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틸로프 캐년(Antelope Canyon), 빛과 협곡이 만들어 낸 포토그래퍼의 천국 [미국 렌터카 여행 #40]


이번 서부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었던 것은 다름아닌 앤틸로프 캐년이다. 사진 샘플에서 본 사진 한장때문에 정말 가고 싶었던 이곳은, 검색하면 사진가의 천국이라는 제목으로도 많이 검색되는 곳이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앤틸로프 캐년은 어퍼 앤틸로프 캐년으로, 나바호족이 운영하는 투어를 이용해야만 협곡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투어는 일반 투어와 포토그래퍼 투어의 두가지로 나뉘어지는데, 포토그래퍼 투어는 가이드가 사람들이 없는 상황에서 앤틸로프캐년을 찍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캐년 내에 좀 더 오래 머무른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가격은 일반투어 $28, 포토그래퍼 투어 $45였고, 나바호지역에 들어갈 때 1인당 $6을 추가로 지불하였다. 결론적으로 $51짜리 투어.


앤틸로프캐년의 주차장까지는 자기 차량을 이용해서 올 수 있지만, 그 이후에 앤틸로프캐년의 입구까지는 이런 차량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하기는 하지만, 어차피 앤틸로프캐년은 걸어들어가기 때문에 탑승감이 썩 좋지 않은 이 차를 타고 5분정도 달리는 것은 참아볼만 하다.


우리가 앤틸로프캐년 투어를 참가했을 때에도 참여하는 사람의 숫자가 굉장히 많았다. 거기다가 일본에서 단체 관광을 왔는지 약 40여명정도가 한꺼번에 나타나서 조용하던 주차장은 순식간에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모두 일반 투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었고, 포토그래퍼 투어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3명의 일행을 포함해서 7명이었다. 오히려 좀 더 작은 그룹이라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비포장도로위를 달리는 차량들. 비포장도로라고는 하지만, 모뉴먼트밸리의 비포장도로에 비하면 천국과도 같은 수준이었고 가이드의 운전솜씨도 꽤 좋아서 덜컹거림이 심하지 않았다. 다만, 중간에 덜컹거리는 것에 우리가 환호하자 가이드가 일부러 덜컹거리는 곳 위주로 달리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모두 그 순간도 즐거워했다.


앤틸로프캐년을 사진에서 본 사람들은 그 곳이 굉장히 좁은 곳이라는 것을 아마 알아챘을 듯 싶다. 실제로도 앤틸로프캐년의 내부는 2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정도로 좁은 곳도 등장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많이 볼 수 없는 구조를 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한정된 인원만 캐년 내부를 구경할 수 있고, 사람이 없는 상태로 사진을 찍는 것은 더더욱 어렵기 때문에 포토그래퍼 투어라는 특별한 투어가 생긴 것 같았다.


우리 7명의 일행은 모두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었는데, 대부분이 캘리포니아 주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대부분이 우리들처럼 삼각대를 가지고 왔다보니 장비들이 다들 한가득이었다. 7명 중 할아버지와 같이 온 할머니 한분을 빼놓고는 모두 DSLR. 앤틸로프캐년 내에는 빛이 생각보다 적기 때문에 삼각대를 이용해서 노출을 오래 주는 것이 적은 노이즈와 환상적인 색을 얻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포토그래퍼 투어를 신청하지 않으면 삼각대를 놓고 사진을 찍을 시간도 사실 없긴 하지만.



일반 투어를 하면 대략 이런 느낌이다. 약 15명정도가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다니기 때문에 사진을 찍기 힘든데, 그래도 그 와중에 삼각대를 놓고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는 가이드가 이 사람들이 지나가고 난 뒤에 2-3분 정도의 아주 짧은 시간동안 사진을 찍게 해 줬는데, 워낙 포인트가 여러군데이고 캐년 안에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 정도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덕분에 우리들은 삼각대를 더 좋은 위치에 놓기 위해 작은 쟁탈전(^^)이 벌어지긴 했지만 서로 양보하면서 사진을 잘 찍었다.

앤틸로프캐년은 따로 설명할 것 없이, 그냥 눈을 돌리는대로 모두 예술적인 풍경을 보여주기 때문에 사진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 곳이 어떤 곳인지 충분히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앤틸로프캐년이 가장 아름다운 것은 태양이 앤틸로프캐년 사이로 들어올 때인데, 보통 11시에서 1시 사이가 피크타임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했던 것은 11시 투어.

아래는 앤틸로프캐년에서 직접 찍은 사진들이다.






































바위와 빛이 만들어내는 향연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해주는 곳이 바로 이 앤틸로프캐년이 아닐까 싶다.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 미국 서부를 여행하면서 가장 감동적인 장소를 꼽으라면 앤틸로프캐년은 단연 다섯손가락 안에 들 수 있을만한 곳이다. 꼭 국립공원의 이름을 가지고 있어야만 멋진 건 아니니까.


약 30분~1시간에 걸려서 앤틸로프캐년의 끝에 도착하면 이런 출구를 만나게 되고, 다시 되돌아가면 투어가 끝나게 된다. 일반 투어는 1시간, 포토그래퍼투어는 2시간 정도의 시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널널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리고 포토그래퍼 투어에 참여하는 가이드는 이곳에서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 잘 나오는지 꿰고 있기 떄문에 DSLR도 아닌 똑딱이로 찍은 사진들이 우리가 찍은 사진들보다 더 멋지게 나오는 기 현상을 여러번 보여줬다.



가장 왼쪽에 있었던 친구가 우리의 포토그래퍼 투어 가이드. 정말 재미있으면서도 사진 포인트를 잘 안내해주는 친구였다. 몇몇 포인트들은 이 가이드가 없었다면 그냥 알지도 못하고 넘어갔을만한 곳이었으니 더 고마울 따름.


투어를 마치면 이렇게 앤틸로프캐년의 입구로 돌아와서 타고왔던 차량을 타고 주차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정말 앤틸로프캐년 안에 있는 시간은 꿈만 같은 시간이었는데, 그 안에있는동안 도대체 얼마나 많은 셔터를 눌러댔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서부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꼭 시간을 내서 구경하라고 강추하고 싶은 곳이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이제 오늘 오후에는 자이언캐년으로 가서 가볍게 둘러보고 휴식을 취하는 일정만이 남았다. 저녁에 해가 8시나 되어야 지니 하루하루가 꽤 길게 느껴진다.

참고로 우리가 이용했던 투어업체는, 나바호투어(http://navajotours.com/)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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