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행 #34 - 준북극의 마을 처칠, 영하 30도에 했던 설원 나들이..


긴 기차여행 끝에 준 북극의 마을 처칠에 도착했다. 처칠의 비아레일 기차역역시 눈으로 가득 쌓여있다. 이곳은 수분마저 얼어버리는 곳이다보니, 눈이 굉장히 건조한 느낌. 차가 다니는 길은 이미 눈을 치우는 차들이 싹 정리를 해 놓아서, 주변으로만 눈이 쌓여있다. 도착한 날의 처칠의 온도는 영하 32도.

처칠의 사람들은 재미있다.

1년 중 영하의 온도가 지속되는 날이 대부분이다보니, 말을 할 때 "영하(below zero)"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영하 32도라면, 온도를 물어봤을때 무심하게 "32도"라고 말할 뿐이다. 누구나 그렇게 말을 하고, 누구나 알아듣는 상황. 영하가 지속되는 마을에서의 특별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는 B&B인 블루스카이(http://www.blueskymush.com)에 예약을 했었는데, 캐나다 여행 전체적으로 가장 맘에 든 숙소였다. B&B이기 때문에 아침을 포함하는데 2인 1박에 $120. 주인인 제랄드가 개썰매를 하기 때문에, 개썰매까지 포함한 가격이다. 아쉽게도 1인 1박이라도 같은 가격이라는 것. 하지만, 친절한 오너들이 정말 맘에 드는 숙소였다. 아마도, 김치군 혹은 4월에 머물렀던 한국사람이라고 하면 알고 반겨줄 듯 싶다. 내가 찍은 오로라 사진도 거실에 걸려 있을텐데..

어쨌든, 도착 전에 미리 예약을 했더니 기차 도착시간에 맞춰서 제랄드가 역으로 마중을 나왔다. 역에서 걸어서 5~10분거리이기는 하지만, 짐이 있기 때문에 짐을 옮기기 위함이었는데.. 차가 고장났다. -_-; 시동이 안걸리는 문제.. 일단 짐은 그곳에 두기로 하고.. 대체할 차를 찾았다.


그래서 역 바로 앞의 정비소에서 제랄드가 잠깐 빌린 차. 차체와 다른 문색에서부터 정말 클래식함이 느껴진다.


차 안도..역시..클래식함이 아주 묻어난다. 뭐, 그래봐야 2-3분 정도 탄 것이 전부이기는 하지만.



비아레일 역 앞에는 ICEBERG INN과 CHURCHILL MOTEL이 있다. 이곳은 1박에 $70~90정도. 다른 숙박시설에 비해서 다소 저렴하기는 하지만, 숙소의 시설도 괜찮은 편이다. 혼자 여행을 오고 저렴한 숙소를 찾는다면 이쪽에서 머무르는 것도 괜찮을 듯.


처칠에서 사진 한장.

태양이 강렬하고 온 세상이 하얗기 때문에 선그라스를 끼지 않으면 눈이 너무 부실 정도. 저때는 라섹수술을 하기 전이라 어쩔 수 없이 맘에 들지 않는 선그라스를 끼고 있었다. 그리고, 덕분에 너무 따뜻하게 지냈던 K2의 고어텍스+패딩 자켓..그리고 그 안에는 스웨터와 후드티까지 잔뜩 껴입었었다. 너무 추워서 ㅠㅠ..

정말 K2의 자켓이 없었다면, 과연 어떻게 여행했을까 싶을 정도였다.


이곳이 매니토바 주를 알리는 간판.


그이곳이 처칠임을 알리는 간판. 간판마저도 하얀색이다. 그리고, 그 외의 글씨는 오래되었는지 많이 지워졌다.


도로명이 적힌 표지판과 역임을 알리는 판도 얼어있다. 건들면 부스러져 내릴 거 같지만, 은근히 견고한 녀석들이었다.



준 북극의 마을 닾게 주위에는 전부 눈.눈.눈. 뿐이다. 지금은 눈이 많이 적어진 상태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쌓여있는 눈의 두께가 상당했다. 하지만, 도로는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듯 차들이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게 유지되고 있었다. 정말, 눈과 추위밖에 생각 안나는 처칠의 또다른 기억은, 정말 맑은 공기 덕분에 하늘은 파랗다 못해 시퍼럴정도로 파랬다.



타고왔떤 비아레일 6455번 열차. 몇명 되지 않는 사람들을 태우고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다는 말을 한마디 남겨두고는 간단한 쇼핑을 하러 근처의 마트를 찾았다.


기차역 옆에 쌓여있던 눈. 딱 내 키 높이였다. 바람이 만들어낸 눈의 모양이 참 재미있다.


이곳은 처칠의 유일한 슈퍼마켓 '노던'. 가격은 다른 지역 슈퍼마켓의 1.5배 정도라고 보면 된다. 생각만큼 엄청 비싼 수준은 아니라서 그래도 살 만 했는데, 위니펙에서 좀 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상하지 않는 먹거리는 위니펙에서 미리 준비해오는 것이 더 쌀 듯 싶다. 물론, 돈을 조금 더 주면 여기서도 다 구할 수 있지만.


노던의 크기는 생각보다 크다. 살것도 많고..


이곳에서 3박을 하면서 먹을 것들을 좀 샀다. 요거트도 좋아하고, 라면도 몇개 사고..계란과 베이컨 등.. 간단하게 먹을 것들이다. 베이컨과 라면은 밥을 해서 밥반찬으로 먹으면 되고^^* 아침은 B&B에서 주지만, 점심과 저녁은 직접 해결을 해야 했다.


그리고 호기심에 집어들었던 쥬스. 수박과 딸기라니!!! 근데, 은근히 맛있었다. -_-


음식을 사다가 숙소에 쟁여놓고 다시 처칠 나들이에 나섰다. 역시 보이는 것은 눈이 가득한 풍경.



어느 집 앞에 묶여있던 말라무트. 이 녀석 은근히 표정이 험학하다. 나를 침입자라고 생각한건가.







처칠은 1500명 정도가 사는 아주 작은 마을이기 때문에 그다지 볼 거리는 없다. 다만, 마을을 조금만 벗어나면 발을 잘못 디뎠다가는 무릎 이상 빠져버리는 눈과, 키보다 더 높게 쌓여있는 눈을 쉽게 구경할 수 있다. 이 곳과 얼어붙은 허드슨베이도 처칠의 볼거리. 사실 에스키모 박물관을 제외하면 그다지 볼 것은 없다지만, 하얀 세상을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처칠에서 보내는 시간은 충분하다. 2박을 한다면, 하루는 개썰매를 타도 좋고.



10월과 11월은 북극곰들이 마을로 내려오기 때문에, 북극곰을 보는 투어가 유명하다. 처칠의 별명이 "북극곰의 수도"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그 시기에 북극곰을 보기 위해서 몰려든다. 하지만, 그 이외의 기간이라도 종종 북극곰이 나타나기 때문에, 몇몇 지역에는 곰의 출현을 우려하여 더이상 가지 말것을 알리는 경고판이 붙어있다. 북극곰 시즌이 지난 후에도 한달에 몇번씩은 마을에 모습을 드러낸다고.


파란 하늘이 인상적이다.




작은 마을이라고는 하지만, 교회에서부터 박물관, 우체국, 학교 등 있어야 할 건물들은 모두 다 있다. 준 북극에 있는 건물들은 어떤지 살짝 들여다 보는것도 하나의 재미.


저렇게 엄청난 두께의 옷을 입고다니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있고, 스노우모빌은 차와 함께 이곳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교통수단이다. 이들에게는 탈거리가 아닌, 말 그대로 교통수단.


여기는 스쿨 존. ^^*


버스들은 임시 휴업 상태이다. 그래서 그런지 버스들에 눈이 가득 쌓여있다. 뭐, 하룻밤만 지나도 이정도 쌓이는 것이야 예사이긴 하지만.


해가 저물기 직전에 찍었던 온도계 사진. 딱 영하 30도이다. 정말 추웠던 곳 처칠.

오로라를 보는 한밤중에는 더 떨어진다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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