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스 국립공원 -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공룡을 닮은 바위, 밸런스드 락(Balanced Rock) [미국 렌터카 여행 #46]


캐피톨리프 국립공원은 잠시 스쳐지나가는 정도였기 때문에, 우리는 차를 몰고 아치스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약 3시간이 좀 더 걸리는 거리기 때문에 아침 일찍 움직였는데 캐피톨리프에서 시간을 좀 소비한 덕분에 점심나절이 되서야 아치스 국립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치스 국립공원의 주변에는 모압(Moab)이라는 도시가 있는데 근교의 캐년랜즈 국립공원을 함께 둘러볼 때 숙박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다만, 다른 곳들에 비해서 전체적인 숙박비가 비싸다는 것은 단점이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정말 볼 거리와 수많은 트래킹 코스가 넘쳐나는 곳이지만, 입장료는 차량당 $10 (1주일간 유효)으로 국립공원들 중에서도 저렴한 축에 속한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1년내내 문을 여는 국립공원인데, 비지터센터는 여름에는 6:30분까지, 겨울에는 4:30분까지만 열기 댸문에 정보를 얻으려면 시간을 맞춰서 방문해야 한다. 보통 아치스 국립공원에서는 일몰을 보고 나오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머무르는 시간은 크게 상관 없지만, 올라가는 길이 워낙 구불구불하고 어둡기 때문에 해가 지면 바로 내려오는 것이 좋다.





아치스 국립공원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지구 같지 않은 풍경 때문이다. 여태까지 살면서 봐왔던 그런 풍경에 대한 상식을 한꺼번에 뒤집어 줄 수 있는 곳이 바로 아치스 국립공원이 아닌가 싶다. 여태까지 많은 국립공원들을 다니면서 붉은 바위들과 다양한 형상을 봐 왔지만, 아치스 국립공원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그 중에서도 단연 일품이라고 할 수 있다. 사암으로 이뤄져 있고, 그 어떤 국립공원보다 다양한 아치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돌아다니면서 눈이 즐거운 곳이기도 하다.


아치스 국립공원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바로 이 밸런스드 락(Balanced Rock)이다. 균형을 잘 잡고 있는 이 바위는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그 모습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재미있는 바위라고 할 수 있다. 아치스국립공원의 첫인상이 아치가 아닌 밸런스드락이라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만, 그래도 그냥 지나가기에는 너무 멋진 볼거리이다.




밸런스드 락 주변에는 트레일이 마련되어 있는데, 10분 정도면 가볍게 돌아보고 올 수 있는 짧은 트레일이다. 바위가 뭐 별거 있겠어 라는 생각이 들지만, 밸런스드락은 각도에 따라서 그 모습이 천차만별인 만큼 10분 정도를 투자해서 걸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사실 이전에 여행왔을 때에는 "음 이게 밸런스드 락이군"하고 지나갔었는데, 이번에 다시 와서 걸어보니 그땐 왜 안걸어봤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바람이 많이 불기로도 유명한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더운 여름이 아니면, 바람막이 잠바도 필수.



이 모습은 트레일에 처음 들어갔을 때의 밸런스드 락의 모습이다. 꼭 뾰족한 바위가 하늘을 찌르려고 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지나가는 밸런스드락의 모습이 바로 이 모습이 아닐까 싶다.



트레일을 조금 더 걸어들어오면 밸런스드락의 각도가 바뀌면서 조금 더 아슬아슬하게 바위가 올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꼭 바위 아래를 땜질해 놓은 것 같지만, 그 옆의 바위에도 하얀 띠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듯, 이 밸런스드락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바위이다.



분명히 뾰족하게 하늘을 향하고 있던 밸런스드락이었건만, 1/3쯤 오면 펑퍼짐한 바위가 얹어져 있는 것 같다. 이쪽이 더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으면서 올라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밸런스드락의 트레일의 장점이라면, 균형잡힌 돌의 모습을 보는 것 뿐만은 아닌 것 같다. 그냥 바로 주변을 돌아보기만 하더라도 멀리 눈덮인 록키산맥이 보이고, 그 밑으로는 아치들이 보인다. 아마도 작은 구멍이 있는 바위는 사우스 윈도우인 것 같다. 이런 풍경이 있는 아치스 국립공원이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까.



이번에는 트레일의 반 조금 안되는 지점에서 본 풍경. 아까는 옆으로 올라앉아 있는 거 같았는데, 이번에는 바위가 조금 아래로 향하고 있다. 이렇게 위아래로 긴 형태이기 때문에 주차장에서 봤을 때는 길고 높은 것처럼 느껴진 것이 아닐까 싶다.


트래일의 반대편에서 밸런스드락을 올려다보면 또 이렇게 길게 하늘을 찌를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옆에서보면 평퍼짐하고, 정면에서 보면 위로 긴 모양을 하고 있달까?



밸런스드락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공룡모양을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이 각도에서 보면 위의 바위가 얼마나 아슬아슬한 형태로 올라가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데, 꼭 팔과 다리가 있는 공룡의 모습을 한 바위같다. 밸런스드락의 사진들 중에서도 재미있는 사진으로 많이 소개되고 있는 이 각도는 이런저런 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트레일에서 발견한 선인장들. ^^

밸런스드락의 트레일은 짧은축에 속했기 때문에 우리는 간단하게 둘러보고 점심을 먹으러 갈 준비를 했다. 다행히도 밸런스드락 맞은편의 비포장도로를 따라 조금만 들어가면 피크닉 에어리어가 있어서 그곳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항상 밥통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입장에서, 이렇게 지도를 보고 피크닉 에어리어를 확인해 놓는것은 의외로 중요하다. 밥먹는 것 만큼 중요한 건 없으니까.


피크닉 에어리어의 황량한 풍경.

원래 아치스국립공원에는 높은 나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유명하긴 하지만, 6월말의 땡볕에 이렇게 그늘하나 없으니 죽을맛. 거기다가 바람은 어찌나 불어대던지 장소를 먹을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그늘 스러운 곳에는 다른 사람들이 이미 와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저 벤치 있는 자리가 원래 있떤 자리는 아니고 오른쪽에 보이는 그릴 옆에 있던 벤치인데 저 사람들도 더워서 벤치를 통째로 그늘 밑으로 들고가서 식사하고 있었다. 하긴, 나무 덕분에 바람도 덜 불고 좋아보였다. 부러웠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이런 땡볕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살짝 달궈진 쇠였지만, 바람이 워낙 많이 불어서인지 그렇게 온도가 높지는 않았다. 어쨌든, 오늘의 점심시간~


점심시간이라고 해 봤자 뭐 별로 특별한 건 없었다. 한울 맛김치하고, 고추참치..그리고 밥이랑. 요렇게 3가지를 반찬으로 3명이서 슥슥 점심을 먹었다. 저 맛김치는 한국에서 올 때 30개나 가지고 왔었는데, 하루에 1-2개씩 먹다보니 아치스 국립공원에 올 때 쯤에는 몇개 남지 않았었다. 워낙 더운 상황이라 아이스박스에 넣어둬도 김치가 엄청나게 쉬어가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이게 있으니 참 행복했는데;;

그래도 점심을 든든히 먹었으니, 데블스가든 트래킹을 하러 갈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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