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 브리즈번 둘째 날
살인적인 탁함을 보여줬던 방과, 더위로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만한 프린스 백팩이 너무도 싫었던 우리는 다른 백팩으로 숙소를 옮기기로 했다. 차비를 쓰기 아까웠던 우리는 일단 픽업차량을 이용해서 트랜짓 센터까지 이동했다. 여기서 시티백팩까지는 그리 멀어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백팩을 앞뒤로 둘러메고 예정했던 시티백팩까지 무작정 걸었다.


앞뒤양옆으로 가방을 둘러메고...
하지만 우리는 결국 시티백팩에서 묵지 않았다. 왜냐하면 전화했을때에는 분명 방이 있다고 했던 그들이 직접도착하고 나니 딴소리를 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실랑이를 조금 하다가 결국에는 우리가 포기하고 다시 그 무거운 짐들을 끌고서 트랜짓 센터로 돌아왔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 그냥 유명한 팔라스나 틴빌리로 가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TNT에서 $5할인을 해주는 BUNK를 발견했다. 그리고, 우리는 새로생겼다는 이야기에 별다른 고민없이 바로 이곳으로 전화했다.
10분정도 트랜짓 센터에서 기다리니 BUNK에서 픽업차량이 트랜짓 센터에 도착했다. 픽업차량을 타고서 BUNK에 도착하긴 도착했는데, 이게 왠일..?! 프린스 백팩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었다. 어쨌든 우리는 하루에 $5씩 할인을 받았고, 나를 제외한 ABCDF는 이틀씩 머무르기로 결정했다. 나도 사실 이틀을 머무르고 싶었지만, Maroochydore에서 친구와 약속이 있었기때문에 일정을 더 늘릴수가 없었다. 사실 나중에 Maroochydore는 안가도 되는거였는데.. 하는 후회도 했지만.
이곳이 BUNK! 개장한지 얼마 안되서 확실히 깨끗한 느낌을 주었다. 다만, 안타깝게도 우리들의 방은 3층이었는데, 엘리베이터가 또! 고장나있었다. ㅠ_ㅠ..... 그래도 방에 들어가보니 이게 왠일+_+ 호텔이자나...... 호주에서 묵어본 백팩들 중에서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거기다가 에어컨 빵빵하고, 창문도 큼지막하고.. 개인 사물함까지~ 좋아좋아~
나와함께 덤앤더머 놀이를 했던 F. 어쨌든 우리는 짐을 풀고 백팩을 빠져나와서 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퀸즐랜드에서 가장 큰 박물관이라나.. 호주에서 가장 큰 박물관이라나.. 어쨌든 우리는 또 걷고 걸어서 박물관으로 향했다.
가는길에 있던 교회. 뭐 꽤 오랜기간동안 짓고 있는 중이라나...
팔라스 백패커. 별로 묵고싶지 않은 건물 모양이?
Brisbane River.
Brisbane River. 오른쪽으로는 사우스뱅크로 가는 길이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박물관 안에 있던 테이블들.
우리가 박물관에 도착했다는 것을 하늘이 알아버렸나?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장대같은 비가 또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단 우리는 건물 안으로 들어왔고, 목적은 박물관 구경이었기 때문에 안을 하나하나 구경하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사실, 이런 것들에 대해서 그다지 흥미가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뭐 딱히 재미없지도 않았다.
박물관을 다 둘러보고 아트 갤러리까지 갔다온 우리는 박물관을 빠져나왔다.
길게 늘어선 버스들. 마치 기차를 보고 있는것 같다. 아마도 비가 많이 와서 이렇게 되어버린거 같은데... 꽤나 재미있는 광경이었다. 버스모양의 기차(?)라니..ㅎㅎ
오늘도 이렇게 비가 내리는걸 보니 야경찍기는 글렀군... 이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다시 백팩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카지노에 들려서 멤버쉽 카드도 만들고, 울워스에 들려서 오늘 저녁 재료도 샀다. 오늘의 저녁은 스파게티!!
좀 럭셔리하게 먹어보자는 제안에 각종야채들과 토마토, 치즈등 스파게티 소스 이외에도 다양한 것들을 구매했다. 역시 과일도 사고, 중간중간 먹을 갈릭 브레드도 사고, 하여튼 이것저것 많이 구입했다. 이번저녁은 성공해야 했으니까!
결과는? 성공이었다. BUNK에는 정말 많은 양의 식기구와 조리도구가 구비되어있었고, 문을 연지 얼마 안되는 만큼 모두 다 새것이나 다름없었다. 거기다가 묵고있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이 식당을 거의 우리들의 개인 식당처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의 메인요리였던 스파게티는 굉장히 맛있었다. 오븐에서 치즈를 목인 스파게티의 그맛이란... 전문점에서 먹었던 그 맛들보다도 훨씬 더 좋은것 같았다. ^^;;;;
브리스번에서 찍었던 유일한 야경.
그리고, 단 한장밖에 남아있지 않은 흔들린 XXXX 맥주사진.
행복했던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에어컨이 계속 돌아가고 있는 방안은 바깥의 더위를 쉽게 잊을 수 있을만큼 쾌적했고, 우리는 과일들과 함께 또한번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이번에는 다양한 게임들도 등장했고, 간단한 카드마술들도 등장해 시간가는줄 모르게 만들었다. 하지만.. 나는 내일 아침 일찍 이곳을 떠나야 했기 때문에 새벽2시쯤에 잠들수밖에 없었다. 진짜 늦게까지 놀고 싶었는데.. 이렇게 일정에 쫒기며 움직여야 하나.. 하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침대에 누웠다.
내일은 Maroochydore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