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의 뷰 포인트들에서 바라본 웅장한 풍경 [미국 렌터카 여행 #33]


미국 여행 중 하이라이트를 위해 아침 일찍 짐도 걷지 않고 바로 렌터카를 타고 그랜드캐년의 일출을 보러 나갔던 터라, 돌아와보니 텐트는 열러있고.. 침낭은 텐트 안에서 뒹굴고 있었다. 그런것은 어찌되었던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모자란 잠의 보충이었기 때문에 다들 텐트 안으로 기어들어가서 1시간 정도 달콤한 잠을 청했다. 그랜드캐년 마더캠프그라운드의 우리 캠핑 자리는 별도로 빤듯한 자리도 없어서 그냥 돌 위에서 잤던지라 온 몸이 배겼지만 피로함으로 그런 고난 따위야 쉽게 이겨낼 수 있었다.


저녁에 고기를 구워먹기는 했지만, 사실 아침에도 별다른 요리도구는 없었다. 그냥 나무와 호일로 된 그릇이 전부. 어쨌든, 요리재료로는 라면이 있었기 때문에 아침에 먹는 식사로는 라면 낙찰.


호일 쟁반이 낮은 거였기 때문에 구석을 접어서 물을 붓고 라면을 끓였다. 화력이 좋아서였을까.. 생각보다 라면은 잘 끓었다. 국자같은 것이 없어서 국물은 마시기가 힘들었고 일단 면부터 떠먹었다. 대신 라면을 계속 교체하고 물을 계속 붓는 방법으로 라면을 끓였다. 흡사 MT갔을 때 같은 국물에 라면을 계속 끓이는 그런 느낌이랄까? 이때 쯤 태양군의 라면끓이기 스킬이 굉장히 좋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이렇게 아침식사를 라면으로 먹었다. -_-; 빵도 사놓은 것이 좀 있었는데, 그것은 점심에 간단히 때우기로 하고 아침식사는 라면 4개로 배부르게 식사를 했다. 야외에서 이렇게 끓여먹는 라면도 나쁘지 않은 식사인 듯 싶었다. 뭐, 매일 하라면 좀 힘들 것 같지만.



주변에 있던 다른 텐트들. 모두 아침에 일어나서 천천히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한가한 풍경이었다. 이틀정도 캠핑을 하면서 지내는 것도 좋겠지만, 그래도 하루정도의 캠핑을 하고 다음날에는 숙소에서 깔끔하게 샤워를 하는 것이 더 좋다. 한국에서라면 이틀정도도 무리 없겠지만, 여행중에 캠핑을 너무 많이하는 것도 때로는 너무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어서 일정에서 되도록이면 피했다.


어제 저녁에 오피스가 문을 닫아 체크인을 하지 못했던 관계로 아침에 텐트를 접고 떠나면서 체크인/아웃을 동시에 했다. 오늘 저녁에도 캠핑그라운드는 꽉 찼다는 메세지가 오피스에 붙어 있었는데, 우리도 인터넷으로 1달전에 예약했던 만큼 쉽게 캠핑을 하기는 어려운 캠핑장이다. 가장 예약이 빨리 되어버린 곳이기도 한 듯 싶었는데, 궂이 여기가 아니더라도 초입에 KOA가 하나 있으므로 그곳에서 캠핑을 해도 아침에 일출을 보는 일정을 짜는데 큰 무리가 없다. 아니면, tusayan에 숙소를 잡아도 되고..


그랜드캐년의 한글 안내서. 그랜드캐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는지 알 수 있는 지표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외에 한국어 안내서가 있는 곳이 거의 없었음을 생각해보면 한국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인 듯 싶다. 의외로 한국어 안내서를 가지고 있던 곳은 화이트샌드국립공원. ^^


오늘은 그랜드캐년 서쪽의 다양한 포인트들을 둘러본 뒤에 동쪽 출구로 이용해서 나갈 예정. 먼저 야바파이 전망대가 있는 야바파이 포인트에서 시작해서, 셔틀을 타고 서쪽의 모하브, 호피, 피마 등의 포인트를 둘러볼 예정이다.





야바파이 포인트는 전망대가 있기 때문에 더 인기있는 포인트이다. 한 여름에야 어느 포인트에 가도 구경을 하는데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에는 따뜻하게 건물 안에서 볼 수 있는 이 야바파이 전망대에 큰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겨울의 아침에는 영하 10~20도로 떨어지는 것이 예사고, 오후에도 많이 따뜻하지만은 않기 떄문에 방한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야바파이 포인트에서는 아쉽게도 콜로라도 강이 보이지는 않지만, 마더 포인트와 함께 일출을 볼 수 있는 포인트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한번쯤은 들려서 볼만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한 여름의 그랜드캐년 풍경.

웅장한 협곡이 아닌 하늘을 담아봤더니 구름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이 사진에 담겼다. 해발 1마일인데다가, 공기도 깨끗하니 이런 파란색의 하늘을 볼 수 있는 거겠지. 아쉽게도 겨울에는 시야가 조금 덜 나오는 축에 속하지만, 여전히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 겨울에 본 그랜드캐년은 2005년도의 여행기에서 한번 이야기 했던 적이 있다.


야바파이에 있는 전망대. 겨울에는 이 전망대 안에서 따뜻하게 보는 것만큼 편한게 없다. 이곳에서 한번 쉬고, 서쪽 포인트를 돌면서 허미츠 레스트에서 한번 더 쉬면 딱 적당한 스케줄이 된다.



전망대 안에서 그랜드 캐년의 모형을 보고 있는 사람들. 446km 길이, 29km의 폭, 1.6km의 깊이를 가진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은 콜로라도 강이 오랜 세월에 거쳐 만든 그야말로 자연의 예술이라고 불리워도 전혀 지장이 없는 그런 곳이다. 너무 웅장하기 때문에 실제로 봐도 꼭 엽서를 보는 것 같이 현실감이 없기도 하지만, 어쨌든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임에는 틀림없다.


야바파이포인트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여름의 오후라지만 그래도 살짝은 쌀쌀하기 때문에 긴팔을 입은 사람들이 조금 눈에 띈다. 나 역시도 얇은 바람막이 잠바를 하나 입고 다녔고..


겨울 시즌인 12-2월에는 서쪽의 루트를 승용차를 이용해서 들어갈 수 있지만, 그 이외의 시즌에는 꼭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의 무료 셔틀을 이용해야 한다. 이 서쪽 이외에도 곳곳으로 다니는 셔틀이 있는데, 공원 내를 이동하기에 굉장히 편리하다.


셔틀버스 정류장. 셔틀버스는 꽤 자주 다니기 때문에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탈 수 있고, 이렇게 강한 햇빛을 피할 수 있도록 지붕도 마련되어 있다. 이곳을 제외한 다른 포인트에는 별다른 그늘이 없기 때문에 강한 햇빛에 노출되기는 하지만, 그 포인트는 어떻게 보면 어쩔 수 없기도 하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면 이렇게 사람들과 함께 달리게 된다. 버스는 규정속도대로 천천히 달리기 때문에 가장 끝인 허미츠 레스트(Hermits Rest)까지 다녀오는데 75분이 걸린다. 그리고 각 포인트에 내리더라도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서쪽을 다 둘러보는 데에는 최소 3시간을 잡아야만 어느정도 둘러볼 수 있다. 맨 끝의 허미츠 레스트에도 볼거리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끝까지 다녀오는 것이 좋다. 이번에는 시간이 애매했던 관계로 끝까지 다녀오지는 않았지만, 다음번에 또 오게 된다면 끝까지 다녀와 볼 생각이다.




첫번째로 내렸던 호피포인트에서 본 그랜드캐년의 모습. 그랜드캐년의 전체 길이에서 보면 거의 움직이지도 않은 것같은 거리이지만, 그래도 포인트마다 보이는 그랜드캐년의 모습은 시시각각 변한다. 그렇지만, 전체 중에서 3개 정도의 포인트만 봐도 충분하기 때문에 미리 어느포인트에서 볼지 정하면 좀 더 빠르게 둘러볼 수 있다. 포인트에 내려서 보는 공간은 그리 넓지 않기 때문에 휘리릭 둘러보고 다음 셔틀버스를 기다렸다가 탈 수 있을정도의 거리는 된다.


그랜드캐년 서쪽을 도는 것은 레드 루트. 사람들이 내리고 나면 바로 이 버스에 타고 다음 포인트로 가면 된다. 구경을 좀 많이 하다가 셔틀을 놓쳤다면 다음 셔틀을 기다리면 되는데, 약 10분 간격(시간대마다 다름)으로 다니므로 조금 더 구경하다가 버스를 기다리면 된다.


다음에 내렸던 곳은 모하브 포인트. 서쪽으로 갈 때에만 서는 포인트인데, 포인트의 표지판도 그렇지만, 정말 시퍼렇다고 해도 될정도로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개인적으로 사진의 보정을 거의 안하는 편이기 때문에, 사진에 보이는 색의 하늘이 진짜 눈으로 보이는 그 정도라고 보면 된다. 이런 파란하늘이 주는 것은 멋진 풍경과 강한 햇살. 선그라스가 없으면 쳐다보기도 힘들 정도이다.





모하브 포인트의 풍경. 왼쪽 아래의 바위는 흡사 하트를 닮은 것 같다.

그랜드캐년은 식물이 자라지 않는 굉장히 러프한 풍경을 가지고 있지만, 그 풍경을 보는 것 만으로도 근사하기 그지 없다. 너무나 웅장하고 광대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실제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랜드캐년에서 아침에 일출을 보고 나서 다시한번 그랜드캐년의 모습을 보면 이곳이 여전히 살아 숨쉬는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모하브포인트에서부터는 콜로라도 강의 모습도 조금이나마 살펴볼 수 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1km 이상 아래에 있는 강이 오랜 시간동안 이런 거대한 협곡을 만들었다는 것을 상상해 보면 정말 자연의 힘이란 무시무시하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 와중에 우리를 발견하고 후다닥 도망가는 도마뱀. 그랜드캐년에 있는 녀석이어서 그런지 그 크기도 꽤 크다.


다음에 이동한 곳은 피마 포인트. 서쪽 루트에서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포인트였다.



이 곳에서는 콜로라도 강이 더 제대로 보였다. 굽이쳐 흐르는 콜로라도 강이 굉장히 스펙타클 하다. 그랜드캐년에서 시간이 더 많다면 콜로라도강이 있는 곳까지 내려가보는 트래킹 뿐만 아니라, 콜로라도강에서 래프팅도 즐겨볼 수 있다. 하지만, 그랜드캐년에서 즐기는 이런 액티비티의 가격은 상당히 높은 편.


파란 하늘에는 새 한마리도 날아다니고 있었다.



각 포인트에는 이렇게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가드레일이 쳐져 있지만, 포인트에서 살짝 걸어나가면 무방비 상태인 곳이 많기 때문에 욕심을 부려서 위험한 곳은 가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랜드캐년을 구경하다보면 정말 겁을 상실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의외로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이날의 간단한 점심은 치즈롤과 마운틴듀. 치즈롤과 다른 빵을 식사 대용으로 준비해 뒀는데, 조금 조촐한 점심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함이었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랜드캐년을 보면서 먹는 빵은 꽤나 맛있었다. 그러고보니, 3명의 식사 비용은 빵 2개와 음료수 해서 겨우 $8.. 저렴하다. ㅋㅋ

이제 데저트뷰를 보고 나서 동쪽으로 이동할 차례. 그랜드 캐년의 또다른 하이트인 데저트뷰와 타워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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