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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05-06 미국USA

미국 서부 여행기 #10 - 자이언 캐년 (Zion Canyon)

by 김치군 2008. 4. 3.

#10 - 자이언 캐년




그랜드캐년에서 세도나를 스킵하고 자이언으로 오긴 했지만, 그다지 후회는 없었다. 한때 내 여행스타일은, "남들 다 보는거 내가 안보면 섭하지, 그리고 남들이 못본것도 봐야지" 였다. 하지만, 시간이 차츰 지나면서 모든것을 다 보는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미국여행은 같이 교환학생을 온 친구들과 함께 해서인지, 실질적으로 현지 사람들과 마주칠일은 거의 없었다. 물론, 국립공원들을 여행할때는 근처에 사는 사람들 자체도 거의 없었고, 겨울인지라 조금만 어두워져도 사람들이 싹 사라져 버려서 마주칠 기회도 거의 없었다. 대도시야 뭐, 유스호스텔 같은데서 묵지를 않았으니 다른 여행자들과의 만남도 없었고.

어쨌든, 자이언 캐년에서 30분정도 떨어져 있는 도시 Kanab에 숙소를 잡았기 때문에 조금 느긋이 숙소에서 나올 수 있었다. 어차피 겨울이라 해가 뜨려면 7시 반은 되어야 했기 때문에 일찍 나올 이유도 없었지만. 덕분에 아침에 시간이 널널해서 밥도 해먹고, 남은 시간에 주먹밥까지 싸는 여유를 부렸다.



Kanab에서 1박을 했던 bob-bun inn. 사진에서는 을씨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아늑한 숙소였다. 건물이 통나무로 지어져 있어서 안에 들어가면 나무냄새가 살짝 나는것이 MT온 기분도 나게 해주고, 무선인터넷도 공짜인데다 꽤 빨라서 맘에 드는곳이었다. 물론 비싸지도 않았고.



자이언 캐년 동쪽 입구의 모습.











자이언캐년은 그랜드캐년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랜드 캐년은 오랜 세월동안 만들어진 캐년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이라면, 자이언캐년은 그 캐년의 협곡속으로 직접 들어가기 때문이다. 물론, 버릇은 사라지지 않아서 들어오자마자 자꾸 멈추는 습관이 계속되기는 했지만, 오늘 오후에는 브라이스캐년도 가야했기 때문에 발걸음을 조금 재촉했다.




동쪽 입구로 들어와서 조금 가다보면 이런 터널이 보이는데, 가끔씩 큰 차가 지나갈때면 양쪽을 모두 통제하고 큰 차가 지나간 후에야 다시 복귀시킨다.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큰 캠핑카 한대가 지나가는 덕분에 5분정도 터널 앞에서 기다렸다.



슬슬 안좋아지기 시작하는 자이언의 하늘.







물론 반대쪽 하늘은 여전히 파랗기는 했지만, 이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져 버렸다. 역시 겨울여행 때에는 맑은 하늘을 보기 힘든 것인가.





터널을 지나면 굉장히 꼬불꼬불한 길이 나온다. 강원도 넘어갈때 산을 올라가는 그 느낌. 딱 그 느낌이다. 더군다나 우리 차는 미니밴에 7명을 태우고 달렸기 때문에 무게가 상당해서 브레이크가 잘 들지를 않았다. 힘겨워 보이는 차. 불쌍해~



겨울이긴 하지만, 여전히 밝은톤의 자이언 캐년.







어, 저기 다리가 이쁘네!? 라는 한마디에 꼬불꼬불한 길을 내려가다가 또 멈췄다. 그곳에는 작은 트레일이 있었는데, 그냥 내려서 그 길을 따라가봤다. (아직 자이언 캐년의 메인으로는 들어가지도 않았음.-_-;)



숨은사람찾기. -_-; 5명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남은 1명은 찾기가.. 쉽지가 않다.-_-; 더군다나 작은 사진으로는. :-)



언제나처럼 길의 끝까지 걸어가서, "어~ 볼게 없네" 하면서 돌아왔다. 항상, 가장 메인을 먼저 보고 다른것을 봐야 한다고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가다가 멈추고 싶은 충동을 억제할 수 없는것은 어쩔 수 없으니 어쩌랴.



트레일을 떠나기 전.



우리는 자이언캐년의 위치만 알고 있을뿐, 자이언캐년을 어떻게 봐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가지고 있지를 않았다. 물론, 그를 위한 해결책은 인포메이션 센터. 미국의 국립공원들은 비지터 센터에서 충분하리만큼의 정보와 지도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가장 먼저 방문하는 곳은 이곳이었다.



자이언캐년 전도~





나름대로 친절했던 자이언캐년의 비지터 센터. 다만 시기가 겨울인지라 사람이 거의 없어서 굉장히 한산한 분위기였다.



온도를 보존하기 위한 특유의 건축방식이라나. 하지만, 별 관심은 없었다. :-)



자~ 이제 자이언 캐년의 Scenic Drive로 들어갑니다~.

Scenic Drive는 봄에서부터 가을까지는 셔틀버스를 타고서만 들어갈 수 있고, 겨울에만 차량을 직접 몰고 들어갈 수 있다. 물론, 겨울의 풍경이 다소 황량한 것은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랜드캐년이나 자이언캐년의 이런 장소들을 직접 차를 몰고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겨울여행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Zion Canyon Scenic Drive를 달리며.. 다소 황량한것이 사실.



첫번째로 멈췄던 곳은 Weeping Rock가 있는 곳이었다. 짧은 트레일이었기 때문에 선택한 곳.



트레일 옆으로는 작은 개울도 흐르고..



트레일도 잘 포장되어 있다. 각각의 나무들에 아직 채 떨어지지 않은 나뭇잎의 색으로 짐작해 볼때, 가을에 오면 굉장히 아름다울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가을에 온 사람의 사진을 본적이 없으니 잘 모르겠지만, 그럴것 같다는 느낌.





10여분을 걸어서 Weeping Rock에 도착. 이름답게 물이 곳곳에 떨어져 있어서인지 바닥은 이미 얼어있었다. 난간을 잡고 올라갈수는 있었지만 위태위태~. 결국 여자애들은 안쪽이 파여있는 곳으로 들어가는것을 포기했고, 남자들만 그 안으로 들어갔다.









Weeping Rock. 이름답게 안으로 들어가니까 물이 쉴새없이 계속해서 떨어진다. 하늘에 어느새 구름이 가득 껴 버려서, 결국은 제대로 된 노출을 맞출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름대로 신기한 바위의 모습. 바위가 이런 형태가 된것은 남아공에서 한번(파도의 영향에 의해), 에어즈락에서 한번(바람의 영향). 그리고 이곳이었는데, 아마도 물때문에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국인 가족이 한팀 올라왔다. 그래서 저 위쪽은 얼음이 있어 위험하니 조심하라는 이야기와 함께, 단체사진을 한장 찍어드리고는 트레일을 내려왔다. 다음 목적지는 Riverside Walk.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트레일쪽으로 걸어갔다. 자이언캐년에서는 3시간 정도만 있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도착한지 3시간이 다 되어갔다. 자이언에서 늦게 나오면 브라이스캐년을 일찍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발걸음을 서둘렀다.



파란하늘이 그리운데 ㅠ_ㅠ..



사진기 하나를 두고 굉장히 진지한 이야기를 하던 사람들. 카메라는 뭐였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쨌든 우리가 20분정도 머물렀는데, 미동조차 하지 않고 뭔가 굉장히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물론, 그동안 사진한장 안찍기도 했고.



그들이 바라보고 있던 그 풍경.



이 강이 자이언캐년을 따라서 흐르는 강이다. 물론, 우리가 보기에는 그저 개천 수준이겠지만, 서부쪽에서 보면 이것도 강이란다. 강이라는것의 기준이 참 애매모호해서, 미국 서부에서 온 사람들은 이것을 River로 분류하지만, 남부 사람들을 또 이것을 보고 그냥 Creek정도의 수준이라고 이야기한다. 같은 단어지만 그들이 자란 환경에 따라서 보이는 수준도 달라지는 것 같다. 서부사람들이 이걸 강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해가 가는게, 여행하면서 말라붙은 강도 수두룩하게 봤기 때문이었다.



자이언의 바위는 이런 느낌.





자이언캐년은 캐년의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랜드캐년보다는 조금 더 실제적으로 느껴졌다. 그랜드캐년이 뭐랄까 "관광엽서를 보고있는듯한" 느낌이라면 자이언캐년은 "실제로 경험하는 듯한" 느낌이다.



자이언캐년에는 보고싶은 곳들도 더 있었고, 트레일도 몇가지 더 해보고 싶었지만 시간의 압박때문에 어쩔수가 없었다. 25일에 LA로 돌아가야 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그리고 다들 크리스마스를 길에서 보내고싶지 않아 했기 때문에), 우리는 국립공원들을 조금 더 빠르게 이동하며 봐야만 했다.

이것이 다소 수박 겉핥기가 되긴 했지만, 그래도 굉장히 즐겁긴 했다. 사실, 이렇게 여행하면서 사진찍는 사진만(풍경이 아닌 사람 사진들) 제외해도 국립공원당 트레일은 하나쯤 더 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도 든다^^..



아침부터 점점 안좋아지기 시작했던 날씨는, 동문으로 빠져나와 브라이스 캐년으로 향하면서 점점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물론 그에 따라서 시야도 점점 좁아지기 시작했다. 날씨, 도대체 얼마나 안좋아지려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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