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영화 OST..




오후가 되자 EAFIT 대학교 중앙도서관 앞에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설치된 무대에 있는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지휘자도 마찬가지네요. 주위사람들에게 물어보니 30분 정도 후면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어떤 공연인지 궁금해집니다. 어떤 음악이건 오케스트라로 듣는것은 행복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면 더할나위가 없으니까요.


기대에 부풀어서 무대 가까이 가봤습니다. Aire Libre. 야외공연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 써있는 말, MUSICA PARA CINE. 영화음악인것은 알겠는데, 오케스트라와 영화음악.. 쉽게 매치가 되지 않습니다. 오케스트라하면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등의 클래식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람이니까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한 30분만 기다리면 연주가 시작될텐데요. 그저 침착하게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겁니다.


시작 시간이 다 되어가자 사람들이 하나 둘 바닥에 앉기 시작합니다. 따로 좌석도 준비되지 않은 말 그대로 열린 공연인 것이지요. 사람들은 자유롭게 자리에 앉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저는 같이 갔던 친구들과 함께 뒤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이제 5분만 더 있으면 멋진 오케스트라 공연이 시작되겠지요?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합니다. 저, 이런 공연들 엄청 좋아하거든요.


공연이 시작되자 웅성웅성하던 소리는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오케스트라의 첫 연주곡은 "미션임파서블". 오케스트라로 듣는 미션임파서블의 주제곡.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시나요? 그야말로 제게는 전율이었습니다. 영화음악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라이온킹, 인디아나존스, 스타워즈를 거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귀에 쏙쏙 들어오는 곡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정말 그 자리에 앉아서 1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미동조차 하지 않고 집중을 해 버렸으니까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음악을 듣고 있다는 그 순간이 말이지요.



공연의 일부분을 동영상으로 담아보았습니다. 어떤영화의 음악인지는 단번에 아실 수 있을겁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심취해서 동영상을 많이 못찍었던 것이 못내 아쉽네요. 한 2곡정도만 동영상으로 녹음했더라도 모두를 만족시켜 드릴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그래도, 제게는 너무나도 행복한 저녁이었습니다.

15곡정도를 연주했는데, 한곡 한곡 다 아는 곡들이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데다가.. 오케스트라가 라이브로 연주까지..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콜롬비아에서의 그 밤을... 한국에서도 이런 기회가 또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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