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스카 #09] 알라스카의 온천, 체나 핫 스프링스로 향하는 길과 송유관

Posted by 김치군
2016.12.08 23:08 미국 캐나다/15 알래스카


[알라스카 #09] 알라스카의 온천, 체나 핫 스프링스로 향하는 길과 송유관


다음날 아침, 에어비앤비 숙소의 주인은 내게 체나 핫 스프링스(Chena Hot Springs)로 향하는 길에는 먹을곳과 주유할 곳이 거의 없으니, 미리 샌드위치를 구입하고 주유를 가득 할 것을 추천했다. 이틀밤을 묵었던 글레날렌(Glennalen)에서, 체나 핫 스프링스까지는 약 5시간 반정도가 걸리는데, 설마 없을까 싶었지만 이곳은 알라스카. 주인의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약 3시간쯤 달렸을 때 나타난 델타 정션(Delta Junction)에 식당이 몇개 있기는 했는데, 그 날 문 연 곳은 딱 1곳이었다.-_-;; 


그나마 도시라고 할 수 있는 노스 폴(North Pole)직전까지 4시간동안 250마일(400km)를 달려야 하는데, 식당이 1개밖에 나오지 않는다니.. 공포스러웠다. 역시 알래스카. 뭐, 점심시간보다 조금 일찍(11시 반쯤) 도착했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는 만큼, 오후에는 문을 더 열겠지만 그래도 사람이 적게 사는 알라스카 다웠다. 알라스카에서는 주유소가 보일때마다 항상 주유는 가득, 그리고 차 안에는 먹을꺼리를 항상 둬야 한다는 말이 이해가 가는 날이었다.



숙소를 출발한 건 오전 8시 남짓. 백야 때문에 출발할때는 이미 대낮같은 느낌이었다. 글레날렌의 삼거리에 위치한 주유소에 샌드위치 가게도 딸려있어서, 미리 점심 겸 먹을 샌드위치와 음료수도 사고 주유도 가득 했다. 오늘 하루만 약 480km를 달려야 하는데, 한 번 주유로는 어림 없을정도였다. 일단 다음 주유소가 있는 델타 정션까지는 250km정도 떨어져 있는데, 그 사이에 주유소가 없으니, 가득 채우는 건 필수.



오늘은 하루종일 운전을 해야할텐데, 피곤하겠네... 라는 생각을 하며 본격적으로 운전을 하려고 하는 무렵 도로 옆으로 에스프레소라고 써 있는 작은 가게가 보였다. 여길 지나면 앞으로 한동안 커피를 살 수 있는 곳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잠시 멈춰서 커피를 샀다. 나름 맑은 하늘과 빨간색+노란색이 섞여있는 풍경이 굉장히 강렬하게 다가왔다. 아마 이 색감 덕분에 한번에 눈치챈거겠지만.



커피맛은 뭐, 그냥 마셔줄만은 했다. 이 길에서 유일한 커피샵인만큼 사실 뭐 기대를 하지도 않았으니까 상관 없었기도 했고, 그냥 쌀쌀한 아침에 따뜻한 음료가 목을 타고 넘어간다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밖에서 한 모금을 마시고, 차의 음료수 꽃이에 커피를 꽂고 운전을 시작했다. 



차의 배경음악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걸그룹의 노래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지루하게 1자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졸음을 쫓기 위해서는 커피만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에, 신나는 곡들 위주로 선곡했다. 도로 표지판에는 팩슨(Paxson)이라는 이름이 보이는데, 론리플래닛에는 상점이 있다고 되어있었지만..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137마일을 더 달려 델타 정션까지 가야 뭔가 있다는 이야기.



달리는 길에 잠깐 멈춰서서 찍은 팩슨 호수의 풍경.



팩슨은 데날리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8번도로(비포장)로 향할 수 있는 교차로와 같은 곳인데, 뭔가 있을 것 같지만 덜렁 건물 하나만 있었다. 현지인들은 이 8번도로를 이용해 동서를 왔다갔다 한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잘 관리된 비포장이지만, 일반 세단으로는 달리기 어려운 구간이 종종 있다고 한다. 결국 우리같은 여행자들은 SUV 차량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그냥 돌아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한다. 구글 지도의 스트리트 뷰로 봤을 때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 현지인 말로는 평소에야 문제 없지만 갑작스런 폭우 등이 오면 지나갈 수 없는 도로로 변하곤 한다고 했다. 뭐, 현지인 말 들어서 나쁠 건 없으니까.



내가 가진 가이드북, 론리 플래닛 알라스카에는 팩슨에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있다고 되어 있었지만... 사진처럼 그냥 방치된 건물만이 있었다. 혹시나 하고 들어가 봤지만, 사람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팩슨을 뒤로하고 계속 달리다보니, 작은 전망대가 있는 곳을 만났다. 강 옆일 뿐인데 왜 전망대를 만들어 놨지? 하고 가까이 가 보니, 한창 시즌이 되면 연어가 올라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내가 알라스카를 여행할 때에는 막 연어 시즌이 시작하기 직전인 관계로, 도시 초입에서 연어들을 일부 구경할 수 있을 뿐이었지만.. 7월이 넘어가면 이 강에 엄청난 수의 연어들이 몰려든다는 설명이 있었다.



이 강이 연어 반, 물 반이 된다는 사실. 한번쯤 그런 장관을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기회는 오지 않았다.



달리는 길에 멀리 보이던 송유관. 알라스카의 주 산업이 석유였던 만큼, 한 때 부유한 주였지만.. 채산성이 과거만큼 나오지 않는데가, 유가가 많이 내려간 지금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산량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그만큼 알라스카의 재정이 예전같이 않은것도 현재의 상황이고.



달리다 보면, 이런 호수들은 자주 만나게 된다.



지루하게 평지만 이어지던 풍경은 팩슨을 지나 달리기 시작하면서부터, 높은 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달리는 도로 옆으로 무스, 코요테와 같은 동물들이 지나가는 걸 보면서.. 역시 자연 하나만큼은 끝내주는 알라스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는 중이어서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게 너무 아쉬웠을 뿐. 그래도 멋진 풍경이 나오기에, 도로 옆에 차를 세우고 내려서 잠시 사진을 한 장 찍은 뒤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종종 멈출 수 있는 곳들이 있을때마다 내려서 사진을 찍었다. 날씨가 나쁘지 않은 덕분에, 그래도 알라스카의 넓게 펼쳐지는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기회가 꽤 있어서 좋았다. 어차피 지루하게 달리기만 하는 것 보다는, 이렇게 내려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게 더 좋았다.



날씨가 맑은것도 잠시, 멀리 폭우가 쏟아지는 것이 보였다. 이럴때는 그저.. 저 비가 내 방향으로 오지 않기를 바랄 뿐.



그래도 내가 있는 곳은 구름은 좀 있을 망정, 파란 하늘도 꽤 보이는 맑은 날씨였으니까. 



뷰포인트 옆으로 지나가던 송유관. 이 도로를 달리는 중에는 이렇게 계속해서 송유관을 만날 수 있었다.





다음에 섰던 곳은 바이슨 관찰지라는 이름이 붙은 장소였다. 4월부터 8월 사이에 이 곳에서 바이슨들이 내려다 보인다는 안내가 되어 있었지만,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다시 안내문을 읽어보니, 망원경이 있어야 그나마 보인다고..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녀석들이 2마일 떨어진 곳이라니.. 망원경이 없긴 했지만 바이슨은 워낙 많이 봤던지라 아쉽지는 않았다.



그 다음에 멈췄던 곳. 이 호수때문에 멈췄던 건 아니고,



송유관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잇는 포인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곳은 이 도로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송유관을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곳이었는데, 도로위에도 거의 보이지 않던 차들이 이곳에는 꽤 주차가 되어 있었다. 단순히 송유관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도 나들이를 즐기거나 하이킹을 하는 사람이 있는 듯 했다.






달리면서 멀리서 본 송유관은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그 위용이 대단했다. 지금은 옜날만큼의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차로는 들어갈 수 없지만, 도보로는 진입 가능했던 송유관들.



기름은 프루드호 베이(Prudhoe Bay)에서 시작해서 발데즈(Valdez)까지 이어진다. 엄청난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만큼, 중간 중간 송유를 도와주는 펌프 스테이션이 있다는 안내였다. 내가 지금 서있는 곳은 바로 펌프 스테이션 9. 



겨울이 지나고, 얼어붙었던 도로를 보수하는 공사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차량의 통행이 많지 않았지만, 공사구간 자체가 워낙 길다보니 한번 공사에 걸리면 대기시간은 상당히 긴 편이었다. 



동서로 계속 이어지는 강인 타나나 강을 건너는 다리.



타나나 강의 풍경.





그렇게 달리다가 도로 옆 숲 속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암컷 무스를 발견했다. 왕복 2차선이지만, 아까와는 달리 넓은 비포장의 갓길이 있어서 여기서는 차를 멈출 수 있었다. 무스는 성격이 그렇게 좋은 동물은 아니므로, 차에서 내리지 않고 어느정도 거리를 둬야 한다는 조언에 따라 차 안에서 사진을 찍었다. 줌렌즈를 이용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가까이서 무스를 본 건 처음이었다. 멋진 뿔이 있는 수컷이 아닌건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정도 거리면^^; 알라스카에서는 정말 무스가 본토의 엘크만큼이나 흔하게 보이는 듯 했다.



그렇게 풍경을 구경하며 달리다보니, 어느새 오른쪽으로 아일슨 공군기지가 보였다. 그 의미는 이제 거의 다 와간다는 소리.



체나 핫 스프링스로 가는 길은 굳이 페어뱅크스를 거칠 필요 없이, 노스폴에서 바로 북쪽으로 이동하면 되었다. 도로의 상태가 급격히 안좋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포장이 되어있는 도로라서 달리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다만, 최고 속도 제한이 줄은데다가 별다른 풍경이 없어서, 지루한 도로를 1시간 넘게 달려야 한다는 건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니었다.



아마도..자작나무들. 이런 풍경을 보며, 계속 달리니 마침내 체나 핫 스프링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 그리고 빠뜨릴 수 없는 이야기. 처음에는 몰랐는데, 사진찍느라고 잠깐 문을 열었다 닫았을 뿐인데... 한번 창문이나 차 문을 열면 어김없이 모기가 들어와 있었다. 알라스카 주를 대표하는 새는 모기(-_-)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모기가 많았는데, 특히 주변에 연못 등이 많은 곳에서는 밖에 나가자마자 수십마리의 모기가 덤벼들기도 했다. 모기기피제를 제대로 뿌리고 다녔음에도 3-4군데 물렸는데, 뿌리지 않았다면 얼마나 물렸을까 걱정이 되었을 정도였다.


물론, 다행히 알라스카 전역에서 이렇게 모기가 많았던 건 아니었는데, 특히 이 구간이 모기가 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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