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붙은 것만 같은 붉은 바위의 계곡, 밸리 오브 파이어(Valley of Fire) [미국 렌터카 여행 #29]



라스베가스 근교의 인기있는 여행지에는 밸리오브파이어, 레드락캐년, 데스밸리 국립공원이 있다. 밸리오브파이어와 레드락캐년은 1시간 정도 이내에서 다녀올 수 있는 곳들인데, 그 중에서도 우리는 밸리오브파이어 주립공원을 골랐다. 가볍게 오전시간을 이용해서 다녀올 예정이었는데, 미국의 국립공원들을 모두 다닐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맛보기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좋은 곳이다.


레드불과 함께 운전의 필수요소였던 스타벅스 더블샷. 운전을 하면서 가장 위험한 요소는 졸음운전이었기 때문에, 3명이 돌아가면서 운전을 하는 와중에도 간간히 커피를 마시면서 잠을 쫓았다. 강한편에 속하는 스타벅스 더블샷은 그 중에서도 좋은 음료. 사실 가장 좋아했던 것은 스타벅스에서 나온 커피 + 에너지 음료였지만.


밸리오브파이어 주립공원의 입구.


밸리오브파이어 주립공원의 입장료는 10불. 봉투에 직접 돈을 넣는 형식인데, 따로 관리하는 사람이 없이 자발적으로 내도록 되어있다. 다만, 레인저가 주기적으로 와서 통을 검사하고, 때로는 주립공원 안의 사람들에게 영수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괜히라도 속이지 않고 내는 것이 좋다. 만약 입장료를 내지 않고 들어갔다가 적발되면 벌금이 꽤 큰 편에 속한다. 정직한 사람이 됩시다. ^^




입구를 지나 조금 가다보면 벌집모양을 닮았다 하여 이름붙은 비하이브스(Beehives)지역에 차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밸리오브파이어 주립공원의 첫인상 중 하나로, 기괴하게 생긴 바위들이 모여있는 모습덕분에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강한 바람과 더위 그리고 추위가 오랜시간동안 반복되면서 만들어낸 붉은 바위의 형상은 멋지기 그지없다. 특이한 바위의 형상과 강한 햇살 덕분에 사진도 참 멋지게 나오는 곳 중 하나.





여기서도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햇빛이 따갑도록 쨍하다보니, 사진도 쨍하게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조리개를 9까지 조여도 1000까지 나오는 셔터스피드;; 어쨌든, 어느 곳을 찍어도 흔들릴 이유가 전혀 없는 멋진 풍경이 연속이었다. 덕분에 한 곳에서만도 셔터를 가득 눌러버렸다.



나 역시도 못내 아쉬워 허츠에서 빌린 렌터카 GLK350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예기치 않은 2번의 업그레이드로 받게 되었던 벤츠였는데, 이 차 덕분에 한국에 와서 왠만한 차를 모는 것이 성에 차지 않는다. 100일 중 50일은 벤츠 GLK350, 남은 50일은 캐딜락 SRX4를 몰았으니 뭐.. 능력도 안되면서 눈만 하늘 끝까지 올라간 셈.



그 많은 바위들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두개의 바위. 특히 벌집을 더 많이 닮은 듯 싶다.


비하이브스를 떠나 바로 조금 더 안쪽에 있는 비지터 센터로 이동했다. 비지터 센터는 조촐하게 생긴 편.


이 밸리오브 파이어 주립공원은 네바다주의 첫번째 주립공원이라고 한다.


이곳도 인디언들이 살고 있는 곳이었는데, 밸리오브파이어의 척박한 환경을 보면 어떻게 이런곳에서 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물론 이곳까지 오게 된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비지터센터 앞에 있던 바위들.

큼직큼직한 구멍들이 곳곳에 있었는데, 내가 들어가도 될 정도로 큰 구멍들도 있었다. 이 구멍들도 비슷한 이유로 생겨난 것이겠지?


다음에 이동한 곳은 아틀라틀 락스(Atlatl Rocks). 이곳에 살던 원주민들의 벽화를 볼 수 있는 곳인데, 그림이 평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위 위에 있어서 저 계단을 통해서 올라가야 한다. 다행이 계단은 그리 높지 않은 편. 지금이야 계단이 있다지만, 과거에는 어떻게 저기까지 올라가서 그림을 그렸을까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하다.


과거에는 다른 형태의 계단이 있었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데, 지금 철재로 된 계단이 최종으로 설치된 것처럼 보인다. 바위로 직접 올라가는 것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는지, 바위로 직접 오르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었다.


계단을 올라가기 직전의 풍경. 사막지역이라 그런지 황량하기 그지없다.


아틀라틀 락스에 올라가면 옛 인디언들이 그려놓은 그림들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관리가 잘 안되어 일반인이 한듯한 낙서도 살짝 보였지만, 지금은 더이상의 피해를 막기위해 잘 관리되고 있는 듯 싶었다. 그리고, 당연하게 볼 수 있는 낙서하지 말라는 경고문.


이것이 바로 발견할 수 있는 낙서. 소중한 유산에 이렇게 낙서를 하는 사람들은 참 무슨 생각일까.


이 그림들은 무려 400년 이상이나 된 것이라고 하는데, 과거 미국 원주민들의 생활상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자료가 된다고 한다.




지금에와서도 정확히 무슨 뜻인지 알 수는 없지만, 대충은 어떤 의미인지 짐작이 갈 것 같기도 하다. 산맥들이나 동물들은 알아볼 수 있으니. 그러고보면, 4000년 전에는 이곳도 지금처럼 황량하기만 한 곳은 아니었을 듯 싶다. 지금의 건조한 기우 덕분에 이것이 이렇게 보존된 것이기도 하지만.


바위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 듬성듬성 자라고 있는 식물과 황토빛의 흑이 이 지역이 어떤 곳인지 설명해 주고 있는 듯 보인다.


우리와 함께 올라갔었던 노부부. 나이가 꽤 있으신 분들이었지만, 구경하는 내내 이렇게 손을 잡고 다니셨다. 나도 나이가 들어서 와이프와 함께 여행을 하게 된다면, 이런 모습으로 여행할 수 있을까? 미국을 여행하면서 이런 분들을 많이 만나서 그랬을까, 나도 그러고 싶기도 하면서 내심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아틀라틀 락스 아래편에는 쉴수 있는 테이블과 함께 이렇게 고기를 구울 수 있는 그릴이 마련되어 있었다. 불을 붙이는 도구는 따로 구입해야 하지만, 어쨌든 이 뜨거운 곳에 와서 피크닉을 할 수도 있구나. 그러고보니, 라스베가스의 겨울은 꽤 추웠던 걸로 기억된다.


돌아오는 길에 본 식물.

사막의 식물들은 수분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 대부분 이렇게 뾰족한 형태의 잎을 가지고 있는데, 밸리오브파이어에 자생하고 있는 식물들은 대부분이 이런 형태였다. 사막의 식물들을 자기 보호를 위해서 독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곳곳에서 식물들을 주의하라는 경고판도 발견할 수 있었다.




다음에 이동한 곳은 아치 락스(Arch Rocks). 말 그대로 아치형태의 바위인데, 앞으로 아치스 국립공원(Arches National Park)에 갈 예정이기는 하지만, 일단 이것은 맛보기라고나 할까? 어쨌든, 자연적으로 생겨난 아치는 꽤나 멋있었다. 어떻게 저렇게 얇은 부분만을 남기고서 생길 수 있는건지. 참 자연은 신기하다.


아치의 크기는 사람이 이렇게 들어가서 설 수 있는 정도의 크기였다. 이 커플은 아치 안에서도 꽤 오랜 시간을 머물렀는데, 어딜 가던지 커플들이 이러고 있으면 꽤나 눈꼴시렵다. ㅠㅠ.




아치 락스에 올라서서 둘러본 주위의 풍경.

빨간 바위들이 가득한 작은 계곡이 왜 이곳이 불의 계곡 - 밸리오브파이어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게 만들어준다. 붉은색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준 이곳은, 선글라스를 통해서 본 색은 더욱 붉디 붉었다.


그리고 나서 또 차를 타고 이동. ^^

미국에서의 국립공원 여행은 어디를 가던지 트레일과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의 연속이다. 아무래도 사람들과 만날 기회보다는 자연과 조우할 가능성이 더 많은 곳이기에, 차를 타고 이동할 때마다 어떤 풍경을 보게 될지 더 기대된다.

밸리 오브 파이어 주립공원의 도로는 아주 매끈하게 잘 닦여있어서 차를 타고 달리는 기분이 아주 그만이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코끼리 바위(엘리펀트 락스)가 있는 동쪽 출입구. 보통 미드호수를 보고 오는 사람들이 이곳으로 많이 들어온다. 반대로 미드호수를 거쳐서 라스베가스로 돌아갈 수도 있는데 2-3시간 가까이 추가로 걸릴것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빨리 돌아가야 하는 사람들은 처음 왔던 방향으로 가는 것이 현명하다.


엘리펀트 락스로 가는 트레일. 뭔가 조금 심심한 느낌. 왼쪽으로 가야 하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1시간이 넘는 트레일을 해야 한다. 물론, 엘리펀트 락스로 가는 길도 아니다.



트레일을 걸어가던 중 발견한 하늘을 날아다니던 새. 어떤 새인지는 잘 모르겠다. 새 쪽은 워낙 문외한이어서..


이것이 바로 엘리펀트 락스. 각도에 따라서 잘 안보이지만, 딱 요 각도가 가장 코끼리처럼 보이는 각도이다.

커다란 몸통과 긴 코가 정말 코끼리 같은 느낌을 준다. 어찌보면 이것에도 아치 락스라고 이름을 붙여도 될 법 하지만, 그래도 코끼리를 더 닮은 것 같으니 ^^;; 이렇게 신기하게 생긴 바위들을 찾아내서 이름을 붙인 그네들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엘리펀트 락스에서 다시 동쪽 출입구로 걸어가는 길.

꼬불꼬불한 길 차이로 끝없는 길이 펼쳐진다. 날씨가 맑고 공기가 깨끗해서 정말 멀리까지 보이는데, 시야가 정말 잘 나온다는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미국의 사막 지역을 생각한다면 쉽게 떠오를 만한 그런 풍경이 아닐까 싶다. 붉은 바위와 산맥, 그리고 사막.


이 도로에서 조금만 눈을 옆으로 돌리면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이런 모습때문에 이곳이 밸리오브파이어 일 것이고.


코끼리바위까지 본 우리는 바로 라스베가스로 돌아갈까 하다가 미드호수를 거쳐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데 30분쯤 달렸을까, 거기서 만났던 도로 공사중 표시. 이런 표시를 만난다는건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단 이야기고, 최악의 경우에는 2배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파일럿 카를 이용해서 거의 10분에 가까운 거리가 공사중이었다. 우리는 하필이면 이동의 초반에 도착해서 거의 15분 가까이 기다리고서야 이 길을 지나갈 수 있었다. 사진은 거의 다 빠져나갈 때 쯤. 기다리고 있는 차들이 반대편 차선에 보인다.


미드호수를 통해서 라스베가스로 향하는 길은 S자의 연속이다. 속도를 내려고 해도 낼 수 없을 정도로 끝없는 커브가 이어지는데, 정말 미국에 와서 당황할 정도로 커브를 많이 달린 길이었다. 한국이었다면, 이거 그냥 쭉 뚫어버렸을 거 같기도 한데;;



후버댐에 의해서 인공적으로 생겨난 미드 호수는 이 지역의 사는 사람들의 레크리에이션 에어리어로 이용되고 있었다. 보트를 타거나 그 외 다양한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인데, 사막지역이라 물이 없는 이 곳 남부 네바다주의 사람들에게는 더할나위없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선착장에는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었다. 유람선처럼 보이는 배들도 몇척.


30분정도만 돌아가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미드호수 길은 예기치 못했던 도로공사를 2번이나 만나고, 끝없는 커프에 1시간 30분이 더 걸려버렸다. 하지만, 물에서 뭔가를 즐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조금 심심한 편에 속했다. 차라리, 미드호수는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 더 멋지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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