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요르드를 찾아서 떠난 여행, 북유럽 노르웨이 자동차 여행


노르웨이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피요르드' 뿐이었다. 그런 노르웨이를 유럽여행의 코스로 꼭 넣고 싶었던 것은 우연하게 본 3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바위 사이에 걸려있는 바위, 커다랗고 평평한 바위와 피요르드, 그리고 아슬아슬해 보이는 뾰족한 바위. 처음에는 그 3 곳을 가 보려고 노르웨이의 여행을 시작했는데, 가고싶은 곳들을 추가하다보니 어느덧 노르웨이는 무려 14일이라는 긴 일정으로 변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가 지루하지 않았던 사랑스러운 노르웨이. 북유럽 노르웨이 자동차 여행은 행복함의 연속이었다. 눈이 즐거워서.


단점이라면 물가가 좀 비쌌다는거.



크셰라그볼튼(Kjeragboltn)으로 올라가는 길. 트래킹 코스의 약 30% 가량은 이런 바위 급경사였다. 그냥은 미끄러워서 걸어올라가기 힘든 길이다보니 바로 옆에 쇠사슬로 가이드라인을 설치해 놓았다. 흡사 암벽등반하는 분위기인데다가, 바위산이다보니 나무가 거의 없어서 더위에 지쳤던 트래킹 코스.



약 2시간의 트래킹 후에 도착했던 크쉐라그볼튼. 사진으로 봤을 때에는 합성인줄 알았는데, 바위사이에 커다란 바위가 끼어있는 모습을 실제로 보고 있음에도 잘 믿겨지지 않았다. 그래도, 바위에 올라가보는게 그렇게 무서운 경험은 아니었다. 다들 한 번 쯤 올라가보려고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



노르웨이에서 꼭 보고 싶었던 두번째 풍경은 바로 프레이케스톨렌(Preikestolen). 피요르드를 향해서 툭 튀어나와있는 커다란 바위는 옆에서 보고 있으면 까마득한 절벽처럼 눈에 비춰졌다. 바위의 끝에 앉은 위험 천만한 장면은 다들 한번씩 연출해 보는 것이긴 한데, 바위가 아래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어서 앉아보면 의외로 무섭기도 했다.



뤼세 피요르드와 함께 내려다 본 프레이케스톨렌. 옆에서 볼 때에는 아찔한 바위였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면 생각보다 넓은 바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냥 튀어나온 바위라면 별다른 감흥이 없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배경으로 멋진 피요르드가 펼쳐지는 덕분에 프레이케스톨렌의 가치는 더 높아지는 듯 싶다. 왕복 4시간이면 충분하고, 올라가는 길은 한국의 산을 올라가는 것 처럼 재미없기는 했지만 목적지에서만큼은 '와~'하게 만들었던 풍경.



물가비싼 노르웨이에서 숙박의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은 바로 캠핑이었다. 피요르드가 펼쳐지는 곳에서의 캠핑은 음식을 직접 해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하룻밤에 3만원이면 되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다. 보통 숙소 또는 캐빈에서 자려면 1박에 15~20만원 정도는 필요했으니까.



노르웨이는 참 폭포가 흔하다. 차를 타고 달리다보면 산 위에서부터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실폭포들을 끊임없이 볼 수 있고, 곳곳에서도 멋진 폭포들이 수시로 등장한다. 노르웨이에서 처음 폭포를 봤을 때에는 '우와! 폭포다!' 라고 외쳤지만, 나중에는 폭포의 등장이 익숙해진 듯 무심하게 되어버렸다. 물론 규모가 큰 폭포는 여전히 경이로웠지만..



세번째 트래킹 코스는 트롤퉁가(Trolltunga)였다. 왕복 10시간이나 걸리는 이번 여행의 최 장 트래킹코스이자 가장 기대하는 풍경이 있는 곳이었다. 전체적인 난이도도 앞의 두 코스에 비해서 높기는 했지만, 언덕을 넘을 때마다 바뀌는 풍경이 트롤퉁가로 향하는 길을 더 다채롭게 만들었다. 피요르드를 내려다보거나, 어느새 겨울이 되었다가 바위산이 나타나는 등. 걷는 시간이 지루할 틈이 없었다.



편도 6시간이 조금 못되게 걸려 도착한 트롤퉁가. 피요르드를 향해서 튀어나온 저 바위는 이름 그대로 '트롤의 혀'를 닮았다. 보기만 해도 저 위에 서 있는 것이 아찔해보이지만, 실제로 가보면 생각보다는 무섭지 않다.



끝이 살짝 올라가 있어서 끝에 걸터앉아도 무섭지는 않았지만, 바위에 살짝 금이 간 듯한 느낌이 있어서 그것이 오히려 더 걱정이 되었다. 트롤퉁가를 트래킹 하는 내내 하늘이 흐렸는데, 우리가 도착한 딱 30분 정도만 햇빛이 우릴 반겼다. 그리고 바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높은 폭포 중 하나인 보링포스(Voringfoss).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 만으로도 위용이 대단했는데, 아래로 내려가는 트래킹 코스를 따라가면 그 굉음까지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노르웨이의 폭포가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아기자기한 폭포들이 많다는 것이다. 폭포 중 하나는 그 뒤로 걸어갈 수 있었는데, 폭포 너머로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폭포와 함께 이어지는 마을의 풍경은 의외로 색달랐다.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항구 도시 베르겐. 이렇게 색색갈의 목조건물이 들어서 있는 거리는 베르겐의 가장 대표적인 풍경이다. 노르웨이의 2번째 도시라고는 하지만, 인구도 23만정도의 작은 도시. 하지만, 곳곳에 아기자기함이 숨어있어 걷는 재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베르겐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바로 피쉬 마켓. 다양한 수산물을 구입하는 것 보다는, 그 자리에서 바로 요리를 해 먹는 것이 매력이다. 노르웨이의 물가 답게 가격도 만만치 않게 비싸지만, 그래도 신선한 해산물을 한번 먹어보는 정도라면 나쁘지 않다. 이 곳에서는 다양한 캐비어(노르웨이에서는 물고기의 알을 모두 캐비어로 통칭해 부름.)나 새우 등도 시식해 볼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베르겐 항구의 모습. 베르겐 시내는 가운데에 섬처럼 나온 곳과 오른쪽 산으로 이어지는 곳에 대부분의 볼거리가 모여있었다.그 중에서도 산 옆으로 이어지는 목조 건물들의 풍경은 그야말로 매력적. 작은 골목을 뒤지고 다니는 재미가 있었다.



노르웨이에서 발견헌 미스터 리(Mr. Lee)라면. 한국 사람이 들어와서 노르웨이에서 판매하는 라면이라고 하는데, 가격은 봉지라면이 2천원, 컵라면이 3천원이 넘는 무시무시한 가격이지만.. 그래도 궁금해서 한 번 사먹어봤다. 결론은? 그냥 라면맛. ㅎㅎ



물이 계단처럼 퍼져내려오던 폭포. 그냥 그 모습 자체가 굉장히 특이했는데, 이 폭포의 앞은 아니나 다를까 캠핑장이었다. 그러고보면 노르웨이의 캠핑장은 최소한, 피요르드, 폭포 등을 끼고 있는 듯 싶다. 그게 아니면 캠핑장이 아니라고 해야 할 정도.



노르웨이에는 멋진 풍경을 가진 내셔널 루트(National Route)라는 곳이 있다. 자동차로 운전을 할 때 이 루트를 따라가면 '멋진' 풍경을 보장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6개의 내셔널 루트를 운전했는데, 노르웨이에서는 이 루트들에 자연친화적인 멋진 볼거리들을 설치하고 있었다. 피요르드를 내려다 볼 수 있도록 설치된 나무로 되어있는 이 전망대는 꽤 세련된 느낌이었다.



노르웨이의 피요르드는 빙하가 깍아서 만들어 낸 멋진 풍경인 만큼, 아직도 노르웨이에는 빙하가 많이 남아있다. 보통 노르웨이 여행에서 많이 찾는 빙하는 브릭스달이지만, 우리는 남쪽에 있는 니가스브린으로 향했다. 북쪽으로 돌아가면 내셔널루트를 한 곳 가지 못하기 때문이었는데, 니가스브린 빙하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 훌륭한 모습이었다.



내셔널 루트를 달리다보면 고산지대로 올라가는 일이 다분했다. 위도가 워낙 높다보니 얼마 올라오지 않아도 나무가 사라지곤 했는데, 그러면 조금 있다가 눈이 쌓인 풍경과 호수가 나타났다. 잔잔한 호수덕에 풍경은 데칼코마니라는 표현이 잘 어울렸다.



한여름인 7월 중순에도 눈이 한가득 쌓여있는 도로. 그래도 차들이 지나가는 곳은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지만, 눈이 많이 쌓여있는 곳은 사람키보다도 더 높았다. 이걸 만년설이라고 해야 하나..



달스니바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게이랑예르 피요르드. 앞으로 보이는 구불구불한 도로는 직접 내려갔는데, 사실 노르웨이에서 이정도 도로는 굉장히 흔한 축에 속해서 별로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길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피요르드를 유람하는 유람선. 게이랑예르에서 헬레쉴트까지 연결하는 Fjord1의 페리였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 페리지만, 역시 노르웨이 답게 가격은 높았다.



게이랑예르 피요르드의 대표적인 풍경인 세븐 시스터즈(Seven Sisters). 폭포의 물줄기가 총 7개여서 붙여진 별명이라고 했다. 아쉽게도 피요르드 유람은 이 폭포 이외에는 그리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는게 아쉬운 점.



북유럽의 베니스라는 별명을 가진 올레순. 우리가 머무르는 기간 내내 비가 내려서 조금은 우울한 느낌으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비 내리는 밤의 야경은 몽롱한 느낌을 자아냈다.



노르웨이의 폭포가 너무 많다는 이야기를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러 포인트에 있는 특징적인 폭포들은 항상 감탄사가 나오도록 만들었다. 피요르드, 그리고 폭포. 노르웨이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닐까.



이번 여행 마지막 하이라이트였던 트롤스티겐(Trollstigen). 굽이굽이 이어지느 도로가 멋진 풍경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달스니바 전망대에서 본 풍경이 더 멌졌다는 느낌. 아마 구름이 잔뜩 껴서 더 멀리까지 풍경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노르웨이는 제대로 트래킹을 시작한다면 2주가 아니라 한달도 부족할만큼 멋진 나라였다. 엄청난 물가가 조금 부담으로 다가오기는 하지만, 유럽이지만 '북유럽'이라는 특별함이 주는 묘미는 확실히 다른 곳과 비교할 바가 되지 못했다. 많은 나라를 여행 했다고 생각하지만, 노르웨이는 확실히 다른 곳 과 차별되는 풍경이 있었다.




이 블로그의 글에는 제휴링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The links in this blog include affiliate li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