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자연상태의 돌고래들이 먹이를 얻어먹기 위해서 몽키마이어로 찾아오는 시간은 9시경이라고 했다. 우리가 있는 숙소에서 그곳까지 걸리는 1시간 반 정도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8시에 도착하기로 시간을 잡고 몽키마이어로 이동했다. 평소에는 아침 10시가 되어도 일어나기 힘든 게으름뱅이였는데 여행을 하면서 일찍일어나 버릇을 하니 이제는 일어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몽키마이어로 향하는 길에서 가이드는 우리에게 어제는 돌고래가 찾아오지 않았다며 우리에게 겁을 주었다. 1달에 돌고래가 찾아오지 않는날이 1~2일정도 있다며 우리에게 말해줬는데, 나는 설마 어제 안왔으니 오늘은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자기위안을 했다. 설마 안오겠어?
어제 저녁에 빗방울이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오늘 아침은 구름 한점 없이 맑았다. 우리가 몽키 마이어에 도착한 시간은 8시 15분경이었는데, 일반적으로 찾아오는 시간이 9시정도였기 때문에 아직 45분이나 더 기다려야만 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각자 뿔뿔이 흩어져서, 기념품 상점을 돌아보는 사람도 있었고 근처의 그늘에서 그냥 앉아서 쉬는 사람도 있었다.
몽키마이어의 전경. 사실 특별한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전시간의 수면은 잔잔하기만 하고, 시간은 느리게 흘러갔다. 어느덧 9시가 다가왔지만 돌고래가 보일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다... 이제 올시간이 되었는데.. 그때 가이드가 오더니, 아마도 오늘도 안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혹시 모르니 1시간정도 더 기다려보고 안오면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고 했다. 어쩔 수 없지만, 이 돌고래 보려고 여기까지 온건데 ㅠ_ㅠ..
기념품 가게를 보는것도 잠시, 그냥 그늘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것도 잠시. 시간을 때우기에는 너무 부족했다. 그러다가 해변가에서 유유히 놀고 있는 펠리컨들이 생각났다. 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펠리칸 근처로 가서 펠리칸들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전에는 몰랐는데, 펠리칸의 눈은 세로로 감았다가 떠졌다. ㅠ_ㅠ 신기했다. 펠리칸들은 굉장히 큰 새였는데, 사람들에게 호전적인거 같지는 않았다. 그냥 이곳에 있다가 뭔가 콩고물이라도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분위기인듯 보였다.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고, 어느덧 10시가 가까워졌는데도 돌고래가 보일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가득했고, 정말 오늘도 오지 않는걸까 하는 불안감이 가득찼다. 그때 누군가 바다 저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그곳에서 무언가가 다가오는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먼거리에서 빙빙 돌던 돌고래들이 점점 물가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안전요원은 돌고래가 완전히 해변까지 다가오기 전에 바다로 들어가는 것을 자제하기를 부탁했고, 10여분이 더 지나자 8마리정도의 돌고래들이 해변가로 가까이 다가왔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안전요원은 물속으로 어느정도 들어와도 된다고 허락했고, 사람들은 카메라를 가지고 몰려와 돌고래들의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물론, 나도 돌고래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_-;
돌고래들은 사람들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는 했지만, 멀리 가지는 않고 사람들과 2m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며 해변을 계속 왕복했다.
물속에는 이런 조그만 물고기들도 많았다. --;
사람들이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는데 안전요원이 나와서 말했다. 돌고레 피딩을 할 시간입니다~ 여기 서 계신분들중에서 4명만을 뽑아서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잠시후 생선이 든 빠께스를 든 아가씨 두명이 나왔다. 한명은 귀엽게 생겼었지만, 한명은 남잔줄 알았...다--;
먹이를 주는 관광객. 사실 나도 해보고 싶어서 열심히 손을 들어봤지만, 결국 뽑히지 않았다. ㅠ_ㅠ... 안타까워...
먹이를 나눠주는 것을 보더니 갑자기 움직임이 달라진 펠리칸들-_-;;
30분정도에 걸친 돌고래 쇼가 끝나고 사람들은 돌아갈 준비도 하고, 몇몇은 그곳에서 수영할 준비를 하기도 했다. 돌고래가 계속 있으면 함께 수영을 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절대로 돌고래에게 가까이는 가지 말라는 주의를 하고는 안전요원은 그곳을 떠났다.
왜 먹을거 안주나 하고 사람들을 바라보는 펠리컨들. 저기 왼쪽의 다리는 남자다리다. -_-;
시간이 남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배를 타고 sailing을 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예상시간보다 이곳에서 훨씬 더 머물렀기 때문에 이런 옵션들을 즐길 수 없었다. 사실 이런 옵션을 즐길 생각도 없긴 했지만.
이 아가씨가 사람 참 참했던 Joe라는 아가씨-_-a
다음에 이동한 곳은 Living Rocks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은 cyanobacteria라는 것들이 모여서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이곳의 입구쪽에는 지구에 산소가 희박했을때에 생겨난 것들에서부터, 최근에 생성된것까지 지구의 역사와 함께 한 생명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지구에 있는 생명체중에 가장 오래된 것들 중 하나라고 했는데, 각각의 설명들을읽어보기 전까지는 그냥 바위처럼 보였다.
굉장히 오래된 cyanobacteria들.
바닷가로 갈수록 점점 젊은 녀석들을 볼 수 있다. ^^;
안내판들중 하나 ^^;
나의 몽키마이어의 일정은 여기까지였다. 나와 레오니는 이곳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휴게소로 가서 돌아가는 투어버스를 타고 퍼스로 돌아가야만 했다. 돌아가는 일정에는 특별하게 가는 곳은 없었고, 그냥 동물원 하나를 방문하는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그냥 차만 타고 가는 일정이 계속되는것이나 다름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