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모래 해변에서 거북이를 만나다 - 푸날루우 블랙 샌드 비치(Punalu'u Black Sand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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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루아 코나 지역에서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은 이렇게 검은색의 지형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와이의 섬들 중 가장 젊은 섬이 바로 이 빅 아일랜드이기 때문에, 아직도 화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아직 해변들이 채 모래로 변하지 못해서 빅아일랜드에는 큰 해변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숨겨진 보석같은 곳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거북이, 그린 시 터틀(Green Sea Turtle)을 만날 수 있는 푸날루우 블랙 샌드 비치(Punalu'u Black Sand Beach)이다. 푸날루우 카운티 비치 파크(Punalu'u County Beach Park)에 속한 이 해변은 거의 항상 거북이들을 만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거북이들은 길들여진 거북이들로 매년 이곳에서 알을 낳는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거북이와 함께 수영하는 행운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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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아일랜드를 일주하는 도로는 거의 2차선인데, 이렇게 공사중인 곳을 한번 만나면 한참 기다려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 본토에서만 공사중을 많이 만나나 했더니, 하와이에서도 아니나 다를까. ^^; 어쨌든, 그냥 조금만 기다리면 저 'STOP'이 'SLOW'로 바뀐다. 그 때 앞으로 이동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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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면서 내려다 본 해변. 해변의 거의 검은 현무암으로 되어있지만, 그 라인은 굉장히 멋졌다. 내가 사진을 찍는 동안 보링보링님은 운전중~ 이렇게 멋진 해안이 보이기 시작하면 목적지인 푸날루우 블랙 샌드 비치에 거의 다 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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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날루우 블랙 샌드 비치. 날씨가 어정쩡한 오전이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주로 오전에 거북이들이 많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이건 복불복인듯.. 오후에도 많이 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전에 못보고 오는 사람들도 있어서 그날의 운에 맡겨야 할 듯 싶다. 우리는 물 밖에 나와있는 1마리와 물속에 있는 거북이 3마리 정도를 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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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푸날루우 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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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살짝 있는 해변을 보면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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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거북이를 안고 있는 카우일라(Kauila)의 모습을 만들어 놓은 것으로, 카우일라는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을 한 신비한 거북이이다. 옛날에 푸날루우 지역에서 카우일라라는 이름의 이 신비한 거북이가 아이들을 위험에서 항상 돌봐주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민물이 나오는 곳을 알려줘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을 기려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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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샌드 비치의 모래는 다소 굵은 편인데, 햇빛이 강한 날에는 맨발로는 걷기 힘들정도로 뜨거워 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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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의 위쪽은 바싹 말라서 이렇게 회색빛을 띄고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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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조금만 파보자 촉촉히 젖어있는 진한 검은색의 모래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 발은.. 우리와 같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어느 외국인 아주머니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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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날루우 블랙샌드 비치의 검은 모래. 알갱이가 꽤 굵은데, 어떻게 보면 보석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정말 신기했던 검은 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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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샌드 비치에 있는 안내판. 거북이와 거리를 유지하고, 만지거나 먹이를 주지 말라고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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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기에는 거북이가 없어 보였지만,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는 무언가 있다는 진리에 입각해.. 그 장소로 이동했다. 그 곳에는 거북이가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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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역시 거북이가 있었다.

이 주변에 먹이가 되는 해초들이 많이 있어서 그런지, 이 거북이는 줄창 물 속에 머리를 넣었다 뺐다 하면서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가끔씩 밀려오는 파도에 밀려가기도 하면서도 먹는것을 멈추지 않았다.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서 구경을 하고 있었지만, 그것에는 이미 익숙해진듯 신경조차 쓰지 않는 그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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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이정도의 거리를 두고 거북이를 구경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느라 조금 가까이 가는 사람은 있었지만, 안내문에 있는대로 거북이를 만지려고 하거나 먹이를 주는 사람은 없었다. 사실 딱 한명이 만지려고 시도를 했는데, 그 순간 주위에서 한꺼번에 들려오는 "Don't touch!'. 무지하게 뻘쭘해 하던 그 분은... 중국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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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 못한 자태의 아저씨가 누워있는 이곳이 바로 블랙샌드 비치.

날씨가 좋은 날에는 이 해변 위로도 거북이 여러마리가 나와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정도로 운이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거북이를 가까이서 자세히 볼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행운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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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가 알을 낳는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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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공식적으로 운영되는 해변이고, 거북이와 함께 수영을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그런지 라이프가드가 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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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서 주차장으로 갈 차례. 그렇게 걸어가면서 본 오픈카였는데, 노부부가 운전을 하면서 다니는 모습이 꽤 부러웠다. 우리도 아마 먼 미래에는 저렇게 다니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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