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038] 겐트 뮤직 페스티벌을 만나다 - 유럽 자동차 여행



브뤼헤에서 겐트는 차로 약 50분 정도 걸리는 꽤 가까운 거리였다. 원래대로라면 브뤼헤를 오전에 보고 오후에 겐트를 본 다음 일찍 안트워프(안트베르펜)에 도착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예정한대로 돌아가면 그건 일정이 아니지..-_-; 결국 겐트에 도착했을 때에는 오후 4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사실 여행하면서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마음은 먹지만, 아주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이상 기간이 길어질수록 체력이 소진되면서 일찍 일어나는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어찌저찌 겐트에 도착해서 광장 가까운 곳에 있는 지하 주차장을 확인하고 차를 주차했다. 이상하게 차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겐트에서는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다. 겐트 뮤직 페스티벌(http://gentsefeesten.be/en)은 매년 7월 중순 경에 열리는 페스티벌로 10일간 진행된다. 물론, 우리는 겐트에 가기 전까지 이곳에서 페스티벌을 한다는 것 조차 짐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유럽 자동차 여행 막판엔 준비 시간이 너무 모자라서 다 알아보고 떠나기엔 역부족이기도 헀고... 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페스티벌 중이어서 그런지 이렇게 간이 화장실도 설치되어 있었다. 여자들은 사용할 수 없는 남성 전용 화장실. 어디서 보더라도 소변보는 모습이 그대로 노출되는 이 화장실은, 소변을 바로 하수구로 흘려보내는 시스템이었다. 사실, 나도 급해서 사용을 해 보긴 했는데, 이 녀석은 너무 오픈되어 있었고 그래도 둘러보니 구석에 쳐박혀서 덜 부끄러운 곳들도 있긴 했다.


아마도 밤이되고 흥이 오르면 사용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질거라 생각되지만, 의외로 낮에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겐트의 광장으로 가는 길. 여기까지만 해도 그렇게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군데군데 도로를 통제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축제의 영향이겠지.



차는 들어가지 못하던 곳을 다니는 트램. 1번. Korenmarkt라는 곳이 최종 정착지인듯. 겐트의 중심까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인 듯 했다. 우리야 차를 주차하고 걸어가는 입장이지만.



광장에 나오면 만나게 되는 종루. 평소에는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하는데, 축제 중이어서 그런지 임시로 입장을 하지 않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로 올라갈 수 있다고 해서 내심 기대했는데, 아쉽지만 패스.



유럽 여행을 하면서 제일 힘든 것이 길거리에서 쉽게 사먹을 먹거리가 부족하다는 것이었지만, 죽제 덕분인지 겐트에는 길거리 음식들로 가득 차 있었다. 저 때 배가 부르지만 않았어도, 저 감자튀김도 사먹어보는건데 아쉬웠다. 맛있어 보였는데...;; 결국 벨기에에서는 제대로 된 감자튀김은 먹지 못했다.




뮤직페스티벌의 부대 행사로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었다. 그 중 하나인 이 것 역시 행동과 말투 등을 보면 분명 코미디였고, 사람들도 웃고 있었지만... 한마디도 못알아들어서인지 전혀 웃기지 않았다. ㅠㅠ



옆에서 본 종루의 모습. 못올라가봐서 못내 아쉽다.



좀 많이 허접했던 퍼포머. 유럽을 돌아다니다보면, 사람들이 주는 팁을 먹고 사는 이런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위 사람처럼 뭔가 한 듯 하면서 허접한 사람에서부터 정말 퀄리티가 끝내주는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이 것 역시 비슷비슷한듯, 보다보면 패턴이 반복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유행도 있는 듯 했고.



이 사람은 꽤 퀄리티가 좋은 편. 


광장 주편으로는 이렇게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광장 옆 골목길에는 경찰차들도 한가득. 지금은 별로 안보이지만, 저녁이 되고 분위기가 달아오르면 경찰들도 아마 곳곳에서 보이지 않을까 싶다.



겐트의 또다른 매력은 바로 도로 옆으로 이어지는 운하다. 브뤼헤에서 바로 넘어왔기 때문에 겐트의 운하가 그리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길 옆으로 다양한 꽃들을 심어놓아서 그것들을 구경하면서 걷는 재미가 쏠쏠했다. 운하는 굉장히 얕은데다가 다소 지저분해 보여서 사진에는 직접적으로 담고싶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런 꽃들. 우리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꽃을 배경으로 운하의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바닥의 그림은 저 연인을 의미하는 것일까? 큰 남자과 작은 여자.. ... 일리가 없지.





운하를 따라 보이던 겐트의 풍경.



이 친구들은 일종의 모토시클 같은 것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물어보니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인데, 루트 자체가 우리가 걸어서 돌아다닌 곳들이어서 그리 땡기지는 않았다.



메인 광장으로는 안 지나가지만, 그 옆으로 다니던 트램.



여기서도 발견한 실외 화장실. 표지판을 잘 보면 남녀 공용이라고 되어있는데, 남자는 그렇다고 해도 여자는 도대체 어떻게 사용하라는 건지. 거기다가 대로 한복판에 있어서 남들의 눈치를 보면서 이용하기가 참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도, 남자들은 급했는지 종종 이용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덕분에 이 주변은 약간 지린내가 풍겼다.




겐트의 명소인 성 바프 대성당. 역시 내부는 들어갈 수 없게 해 놨었다. 사실 겐트에 온 이유가 종탑도 올라가보고, 대성당도 들어가보기 위해서였는데, 시기가 시기이다보니 목적이 상당히 많이 달라졌다. 뭐, 이때가 유럽 자동차 여행 초반이라 종루나 성당에 집착을 한거지, 나중에는 평범해 보이면 들어가지도 않기는 했다.





차와 트램이 다니지 않아 넓어진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 이제 슬슬 해가 지고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은 점점 더 늘어나는 것 처럼 보였다. 미리 알았더라면 겐트에 숙소를 잡고 밤 늦게까지 즐겼을텐데, 아쉽게도 숙소를 미리 안트워프 쪽에 잡아놓은 관계로 늦은 시간까지 즐기지 못하고 이동을 해야 했다. 



길거리에서 먹을 것을 사서 먹는 아이들.






코렌레이와 흐라슬레이는 겐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양 옆으로 중세의 길드하우스들이 늘어서 있어서 조용하고 활기찬 분위기가 특징이라고 하는데, 페스티벌 덕분에 다양한 가게들이 운하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사실 내가 운전할 차례만 아니었다면, 여기서 좀 더 기다리면서 맥주 한잔 하고 갔으면 좋았을텐데..



거리에서 공연하던 아이들. 사실 좀 부족한 솜씨였지만, 남매로 보이는 아이들이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 팁 투척! ^^ 동전을 주자 꾸벅 인사하는 아이들.. 귀여웠다.



맥주의 나라 벨기에답게, 기념품으로 거품이 가득 올라온 맥주잔들을 팔고 있었다. 대충 보더라도 알만한 맥주들이 여럿 보인다.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광장에 조금만 떨어져 나와도 이렇게 상대적으로 조용한 풍경이 펼쳐졌다.



플랑드르 백작 성도 하나의 볼거리 중 하나지만, 뭐, 오늘은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없었으니;;



트램 길의 끝. 당연히 자동차도 진입 금지.



어느 건물 위에 있던 포세이돈. 




음악 축제 기간 답게 대낮에도 밴드의 음악과 함께 광란의 춤을 추는 언니들로 가득했다. 왜 여자분들만 춤을 추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다들 흥겹게 춤을 추고 있었다. 잠시 구경 구경.



보트를 타고 운하를 누비는 경찰 아저씨들.



흐라슬레이&코렌레이 쪽에서 조금 더 내려가니, 말 그대로 축제 이외의 기간의 낭만적인 느낌의 분위기가 펼쳐졌다. 옆의 길에 사람들이 가득했다는 것 정도만 빼면.



뭘 의미하려는 것인지는 모르겠는 SEARCH AND DESTROY라는 글자 앞으로 사람들이 앉아서 운하의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한 곳에서는 여전히 공연 중. 그냥 걸어다니다가 음악이 들리면 슬쩍 보면 되는 그정도의 편리함.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 때 왜 좀 더 늦게까지 머무르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다시 밀려온다. 어쨌든 이 공연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다시 차를 주차해 놓은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광장에서 5분 거리에 주차해놨고, 구글맵으로 위치도 파악을 해 뒀기 때문에 헤메지 않고 바로 찾아갈 수 있었다.



트램의 마지막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가씨.



그렇게 걸어서 주차장에 도착했다. 유럽의 대부분의 주차장은 이렇게 무인정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는데, 먼저 티켓을 집어넣고 동전이나 카드로 비용을 결제하면 끝. 보통 VISA, MASTER 등의 로고가 있으면 신용카드가 되긴 했지만, 그 표시가 없으면 보통 현지의 데빗카드(현금카드)정도만 이용가능한 듯 했다.


여기는 카드는 안되고 현금만 받았었다.



1시간 주차가 가장 비싸고, 그 후로는 시간당 1.2~1.0 유로 정도가 추가되는데, 이정도면 실내 주차장 치고는 그리 비싼편은 아니다. 하루 종일 주차도 13.20유로이니 이정도면 유럽에서는 굉장히 저렴한 편.



그렇게 정산한 티켓. 


그리고 나서 바로 오늘의 숙소가 있는 안트워프로 이동했다. 숙소를 중앙역 앞에 있는 곳에 잡는 바람에 진입하는 길이 너무 어려워서 다소 헤메기는 했지만, 어쨌든 벨기에는 운전 매너도 좋아서 그리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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