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행 #49 - 스티브스턴(Steveston)의 피셔맨스와프와 PAJOS의 피쉬앤칩스!


벤쿠버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그날 오후에 기차에서 만났던 분들과 함께 스티브스턴에 다녀왔다. 기차에서 만났던 분들이 벤쿠버에 사시는 분들이었는데, 근처에 때때로 피쉬앤칩스를 먹으러 가는 곳이 있으니, 바다 구경도 할 겸, 같이 먹으러 가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셔서 같이 다녀오게 되었다. 사실, 피쉬앤칩스하면 정말 평범한 생선튀김에 감자가 전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번에 찾아갔던 스티브스턴의 PAJOS는 꽤나 괜찮은 피쉬앤칩스를 가지고 있었다.


스티브스턴에 도착했을 때에는 아직 점심시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던 터라, 먼저 피셔맨스와프를 둘러보기로 했다. 평소에는 해산물의 거래도 굉장히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이지만, 오늘은 평일 낮인 만큼 별다르게 사람들이 많지는 않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주말..그것도 겨울이 아닌 봄, 가을의 스티브스턴은 해산물을 사기 위해 오는 사람들로 꽤나 붐빈다고.



스티브스턴의 피셔맨스와프에는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었다. 캐나다에서 그래도 따뜻하다고 하는 벤쿠버였지만, 3월 말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겨울의 쌀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바닷가라서 강한 바람이 계속해서 분 것이 그런 느낌을 들게 한 것이겠지 싶었다.


판매되고 있는 생선의 이름들이 적혀 있었는데, 이름으로 알만한 생선은 연어와 참치, 대구 정도? 파운드로 보니 가격이 싼건지 비싼건지 잘 감이 오지 않는다.


덩그라니 두마리만 남아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던 생선들. 왠지 겨울의 쓸쓸함이 조금이나마 느껴지는 듯 싶다.



그렇다고 손님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어서, 때때로 해산물을 사가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실, 방문했던 날에 해산물을 파는 배는 7~8척에 불과했기 때문에 구경하는데 별다르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배들 사이를 휘적휘적 걸어다니며 어떤 녀석들이 팔리고 있나 다 보는데에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이런 구경은 재미있다.



딱히 아주 유명한 관광지는 아닌데다가 평일 오후였던지라, 와프는 그야말로 조용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말소리나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보다는, 바람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풍경. 바닷가의 풍경을 보며 와프를 걷다보니, 어느덧 조금씩 배가 고파오기 시작해서 가기로 했던 PAJOS로 이동하기로 했다.


스티브스턴에는 여러개의 피쉬앤칩스 가게들이 이렇게 바다위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이 PAJOS가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이 곳 뿐만 아니라, 근교에 지점들이 여러 곳 있는데, 아무래도 이렇게 와프 옆에서 먹는것이 더 즐겁지 않겠냐는 의견. 어쨌든, 이렇게 먹는것도 꽤나 괜찮은 것 같다. 그 음식이 사실, 별거 없는 피쉬앤칩스라고 하더라도.


바다 위에 떠있는 관계로 이렇게 다리를 통해서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주 메뉴는 피쉬앤칩스라고 하지만, 그 외에도 핫도그나, 햄버거, 커피나 차우더 등을 팔고 있었다. 우리가 주문을 하는 동안에도 5-6명의 손님이 더 다녀갔는데, 대부분 피쉬앤칩스만을 주문하는 걸로 봐서는 다른 메뉴는 그다지 인기가 없는 듯 싶었다. 그래서, 나 역시도 피쉬앤칩스와 음료수만을 주문했다.


이곳의 피쉬앤칩스는 생각보다 가격이 있는 편이었다. 최소한 2조각 이상은 먹어야 할 것 같아서 큰 사이즈를 골랐는데, 대구(Cod), 연어(Salmon), 넙치(Halibut)순으로 가격이 비싸다. 일반적으로 피쉬앤칩스에 사용하는 생선이 대구인지라 대구를 골랐는데, 넙치로 먹을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5초. 연어는 아무리 생각해도 피쉬앤칩스에 들어가는 생선으로는 안어울린다는 것이 내 생각. ^^


그렇게 10분 정도를 기다리니 바삭바삭한 피쉬앤칩스가 튀겨져 나왔다. 다른 것은 하나도 없는 감자와 생선튀김의 아주 단촐한 구성.


그런데, 이곳에서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으니.. 바로 이렇게 구멍이 뚫어져 있는 테이블이었다. 왜 테이블에 이렇게 구멍을 뚫어놓았을까.. 하는 궁금함도 잠시. 같이 갔던 분이 바로 이 구멍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시범을 보여줬다.


피쉬앤칩스가 들어있던 봉투가 종이를 둘둘말아서 만든 꼬깔 형태였는데, 바로 이 구멍에 넣어서 먹을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었다. 여기다가 이렇게 깊숙하게 넣어놓으면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접시가 날아갈 염려는 없었다. 물론, 케첩과 소스가 날아갈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는 했지만.

피쉬앤칩스로 돌아와서, 이곳의 피쉬앤칩스는 바로 튀긴것도 튀긴 것이지만 생선도 신선한 것을 썼는지 생선맛도 꽤나 괜찮았다. 아주 특별한 맛집이라 궂이 찾아가서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스티브스턴의 피셔맨스 와프에 구경왔다면 한번쯤 찾아가서 먹어볼만큼의 맛은 된다. 다만,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기는 하지만.


점심만 간단하게 먹으러 왔던 스티브스턴이긴 하지만, 문득.. 사람이 많아 활발하게 해산물이 거래되는 그 때의 모습도 한번쯤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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