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04] 사향소 농장(Must OX Farm)



[알래스카 #04] 사향소 농장(Must OX Farm)


알래스카에서의 두번째 목적지도 여전히 소소했다. 주로 알래스카, 캐나다 북부, 그린란드, 노르웨이 등에 서식하는 사향소(Musk OX)를 기르는 농장에 방문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 사향소는 수컷 특유의 분비선에서 내는 사향냄새 덕분에 이런 이름을 얻었는데, 100m밖에서도 그 냄새가 날 정도라고 한다. 번식기는 7~8월이지만, 내가 방문했던 6월에는 아쉽게도(?) 그 향을 맡아볼 기회는 없었다. 


사향소 농장의 주소는 12850 E Archie Rd, Palmer로, 알라스카 스테이트 페어(2016년에는 8/25~9/5 - 꼭 가볼만한 볼거리!)가 열리는 팔머(Palmer)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탈키트나/드날리로 향하는 길이라고 해도 그리 멀리 돌아가지는 않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시간을 투자해도 무방하다. 팔머에서는 딱히 관심이 가는 거이 있지 않고, 오늘 하루 일정이 길었기 때문에 점심으로 가볍게 먹을 샌드위치만 사고 이동했다.



앵커리지를 벗어난 뒤, 이정도의 차량행렬은 알라스카에서 정말 많은 차를 보는거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한번에 정면에서 5대 이상의 차가 오는 걸 본건 앵커리지와 페어뱅크스(이 도시에서는 아니었을수도)가 유일했다. 그만큼, 여름 최성수기에도 운전하기 편하고 차량의 숫자도 적은 편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알라스카 자체가 운전거리가 상당한것에 비해서, 주유등과 같은 보급을 할 곳이 자주 등장하지는 않기 때문에 거점을 지날때마다 기름은 가득 채워두는 것이 좋다.



오전 내내 흐린듯 하더니, 농장에 도착할 때 즈음 햇빛이 들기 시작했다. 농장 앞에는 충분한 주차공간이 있어 쉽게 주차를 할 수 있게 되어있다. 확실히 외곽에 있는 곳이니만큼 별도의 주차비를 받지는 않는다.



농장건물은 소박하다. 주차장에서 빨간건물을 끼고 살짝 돌면, 이렇게 사향소 농장의 입구가 나타난다.



물론 입장료가 공짜는 아니다.


성인은 $11, 시니어(65세 이상)은 $9, 13세 미만은 $5다. 물론 가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이 입장료에는 사향소 농장을 설명과 함께 둘러보는 가이드 투어가 포함되어 있으며, 일정 시간마다 출발한다.



농장 안에는 사향소들의 사진과 그와 관련된 기념품들을 잔뜩 팔고 있었다. 작은 사향소 모양 인형에서부터, 사향소 털로 만든 공예품(부드럽지는 않지만)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있었다. 딱히 구미가 당긴다거나 하는 그런건 없었지만, 의외로 구입해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런 패러디들도 있다. 



입장료를 내고 잠시 박물관을 둘러보고 있는 사이, 직원이 돌아다니며 곧 투어가 시작되니 밖으로 나오라며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그리고 나서 바로 시작된 투어. 사향소 털로 만든 제품이었는데, 나쁘지는 안았지만 가격을 들으니.. 역시 알래스카 프라이스!..비쌌다. 



투어가 시작되기 전, 농장 멀리에서 보이는 사향소들. 알라스카의 설산들이 배경을 만들어 줘, 자칫 밋밋할 수 있는 풍경을 더 멋지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사향소에 대한 다양한 설명들. 



오늘, 우리 사향소 투어의 가이드는 바로 이분. 알래스카에서 나고 자랐고, 이 곳에서 사향소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투어는 이 펜스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이 있다.


- 펜스에 기대지 말 것.

- 펜스 너머로 손을 내밀지 말 것.

- 펜스에 기어오르지 말 것.


기본상식이다.




설산을 찍는건지, 사향소를 찍는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셔터는 많이 날렸다. 가이드는 사향소에 대해서 많은 것을 설명했는데, 한쪽귀로는 설명을 듣고 한쪽으로는 사진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뭐, 천천히 걸으면서 설명했기 때문에 따라가는데 문제는 없었지만.



사향소라는 동물이 엄청나게 큰, 그리고 멋진 뿔과 두툼한 털을 가진 녀석이다 보니 펜스가 얽힌 간격도 상당히 넓었다. 덕분에 DSLR의 렌즈를 그 공간에 넣고 찍는데도 불편함이 없어서, 많은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뭐, 어디다 쓸 데는 별로 없겠지만.







농장에는 꽤 많은 사향소들이 곳곳에서 풀을 뜯고 있었다. 각도만 잘 잡으면 정말 작품사진 나올 것 같은 그런 풍경도 있었지만, 미천한 사진 실력으로 그렇게 담지는 못했다. 사향소는 위로 솟은 뿔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뿔 뿐만 아니라 두개골도 상당히 두꺼운 편에 속한다고 한다.



그리고, 노란 꽃이 피어있는 들판 풍경.




사향소의 뿔과 두개골. 딱 봐도 튼튼해 보인다. 받히면...어휴.;;



사향소 농장의 한쪽에는 이렇게 어린 사향소들을 모아놓은 공간도 있었다. 가이드가 도착하기 전에는 멀리서 풀을 뜯고 있지만, 사람들이 오면 관심을 가지며 슬슬 다가오기 시작한다. 역시 어린시절은 누구나 호기심 충만인듯. 



특히 이렇게 먹이를 들고 흔들면, 그 사람에게 더 가까이 온다. 먹이는.. 그냥 옆에 있는 풀을 뜯...은거다.



그럼 이렇게 받아먹는다.



아직 멋진 모습으로 변하기 전의 어린 사향소.




다들 먹이를 주고, 만져보고, 사진을 찍느라 정신없었다. 농장에서 사람에 의해 키워지고 있기 때문인지 사람에 대한 거부감은 거의 없는 듯 했다.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나름 꽤 괜찮은 체험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그렇게 사향소 투어는 약 40분 정도 농장을 둘러보고, 사향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끝이 났다. 사향소는 사실 한번쯤 보고 싶었던 동물이기도 했는데, 농장이기는 했어도 멋진 풍경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는 건 기대 이상의 소득이었다.



이제는 다시 농장 입구로 돌아갈 차례.



주차장에서 봤을 때와 농장쪽에서 봤을 때의 느낌이 이렇게 다르다. 저 왼쪽 데크는 아까 처음 나와서 설명했던 곳이다.



투어가 끝나고 다시 기념품 상점이자 전시물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가이드와 함께 설명을 듣고 난 뒤, 전시물들을 다시 보니 사향소가 또 다르게 느껴졌다. 그래서 조금 더 소에 관련된 것들을 읽고 건물을 빠져나왔다.



사향소 농장을 떠나는 길.


어느덧 점심시간을 넘어서고 있어서, 농장 주차장 옆으로 마련되어 있는 벤치에서 가볍게 샌드위치를  먹고 다음 목적지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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