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의 비행과 1시간의 버스 이동을 거쳐서 드디어 나쿠아 시라카미 스키장에 도착했습니다. 제게 있어서는 아오모리 일본 원정 보딩의 첫 발걸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본 원정 보딩을 갔던 나쿠아 시라카미 리조트&호텔은 커다란 리조트가 있고, 그 뒤로 스키장이 연결되는 형태의 전형적인 리조트입니다. 여름에는 골프, 겨울에는 스키로 이용되는 것 같더군요.
들어가서 바로 체크인을 했습니다. 한국인 직원이 있어서 일본어를 못하더라도 별로 어려울 것이 없고, 시설의 대부분이 한국어로 설명이 적혀있어서 이용을 하는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온다는 이야기겠지요. ^^
제가 묵었던 방은 721번 방입니다. 열쇠가 있는 형태의 키를 사용하고 있네요. 최근에 묵었던 호텔은 모두 키카드를 이용한 전자식 호텔이어서 그런지, 열쇠가 왠지 더 정감이 갑니다.
일단 체크인을 했으면, 리프트권을 뽑아야 하는데 시즌권이 아닌 리프트권에도 사진이 들어갑니다. 체크인하는 곳 맞은편에 이렇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계가 있는데, 이곳에 티켓을 넣고 사진을 찍으면 해당하는 날짜동안 이용할 수 있는 리프트 티켓을 받게 됩니다.
네.. 웃고 있는 표정이 참..--;
1월 22일에 도착해서 24일까지 쓸 수 있는 2박 3일짜리 리프트 티켓이었습니다. 리프트 티켓 홀더를 따로 제공하지 않으니 한국에서 리프트 티켓 홀더를 따로 준비해 오면 좋은데, 그렇게 검사를 많이 하지 않으므로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면 그냥 주머니에 넣어서 타고 다녀도 됩니다. 그 아래는 스키장 록커 카드입니다.
체크인을 하고 짐을 맡긴 다음에 바로 보드를 빌리러 갔습니다. 원래 1일당 장비 대여료가 3,500엔(약 4만원)이라고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특별히 할인이 되어 하루 1,000엔(약 12,000원)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틀을 이용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2,000엔을 지불했습니다. 장비들은 한국의 스키장에서 직접 빌려주는 것들보다는 훨씬 좋은 수준입니다. 물론, 한국도 샵에서 빌리면 장비가 좋아지지만요^^
이곳에서 장비를 빌리면 됩니다. 간단하게 객실번호, 자신의 키, 발사이즈만 적어서 주면 이곳에서 모두 알아서 맞춰줍니다. 물론, 자신이 타는 것이 레귤러(Regular)인지 구피(Goofy)인지도 알려주면 더 쉽게 세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제 저도 슬슬 장비를 장만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은 하지만, 1년에 얼마나 타러가는지도 계산해보면 아직 때가 아닌 것 같기도 하네요^^
그렇게 2,000엔을 지불하고 장비를 받아들고 나왔습니다.
나쿠아 시라카미 호텔 리조트 지하에는 이렇게 장비를 보관할 수 있는 록커가 마련되어 있는데, 숙박객이면 방번호에 해당하는 록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일단 록커의 문을 열고, 거기다가 체크인 때 받았던 록커카드를 끼워 넣으면 비밀번호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비밀번호를 설정한 후에는 이 카드를 뽑기 전까지는 동일한 비밀번호가 유지됩니다. ^^
물론, 제가 했던 설명은 록커에 한글로 그대로 쓰여 있습니다. 록커카드를 꽂으면 왼쪽 아래처럼 언제까지 이 록커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날짜와 방번호를 볼 수 있습니다. ^^
체크인을 마치고 장비를 빌리고 나니 벌써 오후 2시가 훌쩍 넘은 시간. 아오모리의 사과로 살짝 허기를 달래긴 했지만, 배고픈건 참을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일본 원정 보딩의 첫째 단계를 시작하기 전에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최소 800엔에서 1200엔 정도로 식사는 비싼 편이기 때문에 싼걸 먹고 싶었지만, 돈까스가 땡겨서;; 카츠카레를 골랐습니다.
티켓을 받아서 전달하면, 바로 아주머니가 준비를 합니다.
같이 갔던 타미리님께서 드셨던 함박스테이크. 밥의 양이 장난 아닙니다.;; 함박스테이크는 전체적으로 합격점.
이건 약 15,000원의 카츠카레.... 15,000원치고는 좀..부실합니다. ㅠㅠ 그냥 라면이나 함박스테이크를 먹을걸 그랬습니다. 돈까스는 바로 튀겨서 바삭하긴 한데, 느끼함 작렬. 카레는 맛있었지만, 가격대비는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좀 더 싼 메뉴가 나을거 같아요.^^
그렇게 식사를 하고, 이제 곤돌라를 타고 첫 보딩을 하기 위해 이동합니다. ^^
리조트 건물 바로 옆에 곤돌라가 있어서 이것을 타고 올라가 자신이 원하는 루트로 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리조트의 슬로프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초급 코스를 타 보았습니다. 기본적으로 포레스트코스-코크스크류코스로 이어제는 루트를 탔는데, 막판에는 경사가 너무 없어서 오히려 앞으로 나가는게 힘들더군요. 그래서 처음 몇번 이외에는 초급은 거의 이용하지 않고 중급자 코스 위주로 다녔습니다. ^^
대여했던 보드. 버튼거였네요 ^^..
아오모리 나쿠아 시라카미 스키장은 그야말로 눈으로 가득찬 하얀세상이었습니다. 스키장 전체적으로 쌓여있는 눈 뿐만 아니라, 나무에도 눈이 소복히 쌓여있었지요. 계속해서 눈이 내린 덕분에 눈도 푹신푹신 파우더였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타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 곤돌라는 오후 4시에 마감을 하므로, 오후부터는 야간에도 운행을 하는 리프트인 나쿠아쿼드로 옮겨탔습니다. 거의 중급자인 파라다이스 코스로 보딩을 했구요.
야간리프트는 오후 9시까지 운행을 하기 때문에, 늦게까지 즐기시고 싶은 분이라면 이 곳에서 즐기시면 됩니다. ^^
4시 반이 넘어가자 전체적으로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스키장에는 전체적으로 조명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흩날리던 눈발은 줄어들 기세가 보이지 않네요.
야간 스키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물론 저 역시도 야간 스키를 즐겼는데, 밤에 바람이 많이 불고, 폭설이 내렸기 때문에 고글과 버프 없이는 타기가 힘들더군요. 하지만, 실시간으로 눈이 쌓여준 덕분에 쌩쌩~ 재미있는 보딩을 즐겼습니다. ^^
첫날은 체력이 남아돌았던 터라 오후 3시부터 저녁 7시 조금 넘어서까지 계속해서 탔던 거 같습니다. 사실 9시까지도 탈 수 있었는데, 저녁식사를 해야 해서 ㅠㅠ.. 리프트도 대기시간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4시간동안 20번도 넘게 오르락 내리락 했던 거 같네요. 아직 스키장에 있는 코스의 반도 타보지 못했지만, 내일 아침부터 또 열심히 탈 생각을 하니 오늘 밤이 그리 아쉽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