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 국립공원 - 협곡 속으로 들어가는 국립공원 [미국 렌터카 여행 #41]


앤틸로프 캐년을 떠나 우리가 향한 목적지는 자이언 국립공원이었다.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이 협곡 위에서 내려다보는 거라면, 자이언국립공원은 협곡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국립공원이다. 자이언 국립공원에는 두개의 입구가 있는데, 우리는 카납(Kanab)을 거쳐서 들어가는 동쪽의 입구를 이용했다. 이전 미국 렌터카여행때도 한번 이용을 했던 길인데, 꽤 많은 S자와 U자 코스가 있었던 길로 기억에 남아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때와 별다른 차이없는 길이 우리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자이언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

주변은 말 그대로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7월의 유타주는 말 그대로 맑은 하늘을 우리가 머무르는 내내 선사해줬다. 그 태양이 너무 강렬해서 더웠을망정, 날씨가 나빠서 사진을 찍기가 힘들거나 했던 적이 없었던 말 그대로 사진을 찍기에 최적의 공간이었다. 페이지에서 자이언 국립공원을 들어가기 위해 카납을 거쳐 가는 9번도로는 자이언 국립공원 입구까지는 꽤나 조용한 풍경을 선사한다.


이렇게 끝없이 달리는 길 양쪽 주변으로는 녹음이 이어진 덕분에, 그랜드캐년, 모뉴먼트밸리, 앤틸로프캐년 등의 붉은 바위로 가득한 풍경을 보면서 다소 삭막해진 느낌이 많이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자이언 국립공원.



자이언 국립공원의 입장료는 차량당 $25이지만, 우리는 국립공원 연간패스($80)를 이용해서 들어갔다. 연간패스는 $80이라는 가격이 다소 비싸긴 하지만, 많은 국립공원을 돌아다닐 예정이라면 꼭 구입해야 한다. 패스 하나로 차량당 성인 4명까지 통과가 가능하다.


국립공원의 입구를 지나면 이런 터널을 만나게 되는데 터널이 좁아서 캠핑카와 같은 차들이 2차선으로 지나갈 수 없어서 이렇게 번갈아가면서 차량을 이동시킨다. 기다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기 때문에 느긋하게 기다리면 터널 멀리서 불빛과 함께 지나가는 차들을 만날 수 있다.



기다리는 동안은 이렇게 차에서 나와서 사진찍기 놀이. 이 곳 바로 옆에는 주차장이 있는데 여기서 캐년 오버룩 트레일이 시작되므로, 자이언 국립공원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다면 짧지 않은 트레일을 해보는 것도 좋다. 우리는 곧 해가 저무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캐년 안에서 석양을 보기로 하고 먼저 안으로 이동했다.


미국에서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스톱사인. 정말 주위에 아무도 없겠지..하고 그냥 지나갔다가 경찰한테 벌금을 낸 케이스를 은근히 많이 봤다. 스탑사인이 보이면 그 앞에 멈췄다가 약 3초후에 지나가면 된다. 자이언 국립공원의 스톱사인은 다음 터널 통과사인을 기다리라는 신호였지만.


그렇게 기다리다보면 터널에서 긴 차량 행렬이 지나간다. 이 차들이 모두 지나가면 바로 터널로 진입해서 반대편으로 나오게 된다.


터널을 지나면 이렇게 많은 S자와 U자 도로가 나타난다. 운전하는 사람은 천천히 운전을 하면서 운전에 집중을 해야 하는 도로지만, 주변으로는 자이언 국립공원의 멋진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에 어디를 쳐다봐야 할지 고민되는 곳이기도 하다.





자이언 국립공원은 유타주에서 첫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사암으로 이루어진 절벽이 특징적인 곳이다. 특히, 자이언 국립공원의 하이라이트는 사암협곡 사이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인데 이 곳에서 수많은 트레일들이 시작된다. 덕분에 자이언 국립공원은 트레일을 해야만 자이언 국립공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자이언 국립공원에서는 매년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국립공원 내에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이 기간에는 자기 차량을 가지고 자이언 국립공원을 들어갈 수 없는데, 아마도 도로가 협소하다보니 많은 차량들로 인해 붐빌것을 걱정하여 생겨난 시스템이 아닐까 싶다. 이전에 겨울에 자이언 국립공원을 찾았을 때에는 참 한가한 국립공원이란 생각을 했었는데, 여름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이 국립공원을 찾는 다는 것을 차량의 숫자만으로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자이언 국립공원의 셔틀버스. 정속으로 운행하고, 자주 다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름에 여행을 할 생각이라면 좀 시간 여유를 넉넉히 잡아야 한다. 또한, 숙소를 우리와 같이 스프링데일(Springdale)에 잡았다면, 비지터센터 앞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스프링데일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비지터센터에서 갈아타야 하므로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다만, 성수기에는 주차장은 오전 일찍 꽉 차는 경우가 다반사니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는 것이 좋다.


셔틀버스 루트. 2개의 노선으로 운영된다. 조금 더 한산한 자이언 국립공원을 보고 싶다면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11월~3월이 적기지만, 한 겨울에는 눈 때문에 접근이 금지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상황을 잘 살펴서 가야 한다.



앤틸로프캐년을 보고, 점심식사까지 하고 느즈막히 출발한 터라 자이언캐년에 왔을 때는 이미 해가 거의 져가고 있는 상태였다. 우리는 그래서 자이언 롯지 앞을 살짝 구경하고는 다시 비지터센터에서 알려준 선셋 포인트인 캐년 정션으로 가는 것으로 일정을 잡고 움직였다. 오늘은 오전 일찍부터 움직였으니 무리하기보다는 가볍게 쉬고 내일로 일정을 조절하기로 했다.





자이언 롯지 앞의 공터에서는 많은 동물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일부러 방사해서 키우는 것 같은 칠면조와 사슴도 있었지만, 그 주변을 어슬렁거리며넛 호시탐탐 무언가를 노리는 듯한 여우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이언 국립공원 안에도 많은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고 하는데, 첫날 저녁부터 많은 녀석들과 조우한 듯 싶었다.


자이언 롯지의 모습. 자이언 국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는 유일한 숙박시설로, 여름에는 예약 자체가 힘든 경우가 많다. 숙박비는 시즌에 따라 다르지만, 약 $180~250 수준. 자이언 롯지 근처에서 많은 트레일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곳에 숙박하면 자이언 국립공원을 보다 쉽게 둘러볼 수 있다.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게 흠이긴 하지만.


자이언 국립공원에서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 중 하나인 에메랄드 풀스 트레일. 어퍼 에메랄드 풀스는 시간이 다소 걸리는 트레일이지만, 로워 에메랄드 풀스는 1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는 1.2마일의 짧은 코스로, 가을에는 단풍이 유명하다.


자이언 국립공원의 협곡 속으로 흐르는 버진 리버(Virgin River).


자이언 롯지를 다녀오면서 대충 셔틀버스 스케쥴을 확인한 뒤에 우리는 캐년 정션으로 이동했다. 이 캐년정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스프링데일로 건너가는 다리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선셋을 볼 수 있는 포인트이다.


우리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자이언국립공원의 선셋을 보기 위해서 다리로 가고 있었다.


해가 질 때의 자이언 국립공원의 모습. 미국 사람들이 말하는 선셋의 경우, 해가 지는 방향이 아니라 그 뒤쪽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았다. 햇빛을 받아서 마지막으로 그 진한 색이 드러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선셋을 본다고 표현을 했는데, 해가지는 그 자체를 보는 우리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하긴, 모뉴먼트밸리의 석양을 볼 때에도 바위산들이 붉게 물드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어쨌든 그렇게 우리는 선셋을 보고난 뒤 셔틀을 타고 스프링데일로 돌아갔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스프링데일의 마제스틱 뷰(Majestic View)라는 롯지였는데,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숙소였다. 큰 세탁기도 있어서 빨래를 하기에도 좋았고 ^^. 이제 이렇게 또 하룻밤이 지나면 자이언 국립공원을 둘러볼 시간이 시작된다.



크게 보기




이 블로그의 글에는 제휴링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The links in this blog include affiliate li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