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 1400m에 위치한 카르스트 지형, 텐구고원(天狗高原)에 가다


다음날 아침 일찍 고치현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텐구고원(天狗高原)으로 가기 위해서 호텔을 나섰다. 오늘의 운전은 현청의 미조부치상. 텐구고원은 해발 1400m에 있는 고원지대로, 넓은 초원 가운데 석회암들이 불쑥불쑥 솟아있는 카스르트 지형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때는 겨울에는 눈이 쌓여서 스키장으로도 이용되었다고 하지만, 최근에는 적설량이 많이 줄어서 스키장으로는 거의 이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텐구고원으로 가는 길에 만난 폭포. 고치현에서 텐구고원으로 가는 길에 폭포를 만났다. 텐구고원쪽으로 가는 길에 사람이 많이 멈췄다 가는 듯, 이곳에는 쉴 수 있는 정자도 마련되어 있었지만.. 아침부터 보슬보슬 내리는 비 덕분에 카메라에 사진 몇장만을 담고 다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해야 했다.


일본에서는 만날일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돌이 무너진 상황; 2차선이기는 하지만, 중앙선이 없이 상황에 맞게 운행하는 도로인지라 이렇게 낙석들이 있으니 지나갈수가 없었다. 사진은 조금 치워놓은 상태;; 어쨌든 내려서 돌들을 다 양 사이드로 밀어놓은 후에야 지나갈 수 있었다.



도로의 폭이 좁기는 하지만, 일본의 자동차들이 워낙 작은터라 이런 곳에서 양방향 주행도 큰 무리는 없었다. 다행히도 이 낙석 이후에는 도로 위에 있는 몇개의 낙석 정도만 있어서 무사히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텐구고원의 덴구소. 꽤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인지 주차되어 있는 차들이 하나도 없었다. 거기다가 오전부터 날씨가 그렇게 좋지 않아서인지 안개가 잔뜩 끼어있어서 시야가 꽤 멀리 나오지는 않았다. 사실, 올라오면서 고원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을거라고 기대를 했었는데..이런 시야라니 ㅠㅠ.. 하지만, 다행히도 시간이 지나가면서 꽤 많이 맑아져서 다행이었다.


텐구고원의 유일한 숙소인 덴구소.

이곳을 사람들이 찾는 이유는 고원에서 느낄 수 있는 조용함과 휴식, 그리고 히노끼가 가득 깔려있는 그야말로 삶을 재충전 할 수 있는 삼림 테라피 로드의 존재 때문이다. 특히 산책을 하기 좋은 시즌인 봄과 가을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산책하기 위해서 모여들 만큼 인기있다고 한다. 겨울에는 스키를 타는 손님들이 있었지만, 눈이 많이 오지 않는 요즘에는 그마저도 없어서 겨울에는 비수기라고..


한글로 써 있는 화장실. 고치현에서 나눠주는 저 문구는 영어, 한국어, 중국어(간체,번체)가 쓰여져 있었다. 이 텐구고원은 한국사람들이 거의 오지 않을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는 하지만, 그런 곳에서 이렇게 한글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꽤 반가웠다. 이 것 이외에도 텐구고원 내에서 한국어를 꽤 여러군데서 또 발견하긴 했지만.


숙소를 보기 전에 먼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 중 하나인 카르스트지형을 보러 가기로 했다. 이번의 안내는 덴구소의 사장님께서 직접 안내를 해 주셨는데, 숙소의 차량을 직접 이용해서 다녀올 수 있었다.


차를 타고 가면서 내려다 본 풍경. 구름 때문에 아주 멀리까지 내려다보이지는 않지만, 꽤 높은곳에서 내려다보고 있다는 느낌만큼은 그대로 살아 있었다.


카르스트 지형이 있는 곳으로 가는 도로. 역시 여태까지 왔던 도로들과 큰 차이 없이 도로 폭은 굉장히 좁았다. 다만 이 지역을 운전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기 떄문에 길 자체를 지나다니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닌 듯 싶었다. 다만, 정말 좁다 싶은 구간에서 다른 차량을 만나면 조금 난감하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조금 달려가니 카르스트 지형이 나타났다. 꼭 초원지대에 돌들이 위치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 잔디 밑이 모두 석회암이다. 그러니까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산 위쪽에 잔디가 자라게 되고 자라지 않은 부분은 바위처럼 튀어나와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시야가 아주 잘 나오지는 않은데다가 겨울이라 바람이 워낙 차가워서 카메라를 들고 있기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교과서에서만 봤던 카르스트지형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맑은 날씨였으면 사진이 정말 멋졌을텐데..하는 생각과 함께.








카르스트 지형의 석회암들이 튀어나온 모습은 이곳 텐구고원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꼭 잔디밭에서 바위가 자라나온 것 가튼 모습이라서 더 흥미로웠다. 어디를 가던지 이전에 본 적 없는 특이한 풍경을 보는 재미는 정말 쏠쏠하다.


사람들이 이곳을 왔을 때 보는 가장 일반적인 풍경을 보고 나서는 목장 관리용으로 사용하는 길로 들어섰다. 봄~가을에는 소들을 관리하는 도로로 이용된다고 하는데, 추워진 지금은 소들이 모두 실내로 들어가 있고 현재는 조용한 풍경만이 남아있다. 평소라면 이용할 수 없는 길이지만, 겨울에 왔다는 것 때문에 오히려 둘러볼 수 있었달까.


달리던 도중 내려다 본 풍경. 멀리 보이는 산 덕분에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것이라는 기분이 바로 든다. 아까 덴구소에 도착했을 때에는 100m정도밖에 시야가 안나오는 듯 싶더니.. 이제는 꽤 멀리까지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카르스트 지형이 있는 곳을 둘러보고 나서, 작은 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이동을 했다. 먼저 앞서서 걸어가시는 분이 바로 이 덴구소의 사장님. 사람은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철학이 남다른 분이셨다.



이 곳은 높은 고원이다보니 바람도 많이 부는데, 그런 바람을 이용한 풍력 발전도 하고 있었다. 다만, 이런 풍력으로 인해서 생산되는 전기 때문일까.. 주변에서 자라는 식물들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서 살짝 걱정이라는 말도 하셨다. 이 풍력발전소는 자신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그렇게 텐구고원을 둘러보고 나서, 다시 덴구소 앞에서부터 시작되는 산림 테라피 로드를 걸어보기 위해서 이동을 했다. 사실, 이곳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산림 테라피 로드였기 때문에 이동하는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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