주차장은 뮤지엄과 연결되어 있는 곳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 곳 외에도 잔세스칸스에는 유료주차장이 몇 곳 더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여기가 초입에 있어서 위치가 좋은 편이라고 생각해서 여기를 선택했다.




자갈밭으로 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뮤지엄 앞으로 오니 바로 눈 앞에 풍차들이 나타났다. 바람이 많은 나라 네덜란드에서도, 풍력을 이용한 풍차보다는 효율이 더 좋은 현대식 풍력 발전기를 이용하다보니 전통적인 풍차는 점점 사라져가는 추세다. 남아있는 곳들도 실질적으로 사용된다기보다는, 관광객들을 위한 용도로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이는 네덜란드 전체적으로 비슷한 추세라서, 풍차가 있는 곳은 거의 관광지화 된 곳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잔세스칸스의 지도.


1-2시간은 좀 애매하고, 한 반나절 정도 머무르면 천천히 둘러보기에 부담이 없을 듯 했다. 우리도 여기서 머무른 시간이 대략 3-4시간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사실 더 천천히 둘러보고 싶었지만, 2시간 반 거리의 뒤셀도르프(Dusseldorf)에 사는 친구 욜라의 집에 저녁까지 도착하기로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일찍 이동해야 했다. 사실, 이 약속때문에 네덜란드에서 가보고 싶었던 지역들 중 많은 곳을 스킵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외국에서 친구를 만나는게 더 즐거웠다.



지도를 보며 어디를 갈까 고민하는 부부 뒤로 무언가를 타고 있는 아이들이 보였다.



일종의 나무다리를 타는 것이었는데, 걷기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아보였다. 아이들이 자꾸만 넘어지거나 2-3 발자국밖에 못가길래 나도 시도해봤는데, 쉬웠다. 역시, 아이와 어른의 차이였던걸까.



잔세스칸스는 풍차마을로도 유명하지만, 민속촌처럼 꾸며져 있는 풍경 때문에 사람들에게 더 인기있다. 잔세스칸스에서는 나막신을 전시한 곳에서부터, 치즈를 만드는 곳까지 꽤 다양한 네덜란드만의 느낌을 받을 만한 곳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다. 평일에 방문하면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지만, 어느 순간 중국인 단체가 몰려오자 시장바닥으로 변했다.


확실히 요즘 여행의 추세 중 하나는 중국 사람들인듯.



나막신 박물관 안으로 들어온 모습. 과거에 나막신을 신고 생활했던 사람들의 사진에서부터, 다양한 종류의 나막신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꽤나 화려한 나막신들이 많았는데, 이는 아마 좀 높은 사람들이 신던게 아니었을까 싶다. 아니면, 미에 치중하는 여성분들이라거나.




예쁜 꽃이 그려져 있는 나막신. 예쁘다는 생각 뒤로 얼마나 무거울까 하는 생각이 같이 든다.



꼭 바이킹을 형상화 한 것 같은 나막신. 실제로 신었다기보다는 아마도 전시용이 아니었을까.



박물관 한 켠에는 이렇게 직접 나막신을 만드는 곳도 공개하고 있었다. 판매용을 만든다기보다는, 관광객들에게 나막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일종의 쇼케이스 정도이긴 하지만.. 그래도 10분 정도 보여주는 과정이 꽤 흥미로워서 볼만했다.



만들어져 있는 나막신들. 이것도 팔고 있었는데 아마 하나 2-3유로 정도였던 것 같다.



나막신을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는 청년.



한쪽에는 모델이 되는 나막신을 넣고,



반대쪽에는 나무를 넣으면 그 모양에 따라서 나막신의 외곽이 깎이게 된다. 굉장히 아날로그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어차피 생긴 모양 그대로 따라가면서 깎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물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이렇게 외관을 깎은 다음에는, 보링머신처럼 생긴 녀석으로 나막신 안쪽을 파 냈다. 우리는 거의 20분정도를 기다려서 이 나막신 만드는 과정을 봤는데, 중국 사람들이 한 팀 도착하자 5분만에 또 만드는 과정을 시작했다. 역시, 사람이 많아야 쇼도 자주 열리는 듯.



그렇게 제작되어 팔리고 있는 나막신들. 꽃, 풍차가 가장 많이 이용되는 테마였다.



그냥 한번 신어본 풍차가 그려진 나막신. 끈으로 연결되어 있기도 했지만, 걷기에도 무게가 상당했다.



박물관 밖 외벽에는 이렇게 나막신들이 붙어있었고, 그 앞으로는 두 발이 다 들어갈 만큼 커다란 나막신도 있었다. 사람들이 신발을 신은채로 나막신 안에 들어가 기념사진을 찍는 용도.



그렇게 나막신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길을 따라서 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들어갔다.



한가롭게 노니는 오리들.



주변으로는 이렇게 물이 흐르고, 아치형 다리가 양쪽을 이어주고 있었다.



사람이 없는 쪽은 이렇게 조용한 풍경. 어느 덧 중국사람 뿐만 아니라 한국인 단체도 도착했는지, 곳곳에서 한국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한 10분만에 우리가 지나온 곳을 보더니, 바로 풍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는 사라졌다. 생각보다 초스피드.-_-; 사라진 쪽은 풍차를 배경으로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향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지는 자전거의 행렬. 아마 저 자전거도 일종의 투어가 아니었을까 싶다. 왜냐면, 자전거가 다 똑같았으니까.



여기는 치즈 박물관. 여기서도 치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쪽은 관광객이 많이 들리지 않아서였는지, 한 20여분을 머물렀는데 아무런 것도 진행이 되지 않았다.



여러가지 맛이 묶여있는 치즈. 사실, 기본인 고다치즈(빨간색)이 제일 무난했다.




사람들이 가장 사진을 많이 찍던 포인트. 풍차 4개가 주루룩 늘어서 있는 풍경이 잔세스칸스의 대표적인 풍경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넓은 초원에 풍차가 있는 모습을 상상했기에, 물 건너 보이는 풍차가 못내 아쉬웠지만, 그런 풍경은 다른 곳에서 또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며 내 자신을 위안했다. 사실, 상상속의 풍차는 좀 더 로맨틱한 느낌이었는데.



자전거를 타다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네덜란드는 정말 자전거가 많이 보였다. 그만큼 시설도 잘 되어 있었고.



풍차와 연결된 녹색 건물.



그리고 한쪽에는 한가로이 풀을 뜯는 염소들이 있었다.



도로 한 켠으로 늘어선 레스토랑들. 이쪽에 밥을 먹을만한 곳이 없을까봐 알크마르에서 맛없는 맥도날드를 먹고 왔는데, 알고보니 꽤 레스토랑들이 많았다. 가격대는 높았겠지만, 햄버거를 먹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아쉽다. 그러고 보니, 여기도 서양음식이라 큰 차이는 없었으려나.



작은 연못.



우리는 다리를 건너가서, 어느정도 가면 다시 풍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올 수 있는 보트가 있다는 정보를 지도에서 확인하고 다리를 건너가보기로 했다. 사실 강 건너편에서 보면 풍차들을 정면에서 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반대편의 좋은 풍경은 모두 레스토랑 혹은 집들이 모두 차지하고 있어서 Lagedijk를 따라 걷는 동안 강의 모습을 일부조차 보기 힘들었다. 보트를 타고 넘어가기 전까지는 정말 강의 일부도 구경을 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본 풍경이 다리를 건너서 본 강 풍경이니까.



대신 이렇게 조각상이 있는 아기자기한 정원도 만날 수 있었고,



꽤 예쁜 집들이 길을 따라서 늘어서 있어서 걷는 재미는 있는 편이었다. 상상했던 그런 모습은 아니었지만, 소소한 마을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그런 느낌이랄까.



보트를 타는 곳 앞에는 운하와 같이 물 높이를 조절해서 배가 왔다갔다 할 수 있도록 한 시설도 있었다. 규모상 작은 보트정도가 최대 크기일 듯 싶었지만.



눈앞에 보이는 보트가 바로 풍차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주는 교통수단. 1인당 1유로로 가격도 저렴했다. 배를 타고 건너는 시간은 약 10분정도?



배를 타고 가는 동안 이렇게 정면에서 풍차를 볼 수 있었다. 다소 흔들려서 건진 사진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짧은 보트 라이드 뒤에, 이렇게 풍차가 잘 보이는 선착장에 내렸다. 아까 있던 민속촌 쪽에서 쭉 걸어와도 이 곳으로 올 수 있지만, 단순히 왕복을 하는 것 보다는 이렇게 양쪽 풍경을 보는 것이 더 나은 듯 했다. 왕복풍경이야 한번 뒤돌아보면 끝인거니까.




사실 잔세스칸스에서는 이 풍경이 가장 맘에 들었다. 연인이 함께 걷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풍차를 배경으로 달리는 풍경. 우리는 그냥 걸을 뿐이었지만, 그래도 산책하는 그 느낌이 좋았다. 민속촌 지역과는 달리 이곳은 사람이 그렇게 많지도 않아서 조용한 분위기.





예쁜 풍차의 풍경들.


풍차 안에는 전시관이라거나 방앗간같이 여러가지를 전시한 곳들이 있었는데,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구경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사실 풍차의 규모가 크지 않아서 얼핏 입구에서 보이는 것 만으로도 그리 땡기지는 않아서 들어가지 않았었는데, 나중에 스페인에서 풍차에 들어가 볼 일이 있어 내부도 볼 수 있었다. 물론 네덜란드의 풍차와 스페인의 풍차는 많이 다르겠지만, 기본 원리는 같을테니까.



풍차 반대편의 풍경. 네덜란드 답게 산이라는 것이 저 멀리도 보이지 않는다.



풍차의 뒷태.




조용히 풀을 뜯던 염소들.



이번에는 풍차의 옆태.


이제 슬슬 몇개 없는 풍차 가지고 사진을 찍는 것도 질려가기 시작한다. 첫 느낌은 "우와! 이국적이야!" 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 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게 염소들과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서, 다시 주차장으로 왔다. 저녁 7시까지 뒤셀도르프에 도착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시간은 벌써 4시를 넘어 5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주차장 앞 잔세스칸스 뮤지엄.


사실 안에 들어가서 구경은 하지 않았고 화장실만 사용했다. 화장실은 50센트를 넣고 들어가는 형태였는데, 우리가 갔을 때에는 문이 고장났는지 그냥 자동으로 열려서 사람들이 모두 화장실을 그냥 사용하고 있었다. 아마 뮤지엄측에서 그냥 공개해 둔 것일지도.


어쨌든 그렇게 잔세스칸스를 떠나 열심히 2시간 반을 달려서 뒤셀도르프에 도착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해가 지기 시작하려고 하고 있었던데다가, 도심이 아니라 외곽에 살고 있는 친구집을 찾아가는 것이라 다소 헤메기는 했지만 무사히 찾아갈 수 있었다. 역시 외곽인지라 주차도 쉽게 무료로 할 수 있었고, 오랜만에 보는 친구의 모습이 반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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