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034] 만화의 도시 브뤼셀에서 만난 벽화와 오줌 누는 소년 상 - 유럽 자동차 여행


어제 밤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브뤼셀을 관광하려고 한 날은 하루종일 비가 올 것만 같은 날씨였다. 인터넷으로 날씨를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내내 비. 그래도 빗방울이 굵지 않기에 우산을 챙겨들고 브뤼셀 시내로 나섰다. 원래는 브뤼셀의 여러 박물관들도 다녀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알차게 돌아다니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비가 잦아든 오전 11시가 되서야 호텔을 나섰기 때문에 일정을 꽤 많이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비오는 브뤼셀 거리 풍경. 비가 아주 많이 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냥 비를 맞으며 걸어다니는 사람도 있었고, 우산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다. 



갈르리 생튀베르. 유럽의 3대 갤러리로 꼽힌다고는 하지만, 비가와서 그런것인지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고 문을 닫은 곳들도 많았다. 쇼핑 아케이드라고 해서 좀 더 화려한 곳을 기대했지만, 그리볼거리가 없어 바로 다음 목적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럽 3대 썰렁 명소에 브뤼셀의 오줌 누는 소년 동상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 브뤼셀에 오줌 누는 소녀 동상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오줌누는 소녀상은 부셰 거리(Rue des Bouchers)에서 금방 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는데 그래도 브뤼셀의 명물로 소개되어서인지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위치는 골목 안쪽의 구석진 곳에 있어서 얼핏 봐서는 찾기 어려울 정도. 


이 오줌 누는 소녀상은 오줌 누는 소년상이 남녀차별이라는 이유로 인해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는데, 어쨌든 굳이 찾아가봐야 할 정도는 아닌 듯 싶다. 사람의 호기심이라는게 안 가볼 수 없도록 만들긴 하지만.



오줌누는 소녀 상.


만질 수 없도록 철장 안에서 오줌을 누고 있었다. 이 동상은 솔직히 말해서, 악취미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도대체 이게 뭐라고 이런 곳에서 계속 이런 자세로 있어야 하는건지 불쌍한 느낌이었달까.



오줌누는 소녀상은 바로 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있었다. 아무런 안내도 없지만, 사람들은 알아서 잘 찾아오는 그런 곳. 만들어둔 사람도 명소가 되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으리라 믿는다. 어쨌든, 이 부셰 거리에 레스토랑이 많이 모여 있어, 우리도 브뤼셀의 명물요리라 불리는 홍합효리를 먹기 위해서 여러곳을 찾다가 평이 좋은 쉐 레온(Chez Leon)이라는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점심식사를 했다.


쉐 레온(Chez Leon) - http://www.kimchi39.com/entry/Chez-Leon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레스토랑 앞에서 거리의 악사들이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이렇게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 자체가 유럽에서는 굉장히 흔한 일이기는 하지만, 이 사람들은 벨기에에서 스페인의 민요를 연주하고 있었다. 한곡만이려니 했는데, 대부분 스페인어권 음악들. 왠지 그쪽의 학생들이 여기 와 있다가 주말에 나와서 연주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별도로 팁을 받는 박스도 마련해 놓지 않아서, 팁도 주지 못하고 그냥 음악만 세곡 정도 듣고 자리를 떠야 했다.



점심을 먹고 나서 바로 체력을 회복한 뒤, 브뤼셀 구시가의 중심인 그랑 플라스로 향했다. 정면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시청사이고, 그 오른쪽으로 보이는 건물이 길드하우스이다. 보통 여러 시장들이 열리기도 하는 그런 장소라고 들었는데, 계속해서 비가 오는 날씨 덕분이었는지는 몰라도 그냥 한단계 톤 다운 된 듯한 광장의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왼쪽은 왕의 집(Maison du Roi)이다. 오줌 누는 소년 동상의 다양한 의상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리 땡기지는 않아서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그 옆은 초콜렛 박물관 인 듯 했는데, 건물은 현재 공사중.



벨기에의 브뤼셀은 만화의 도시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만화가 바로 탱탱(Tintin)일 듯 싶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도 유명하고, 그 외에도 브뤼셀에는 스머프, 탱탱 등 벨기에의 유명한 만화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는 벨기에 만화 센터까지 위치해 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벨기에를 돌아다니다보면, 벽면에 벽화를 만화로 그려놓은 곳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런 곳들의 매력은 그냥 걸어다니다보면 곳곳에서 발견된다는 것에 있는 듯 싶다.



그렇게 브뤼셀의 거리를 따라 걷다보면 이렇게 만화로 된 벽들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이런 벽들을 찾아서 걸어다니는 것도 하나의 재미. 별도로 이런 벽화들이 표시된 안내서도 있는 듯 했지만, 오늘은 날씨때문에 이동거리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어 그냥 보이면 찍고 아니면, 마는 정도로 다닐 수밖에 없었다.




브뤼셀의 평범한 거리 풍경. 하늘이 살짝 개는 듯 하더니 다시 비가 오기 시작했다. 30분 간격으로 쉴새없이 날씨가 바뀐 듯 하다.



걷다가 발견한 또 다른 벽화.




길에서 마주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경찰. 우리가 신기해서 사진을 찍으니 씩 하고 웃어줬다. 사진의 아저씨가 우리가 사진을 찍자 경찰에게 우리를 알려줬고, 서로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다. 우리가 경찰 복장이 특이해서 사진을 찍었다고 하니, 비오는날 입는 거라며 자세를 취해주기도 했지만, 눈을 감으셔서..



유럽의 구시가의 길은 이런 돌길이 대부분이다. 유럽은 선진국이라서 캐리어를 끌고다니기 쉽겠지! 하고 캐리어를 가지고 가는 사람들은 이런 돌길에서 '드르르르르륵'하는 소리를 내며 캐리어를 끌고다니다가 한탄을 하는 경우가 많다. 뭐, 그렇다고 안끌고 다닐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 신시가지가 아닌 이상 이런 길을 피할 수 없는 것이 유럽이다. 벨기에 뿐만 아니라, 그냥 전 유럽이 그렇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게 여러번 비를 피하며 브뤼셀을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도착한 '오줌 누는 소년 상'. 사람들의 모습과 비교해 보더라도 저 동상이 얼마나 작은지 알 만 하다. 




이 오줌누는 소년 동상은 이렇게 끝없이 오줌을 분수 아래로 쏟아내고 있었다. 이 동상만 본다면 정말 유럽의 3대 썰렁 명소(덴마크의 인어공주 동상과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에 속하지만 이 주변으로 와플과 초콜렛 가게들이 많이 있어 브뤼셀의 매력을 즐기기에는 그리 부족함이 없다. 이 동상만을 목적으로 왔다면 실망하겠지만, 다른 것들도 함께 즐기려면 꽤 괜찮은 장소라는 이야기.



점심을 먹은지 얼마 안되서 간식은 나중에 먹자고 하고 조금 더 걸어다니다가 발견한 또 다른 벽화.



불꽃놀이가 인상적이었던 벽화. 그 옆에 간판으로 불꽃놀이(Fireworks)라고 적혀있는데, 문이 닫혀 있어 확인을 하지는 못했지만.. 불꽃놀이 용품을 파는 가게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봤다. 



걸어다니다가 잠시 실제라고 착각한 벽화. 바로 옆의 풀과 어우러져 있어서 처음에는 그림인 것을 눈치채지 못했었다.



음악관련 가게. 그냥 간판이나 아래의 포스터들이 예뻐서 한장 찍어봤다.



다시 돌아온 그랑 플라스. 


이 그랑플라스의 야경이 그렇게 예쁜 것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이날은 저녁부터 비가 엄청많이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야경은 포기하기로 했다. 대신 초콜렛 거리에 가서 초콜렛과 와플을 좀 맛보고 일찍 숙소로 돌아가 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블로그의 글에는 제휴링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The links in this blog include affiliate li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