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070] 노르웨이 빙하 여행, 니가스브린 빙하(Nigardsbreen)



[노르웨이 #070] 노르웨이 빙하 여행, 니가스브린 빙하(Nigardsbreen)


오늘은 니가스브린 빙하를 거쳐, 롬(Lom)까지 가는 일정이었는데 아침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 원래대로라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재빠르게 니가스브린 빙하를 거쳐서 롬까지 구경을 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비가 내리는 창밖을 보니 기운이 쭉 빠졌다. 결국 밍기적대며 천천히 조식을 먹고, 11시가 다 되어서야 호텔을 빠져나왔다.


다행히도 엄청나게 쏟아붇던 비는 송달을 벗어날 때 즈음부터 많이 잦아들더니, 니가스브린 빙하로 진입하는 도로에 다다를 때 즈음에는 거의 비가 그쳐 안개처럼 내리고 있을 뿐이었다. 아예 비가 안오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니가스브린 빙하를 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는 충분히 할 만 했다. 여전히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했지만 말이다.



송달에서 55번 도로를 타고 달려가다가 604번 도로로 진입해서 쭉 달려가면 니가스브린 빙하가 나온다. 올라가는 길에도 옆으로 흐르는 에메랄드빛 계곡물과 멋진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에 지루하지는 않지만, 니가스브린 빙하를 보기 위해서는 604번 도로 왕복 1시간 반을 추가로 더 잡아야 한다. 니가스브린 빙하 관광시간까지 생각하면 최소 반나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니가스브린의 빙하에 직접 올라가보는 투어도 있기는 했지만, 우리는 아이슬란드에서 이미 빙하 위에 올라가봤기 때문에 다른 느낌이라고는 하더라도 이번에는 빙하트래킹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바로 건물을 거쳐 주차장으로 이동. 비가오는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그래도 이쪽은 송달과는 달리 비가 많이 안 온 듯 땅이 어느정도 말라 있었다.



주차장에서 니가스브린 빙하로 가는 방법은 두가지.

보트를 타고 건너가거나 걸어서 가는 방법이 있다. 왕복 배값은 40크로네(약 7천원)정도. 노르웨이 물가 치고는 비싼 값이 아니라서 걸어갈까 하다가, 3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는 말에 그냥 배를 타는 것을 선택했다. 배를 타려고 선착장으로 가니, 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아마도 비와 계속 함께 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들었지만, 부슬비 정도는 충분히 이해할 만 했다.




우리보다 앞 배를 타고 니가스브린 빙하로 건너가는 사람들. 



왕복 뱃삯 40 크로네. 영수증. 돌아올 때 이걸 보여줘야 배를 탈 수 있다.



친절하게 설명되어있는 첫, 그리고 마지막 보트 출발 시간.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시간대에만 딱 운영하는 듯 했다.



비오는 날, 간이 의자에 앉아서 열심히 보트 비용을 받던 청년. 다른 사람 후기에서도 이 청년에 뱃삵을 받고 있었다. 사진에서는 굉장히 진지한 표정이지만, 실제로 조금 이야기해보니 익살맞은 표정을 가득 숨기고 있었다. 




비가오는 날이다보니, 건너편에 보이는 폭포와 구름낀 산의 모습은 왠지 몽환적으로 느껴졌다.



배를 타지 않으면 이렇게 걸어서 빙하까지 가게 된다. 소요시간은 약 25분 정도인데, 바위가 미끄러워 비오는 날에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배표파는 청년이 그랬다. 배표를 팔기 위함인지, 진짜 조언인지는 모르겠지만.. 뭐 배표를 사고 난 뒤에 한 이야기니 그냥 조언인 듯 하다.



배를 운전하시는 아저씨. 배로 가면 정말 5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다. 비가오니 다들 저렇게 모자까지 쓰고 있었는데, 그러고보니 오랜만에 보는 브랜드 HH. 한국에서도 한때 저 브랜드가 유행했을 때가 있었는데..



빙하 옆 선착장에 도착.




내려서도 한참을 걸어가야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빙하가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다.



빙하가 녹아서 생긴 작은 호수. 빙하가 가지고 내려온 미네랄들 덕분에 이 호수의 물 색도 에메랄드 빛을 띄고 있었다. 다만 흐린날이라 그 아름다운 색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이렇게 빙하 녹은 물이 호수로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었다.




빙하로 건너가는 다리. 그 아래에는 빙하녹은 물이 세차게 흐르고 있다. 다리가 아슬아슬해 보이지만, 건너가보면 생각만큼 위험하거나 한 느낌은 없다. 일단 눈으로 보기에는 좀.. 아슬아슬하지만 말이다.




빙하 트래킹 투어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 서로의 몸을 묶고 안전장치를 한 뒤, 니가스브린 빙하를 올라가게 된다.



이쪽은 이미 빙하 위를 걷고 있는 사람들. 확실히 이쪽은 화산재가 없어서인지, 아이슬란드의 빙하보다는 훨씬 깨끗한 느낌이 든다. 물론, 때뭍은(?) 겉모습이야 어쩔 수 없지만, 전체적인 느낌이 그렇다는 이야기.




우리는 투어는 하지 않았으므로 빙하 가까이 가서 구경만 했다. 산소투과율 때문에 저렇게 빙하가 파란색을 띈다는데, 정말 안쪽으로 색이 달라지는 걸 보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빙하에서 바라본 호수쪽 풍경. 그래도 꽤 많이 걸어올라왔다.




후두둑 떨어지는 물방울들. 20도 이상 잘 안올라가기는 했어도, 여름은 여름인지라 빙하 아랫부분은 확실히 빠른 속도로 녹고 있었다. 겨울이 오면 다시 얼기는 하겠지만, 니가스브린 빙하도 해가 갈수록 온난화로 인해 점점 뒤로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다.



아래서는 푸른빛을 띄지만, 위에서 그냥 보면 얼음덩어리들이다.




우리가 빙하 아래쪽에서 놀고 있을 즈음, 아까 준비를 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빙하위로 걸어올라가기 시작했다. 빙하 투어는 짧게 둘러보는 것에서부터, 거의 하루를 투자하는 익스트림한 레벨까지 준비되어 있었는데 그에 따른 자격 조건도 상이했다. 정말 하루종일 하는 빙하 투어라면 맛보기에서 경험하는 것과는 확실히 다를 것 같기는 했다. 뭐, 그정도의 빙하 매니아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사진을 몇장 찍고 다시 다리를 건너 이번에는 반대편으로 넘어왔다.



콸콸 소리를 내며 흘러내려오던 빙하수. 물에 살짝 손을 넣어봤는데, 정말 시리도록 차가웠다. 하긴, 빙하 아래서 흘러내리는 물이 이정도로 차갑지 않으면 말이 안되긴 하지.






쪼개진 빙하 사이로 드러나는 푸른 빛의 얼음들. 사진에서만 그런게 아니라 실제로도 이렇게 파랗게 보였다. 해가 있으면 또 어떤 느낌이었을까 궁금하지만, 일단 흐린날에도 파란색은 확실히 알아볼 수 있었다.




빙하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사람들.



우리도 그렇게 시간을 조금 더 보내다가 다시 갈 길을 가기로 했다.



우리가 빙하를 둘러보고 나오는 동안 하늘은 점점 개기 시작했다. 빙하에 도착했을 때 즈음부터 비도 더이상 내리지 않았으니까, 앞으로도 더 좋아질거란 기대를 조금 했다. 결과적으로는 딱 요정도로 유지되었지만.



다시 보트를 타고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정말 빙하의 일부분의 일부분의 일부분의 일부분만 본 느낌이다.




그렇게 다시 604번 도로를 타고 아래로 내려왔다. 이제, 다음 내셔널 투어리스트 루트인 Sognefjellet으로 향할 차례. 이 내셔널 투어리스트 루트는 롬까지 이어지는 길로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해 또 기대가 되었다. 사실, 내셔널 투어리스트 루트를 달릴때마다 다 기대되었다. 그래서, 왠만하면 운전을 내가 좀 더 많이 한 편이었다. 달리는 재미도 쏠쏠했으니까. 다만, 사진찍긴 힘들어서 카메라를 와이프에게 넘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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