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스케이프 아치를 지나서 조금 더 걸어가면, 이런 표지판을 볼 수 있다. 1.2마일(약 2km)만 더 가면 더블 오 아치를 볼 수 있다는 것인데, 2km정도면 30분이면 충분히 가겠네..싶지만, 실제로는 그것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일단 길 자체가 모래흙이기 때문에 빠르게 걷기가 힘들고, 나중에는 등산수준의 코스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넉넉하게 시간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아까의 잘 정돈되어 있던 길이 이렇게 모래길로 바뀌었다. 하지만, 길만 바뀌었을 뿐 기이한 모양의 풍경은 바뀌지 않고 오히려 그 멋을 더해가고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꽤 어려운 트래킹 코스라는 표지판도 나온다. 난이도 보통-어려움 정도의 코스인데, 저 말 만큼 쉽게 보지 않는 것이 좋지만 어느정도 준비를 해가면 누구나 다녀올 수 있는 코스..
캐피톨리프 국립공원은 잠시 스쳐지나가는 정도였기 때문에, 우리는 차를 몰고 아치스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약 3시간이 좀 더 걸리는 거리기 때문에 아침 일찍 움직였는데 캐피톨리프에서 시간을 좀 소비한 덕분에 점심나절이 되서야 아치스 국립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치스 국립공원의 주변에는 모압(Moab)이라는 도시가 있는데 근교의 캐년랜즈 국립공원을 함께 둘러볼 때 숙박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다만, 다른 곳들에 비해서 전체적인 숙박비가 비싸다는 것은 단점이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정말 볼 거리와 수많은 트래킹 코스가 넘쳐나는 곳이지만, 입장료는 차량당 $10 (1주일간 유효)으로 국립공원들 중에서도 저렴한 축에 속한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1년내내 문을 여는 국립공원인데, 비지터센터는 여름에는 6:30분까지..
미국을 렌터카로 여행할 때의 장점은, 바로 아무때나 원하는 포인트에서 설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브라이스캐년에도 여름에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는 하지만, 그 간격이 다소 애매한 점을 생각하면 원하는 포인트 아무곳에서나 설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남들과는 다르게 꽉 짜여진 일정보다는 원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그곳에서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렌터카 여행의 가장 큰 묘미이기 때문이다. 내려오면서 들린 포인트는 폰데로사 포인트(Ponderosa Point). 해발 2672m에 있는 포인트인데, 사실 해발이 꽤 높다고는 해도 주변도 다 높은지라 아주 크게 해발이 높다는 것이 감흥이 오지는 않는다. 포인트가 있는 곳에 가니 우리를 마중해줬던 까마귀. 한국에서 보는 까마귀 덩치의 2배쯤..
다음날 아침 일찍 숙소인 마제스틱 뷰(Majestic View)에서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고 자이언캐년으로 이동했다. 오늘은 자이언캐년을 둘러보고 브라이스캐년까지 가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었다. 주섬주섬 간단한 간식거리와 물을 챙겨들고는 숙소 앞의 정류장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자이언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셔틀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차를 가지고 와서 비지터 센터 앞에 주차해 놓고 둘러보기로 했다. 어차피 비지터 센터 이상은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보니, 비지터 센터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 셔틀버스를 타고 와도 환승을 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셔틀버스는 기다리는 시간이 더 추가되어 차를 가지고 오는 것이 이득이다. 자이언 국..
애리조나를 넘어서서 중부로 들어서면서 기름값이 상당히 저렴해졌다. 캘리포니아에서는 $3 이하를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중부로 들어서면서 부터는 $2.5~2.7 사이의 가격대가 눈에 많이 띈다. 쉘같은 유명 주유소가 $2.7.. 아니면 이름없는 지역의 주유소가 $2.5 정도 한다. 거기다가, gasbuddy.com에서 전날 미리 근처의 저렴한 주유소까지 챙겨놓으면 금상첨화.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저렴한 곳을 찾아서 주유를 할 수 있었다. 그랜드캐년에서 패트리파이드 포레스트 국립공원(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까지는 약 4시간이 걸리는 거리이다. 패트리파이드 포레스트는 그 말 그대로, 석화된 숲인데, 2억년(200-million-years)동안 석화되어 지금은 보석이 된 나무들이 ..
그랜드캐년 사우스림 서쪽의 포인트를 보고 난 뒤에, 동쪽의 출구로 빠져나가는 길에 데저트뷰를 들려 이동하는 것이 오늘의 일정이었다. 데저트뷰로 향하는 길에 그랜드뷰 포인트에서 잠시 차를 멈췄다. 그랜드 뷰 포인트는 콜로라도 강의 굽이치는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포인트 중 하나였기 때문에, 과거에 이곳에 들렸던 기억에 잠시 머물렀다 가기로 했다. S자 모양으로 굽이치는 콜로라도 강의 모습은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높이에 따라 달라지는 바위의 색, 정말 오랜 세월이 깃들여저 만들어진 것이 확연히 보이는 지형까지. 그랜드캐년은 비슷비슷하면서도 어떤 각도에서 보는지에 따라서 천의 얼굴을 가진 특별한 협곡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에 가본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름을 알 수 있을정도로, 그랜드캐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