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기차 옆자리에 멋진 이성이 앉지 않는 이유



이전에 버스, 기차 그리고 비행기 옆자리의 로망이라는 포스트에서도 썼듯이, 누구나 옆자리에 대한 로망은 가지고 있다. 특히, 혈기 왕성한 20대 싱글이라면, 자신의 옆에 상상하던 모습의 이성이 앉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절대 무리가 아니다. 물론, 여행을 많이 하다보면 그런일이 실제로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점차 깨닫게 되기는 하지만, 실제로 기차에서 만나서 커플이 된 사례도 주위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언제나 두근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내 옆자리에는 항상 아줌마들이 혹은 아저씨들이 앉는걸까? 그것도 아저씨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아저씨가 아닌 사람이 앉더라도 아줌마나 할머니가 앉는 경우가 다반사다. 기차여행을 할 때, 이런 두근거림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20대가 대부분임을 감안할 때, 내 옆에 또다른 20대가 그것도 이성이 앉은 확률은 상당히 낮다. 그렇다면, 내 옆에 20대의 이성이 앉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사진 출처 : 코레일 사보>

코레일 사보 4월호에 보면 재미있는 도표가 하나 있는데, 바로 KTX 탑승객의 비율에 대한 표이다. 이 표는 KTX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보여주는데, 한국에서 기차가 이용되는 용도를 생각해보면 KTX뿐만 아니라 무궁화호나 새마을호도 이 비율에 큰 차이가 없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KTX를 주로 이용하는 용도가 업무차 출장이 가장 많다보니 실제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이 30대, 40대 남자인 것은 어쩔 수 없는 결과이다. 그럼, 표를 조금만 자세하게 살펴보자.

기차를 타는 20대는 전체 이용객의 비율 중 24.1%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같은 20대가 옆자리에 앉을 확률은 1/4도 채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도 20대 여성의 경우에는 20대 남성의 비율이 15%나 되니까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20대 남성의 경우에는 여자중에서는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는 하나 9.1%밖에 안되니 가능성은 더 희박해 질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적은 비율마저 그들이 커플이어서 함께 앉을수도 있고, 친구와 둘이 여행해서 함께 앉을수도 있고, 가족여행의 일부일수도 있기에 더더욱 낮아진다. 그렇다면 혼자 여행하는 여행자(혹은 일행중 따로 떨어진)이며, 20대이며, 앉아있는 사람의 이성일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이쯤되면, 왜 내 옆에 아리따운 혹은 멋진 이성이 앉지 않는지는 조금 이해가 갈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로망은 20대 뿐만 아니라 30대들도 가질 수 있는 것이고, 이런 기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여행의 즐거움이니 궂이 확률이 너무 낮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혹시 알까? 아무리 낮은 확률이라도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는 것. 그렇기에 로또 당첨자도 나오는 것이 아닐까? 구전으로 전해오는 수많은 기차 연애 미담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나에게도 언젠가는 그런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다음에 고향으로 혼자 내려갈 때 혹은 다른 이유로 기차 여행을 하게 된다면, 맘에드는 이성이 옆에 앉는 소원을 빌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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