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 여행 - 구마모토 역과 아소로 향하는 관광열차, 아소보이


아침 일찍 가고시마 중앙역에 도착해서 전날 미리 좌석을 예약해 둔 신칸센에 올랐다. 어제 가고시마 중앙역에서 이부스키로 가는 특별열차인 '이부타마'를 탔다면, 오늘은 주말과 특별한 날에만 구마모토에서 아소까지 향하는 특별열차인 '아소보이'를 타야 했기 때문에 그 시간에 맞춰서 움직여야 했다.


구마모토에서 잡아놓은 환승시간은 약 50분 정도. 신칸센을 타는 곳과 아소보이를 타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나와서 이동을 해야 해서 그걸 감안해 움직였다.


오늘 숙소는 구마모토 시내에 잡아놨기 때문에 50분만에 그 곳을 다녀올 수 없어 캐리어는 일단 락커에 맡겼다. 신칸센이 다니는 곳은 새로 지은 건물이라서 그런지 락커가 모두 전자식인줄 알았는데, 한켠으로는 열쇠식도 있었다. 그래서 그냥 열쇠식을 이용해봤다.


1일 보관금액은 400엔.


300엔짜리도 있었지만, 21인치자리 내 캐리어가 들어갈만한 크기는 아니라서 400엔자리를 골랐다. 일본을 여행하다보면 이렇게 락커가 잘 되어있어서 부담없이 짐을 맡기기가 좋아 참 편리했다.


짐을 맡기고 난 뒤 열쇠 인증 샷.


아소보이는 재래선을 타는 곳에서 탈 수 있었다. JR패스를 보여주고 바로 통과. 대부분 JR패스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을 믿는 듯, 한번도 열어서 확인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그냥 커버만 보여줘도 패스. 아무래도 믿음에서 이뤄지는 행동인 것 같은데, 여행중에 날짜와 여권을 확인한 역도 있었으니 설대 오용은 하지 말 것!


아소행 아소보이는 10:26분 출발.

 


플랫폼으로 나오니 내가 타야 할 2번차의 위치가 나와있었다. 각 기차별로 어디서 타야 하는지까지 잘 표시되어 있는 친절함. 이런거 하나는 부러웠다.

 

아소보이는 특별 열차 중 하나로 이렇게 승무원들이 함께 탑승했다.

 


드디어 도착한 아소보이. 오리지널 캐릭터인 검은 색 강아지 '쿠로'를 이용한 하얀색의 열차는 딱 봐도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할만한 열차였다.


아소보이의 가장 앞과 뒤는 이렇게 탁 트여 있어서 달리는 모습을 감상하기 좋게 되어있었는데, 아쉽게도 바로 전전날 예약한지라 좋은 자리를 예약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기차가 달리는 동안 얼마든지 이곳으로 와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아쉽지만은 않았다.


아소보이에 탑승!


아소보이의 캐릭터 '쿠로'


여기가 기차의 가장 앞. 이 곳에 타는 것 자체도 풍경을 즐기기 좋은 방법인데, 사람들이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규슈의 몇 안되는 스위치백 구간을 제대로 구경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기도 했다.


화려한 무늬의 좌석과 다양한 표정의 쿠로.


기차의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하얀색으로 되어 있었다. 중간 칸은 카페테리아 겸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확실히 아이들이 좋아할 만했다.


카페테리아. 여기서 아소보이 도시락도 팔았다. 커피를 구입하니, 규슈 내 기차에서 커피를 마실 때 쓸 수 있는 할인권을 줬는데.. 사용할 기회는 없었다.


기차 안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한쪽에는 그림책들도 마련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이 기차안에서만큼은 아이들이 다른 친구들과 마음 껏 놀 수 해 줄 수 있는 것이 꽤 매력적이었다.


창가의 커튼도 역시나 쿠로 캐릭터. 볼수록 꽤 정감이 가는 캐릭터다. 강아지를 좋아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고 ^^


내가 앉았던 좌석. 잘 보면 깨알같이 쿠로의 액자가 걸려있음을 알 수 있다.


기차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위치백 구간을 지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자리에서 일어나 가장 앞으로 가니 벌써 사람들이 와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자리에 앉은사람들과 선 사람들이 차량의 방향이 바뀌는 모습을 구경했는데, 사실 눈으로 보기에 그렇게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ㅎㅎ


원래는 아소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을 생각이었지만, 호텔 조식을 너무 조금 먹었던걸까. 배가 고파서 에키벤을 먹는 것으로 마음을 바꿔 도시락을 구입했다. 역시 도시락의 커버에는 쿠로 캐릭터가 있었다.


고기와 계란, 그리고 치킨이 있었던 도시락 구성. 에키벤 치고는 가격대비 그리 훌륭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허기져서 그랬던 건지 꽤 맛있었다.


높이 올라와서 본 아소 지역의 풍경.


아소역 도착! 출발할 때부터 날씨도 흐렸고, 아소산의 가스 활동이 심해져서 분화구까지 올라갈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일정에 넣어놓고 온지라 찾아가보지 않을수가 없었다.


아소역에 정차한 아소보이.


빨간색의 열차는 규슈횡단열차. 돌아갈 때는 이 열차를 이용했다. 규슈횡단열차는 정차하는 역이 훨씬 많다보니 걸리는 시간도 두배!


아소역에 있었던 쿠로의 집. 이렇게 자체적으로 만든 캐릭터를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도 이렇게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것을 잘 만들어두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몸에 와닿지 않는 그런 것들 말고, 이렇게 기차를 타는 것에서부터 작은 것까지 하나로 연결되는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다면.. 사람들이 더 즐겁게 여행할 수 있을텐데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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