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행 #38 - 북극까지 연썰매로 도전하는 모험 여행가와 함께하다


이전에 포스팅했던 한국 등산 브랜드 K2의 CF의 모델이기도 했던 데이브와 함께 이날 연썰매를 타는 것을 보기 위해서 산책을 다녀와서 다시 밖으로 나섰다. 벤이 도착해서 마지막 마무리를 마쳤고, 오늘이 연썰매를 처음으로 테스트하는 날이기도 했다. 오전에는 블리자드 덕분에 엄청난 바람이 불었지만, 오후가 되자 바람도 어느정도 잦아들어서 연썰매를 타기에 좋은 상황이라는 데이브의 코멘트.

데이브와 벤의 북극 도전기는 그들이 웹사이트 카이트슬레드 닷컴(http://kitesled.com)에서 볼 수 있다.


데이브가 직접 가져온 연썰매를 조립했다. 이 연썰매는 이렇게 단순하게 보이지만, 2인이 함께 탈 수 있는 크기이다. 강한 바람과 함께 북쪽으로, 북쪽으로 나아갈 그들의 연썰매.


20분간을 이것저것 조립하더니 이렇게 모습을 갖췄다. 물론 조정한 것이라고는 손잡이를 고정하고, 의자를 만드는 정도였지만.. 단단하게 고정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인 것 같았다. 섬세한 작업을 위해서 이 추운 순간에도 손가락만 나온 장갑을 이용해야 하는 고통도 함께했고.


눈, 코, 입, 손 모든 바람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까지 중무장을 한 데이브와 벤. 연썰매가 가속이 붙으면 엄청난 속도로 달리게 되는데, 영하 20~30도에서 버티기 위해서는 방한 대책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했다. 둘이 입은 패딩자켓의 두께도 내 자켓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풍성하다.


벤의 고글을 통해서 내 모습을 한장 찰칵.


파란색 모자는 데이브.

옷까지 똑같은 색을 입기는 햇지만, 적어도 고글과 헬멧으로 누가 누군지는 알아볼 수 있었다. 역시, 한 겨울에는 사람들의 얼굴을 알아보기 힘든것이 큰 문제 ^^


만들어놓은 연썰매에 벤이 올라타보더니 OK 사인을 냈다. 이제 마을 뒤쪽에 있는 강으로 가서 연썰매를 테스트 해 볼 차례이다. 나는 아쉽게도 저 썰매에 탈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같이 테스트는 못해봤지만, 둘이 출발하는 곳까지는 같이 가기로 했다.



처음에는 벤이 연이 들어있는 커다란 짐과 함께 썰매를 끌어보려고 했지만 생각만큼 속도가 잘 나지 않았다. 그렇게 어떻게 이걸 잘 끌고 갈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데이브가 스키장비를 가지고 나왔다.





허리에 썰매를 묶고 강으로 걸어가는 데이브. 의외로 스키를 연결해서 걸어가는 것이 속도가 잘 났다. 바닥은 꽁꽁 얼어붙어있어서 썰매도 슥슥 잘 밀려나갔고. 숙소에서 강까지는 걸어서 약 20분거리. 나는 둘이 출발을 하는 것을 보고 나서 다시 숙소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이들이 떠나고 난 뒤에 숙소에 있다가, 저녁에 만나서 가볍게 맥주 한잔을 하는 것이 이 날의 목표이자 일과였다.


강의 초입으로 들어서자 작은 식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 멀리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하얀 눈 세상. 그야말고 하얀세상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그리운 빨간안경. 라섹수술을 하기 전의 마지막 사진이니, 이제는 이렇게 안경을 쓴 모습이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면에서는 아쉽기도 하고..^^


강에 본격적으로 들어서자 보이는 것은 이렇게 하얀 눈 뿐이다. 강이 얼지 않았으면 어떻게하지...라는 고민을 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영하 20-30도는 꾸준히 유지해주는 마을 덕분에 겁없이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다.




그렇게 강쪽으로 10여분을 더 걸어간 뒤에야 데이브와 벤이 멈춰서서 연을 펼칠 준비를 했다.


거리로 따지자면.. 마을이 저 멀리 보이는 정도? 다행히도 시야는 어느정도 나와서, 돌아갈 때 큰 문제없이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도대체 이런 풍경이라니.. 황량하기 그지 없다.




원하는 위치에 도착한 후에 연을 펴고, 연 썰매를 탈 준비를 하는 데이브. 이 과정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 와중에 바람은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고, 시야는 점점 더 짧아졌다. 나는 혹시 몰라서 자리에서 돌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표시해 놓고, 데이브가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아니.. 저런 연으로 날아간다고? 하는 생각과 함께.



지켜보던 벤의 고글속에 비치는 나와 데이브.


데이브는 연을 제대로 잘 폈는지 확인 한 후에, 10여미터를 걸어가서 연을 잡아당겼다.


그 순간.. 연이 탁 하고 펴지면서 하늘 높이 올라갔다. 바람이 워낙 거셌기때문에 연이 올라가자마자 데이브와 벤은 연을 썰매에 연결하기위해 노력을 했다. 그렇게 연이 연결되자마자 데이브와 벤은 이따가 저녁에 보자는 말을 남기고는 후다닥 연썰매에 올라탔다.



연 썰매를 탄 데이브와 벤이 시야에서 사라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바람을 이용한 연 썰매가 그렇게 빠르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어쨌든 그렇게 사라졌던 둘은 예정했던 시간보다 훨씬 늦게서야 돌아왔고, 그날의 테스트를 마무리했다. 아쉽게도 나는 다음날 아침에 처칠을 떠날 예정이었기 때문에 북쪽으로 출발하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그들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꽤나 험난한 여정이었던 것 같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극한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오로라를 보기 위해 처칠까지 온 것이 정말 큰 도전이었는데, 그 이상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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