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자동차여행 #004 - 레이캬빅의 랜드마크, 할그림스키르캬 교회(Hallgrimskirkja) - 아이슬란드


숙소에서 케틀로 물을끓여 간단하게 컵라면을 먹고, 잠시 한 숨 눈을 붙인 다음에 레이캬빅 시내로 나왔다. 가장 먼저 갈 곳은 레이캬빅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할그림스키르캬 교회(Hallgrimskirkja). 네비게이션에서 검색해도 가장 먼저 나오는 곳이 바로 이 교회일 만큼 유명하다. 인구가 그리 많지 않은 아이슬랍드 답게 교회뒤로 커다란 무료주차장이 있어 차를 세우고 교회 앞으로 걸어갔다.



변화 무쌍하던 아이슬란드의 날씨. 1시간동안 파란하늘과, 흐린하늘로의 변화가 몇번이나 있었는지 모를정도로 변화가 심했다. 이게 아이슬란드 날씨의 특징이라던데, 정말 여행하는 내내 날씨가 몇번이나 바뀌었는지 기억 못할 정도로 날씨가 변했다. 하긴, 이전에 여행했던 사람들로부터 아이슬란드는 날씨가 '흐리기만 해도 대박'이라는 말을 들었던지라, 전체적으로 맑았던 우리의 일정이 꽤 운이 좋았음을 느꼈다.



교회의 앞길과 그 끝에서 대각선으로 이어지는 레이캬빅의 중심거리라고 할 수 있는 뢰이가베구르(Laugavegur)는 레스토랑에서부터 펍이나 여러 상점들까지. 거의 대부분이 이곳에 몰려 있다고 해도 무방할정도다. 그래서 그럴까 가장 많은 차량의 통행을 볼 수 있었던 곳이기도 하고, 심지어 바로 옆의 주차공간은 모두 유료!! 물론, 저녁 6시 이후로는 무료이기는 했지만, 정말 아이슬란드에서 유료주차를 보는건 꽤 드문 일이었으니까 대충 어떤느낌인지 감이 온다.



할그림스키르캬 교회의 앞에는 레이프 에릭손(Leif Ericson)의 동상이 서 있다. 노르웨이의 바이킹 리더로, 아이슬란드에 도착해 정착촌을 만든 사람이다. 이 레이프 에릭손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보다 약 500년을 앞서 미 대륙에 도착한 사람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그가 마지막으로 도착해 정착촌을 만든 곳이 바로 캐나다의 뉴펀들랜드라고 한다. 일부 유적으로 판단되는 것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어 여전히 미대륙을 처음 발견한 유럽사람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로 남아있다.


어쨌든 이 바이킹이 아이슬란드, 그린란드, 캐나다에 정착촌을 꾸렸고, 아이슬란드는 여전히 후손이 잘 살아남아 여태까지 왔으니 이렇게 아이슬란드의 수도 중심에 동상이 서 있는것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 레이프 에릭손도 아이슬란드 사가(Saga-산문체로 쓰여진 북유럽의 영웅담)의 주인공 중 하나이니까.



정면에서 본 교회의 모습.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에서 10위내에도 선정된 적이 있다고 하는데, 확실히 첫 이미지는 교회치고는 인상적이긴 했다. 그렇지만 조금 보다보면 뭐랄까 회색의 돌이 주는 싸늘함이 같이 느껴져서 두고두고 아름답게 느껴질만한 느낌은 아니었다. 이 교회의 외관은 아이슬란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지형 중 하나인 주상절리(아이슬란드의 주상절리는 특이하게 회색도 있었다. 제주도에서는 검정색만 봤는데;)를 형상화 한 것이라고 하는데 나중에 다이홀레이를 여행하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신나서 교회로 들어가는 와이프님.



가장 먼저 간 곳은 교회의 전망대였다. 레이캬빅 시내를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로는 여기가 가장 높고(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교회 높이보다 높은 건물이 없으니 ㅠㅠ), 편리하게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입장료는 성인 600 크로나. 총 6명까지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운영하는데, 유럽에서 전망대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얼마나 흔하지 않은 일임을 생각해보면 정말 훌륭했다. 아오. 그 툭하면 400~500개 계단이 되던 성당들 ㅠ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이런 풍경이다. 아이슬란드 및 주상절리, 그리고 교회의 역사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이 교회는 1986년에 완공되었는데, 그 유명세에 비하면 정말 젊은 교회라고 할 수 있다. 이 곳에서 계단을 따라 한층을 더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의 내부 모습. 내부는 다소 관리가 안되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사실 이 곳이 중요한 것이 아니니 패스. 바로 주변 전경을 보러 나갔다.





성당에서 본 레이캬빅의 풍경. 정말 높은 건물들이 하나도 없음을 알 수 있다. 높아봐야 4-5층 정도.



성당 뒤편으로 있는 무료 주차장. 하늘색 차량이 우리의 쉐보레 올란도.



전망대에서 내려와 바로 성당 안으로 들어가 봤다.




외관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교회의 내부 모습. 전체적인 회색톤의 탁 트인 내부는 웅장한 느낌이 들기에 충분했다. 어찌보면 심심하게 느껴질수도 있는 모습이지만, 어쨌든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인상적인 형태였다.



가족단위로 교회를 찾은 사람들. 유럽에서는 아버지가 아이들을 목마해주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다들 저렿게 양 발을 잡고가는 경우가 많았다.



앉아계신 어느 분. 아. 물론. 모르는 사람.



교회 내부에 있었던 오르간. 오르간 소리를 들어볼 기회는 없었지만, 그래도 꽤 웅장하지 않을까 하고 상상만 해 봤다.




성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초에 불을 붙이고 기도하는 모습. 보통 성당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교회에서도 이렇게 초에 불을 붙이는 모습을 간간히 볼 수 있다. 초에 불을 붙이는 이유는 그리스도는 빛이고, 불을 밝히면 기도할 때 그리스도가 함께 함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회를 나와 다시 광장으로 나왔다. 입구에서는 저렇게 레이프 에릭손 동상의 뒷모습이 보인다.



그 다음에는 교회의 앞 길을 따라서 조금 걸어내려가보았다. 회색톤들의 건물 사이로 빨간색, 파란색 등 여러 색의 건물들이 있어 단조롭지만은 않았는데, 이 곳의 지대가 살짝 높기 때문인지 몰라도 바로 앞에 바다까지 보인다.



조금 걸어가다가 찍어 본 교회의 모습.



길을 걷다가 잠시 들어가 본 골목의 이름. 정확히 어떻게 발음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지만, 스코라보르두스티구르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슬란드어 발음표를 봐도 잘 모르겠다;;



그렇게 거리를 둘러보고 차를 타고 이동하기 위해 교회로 돌아왔다. 교회 앞은 이렇게 꽃으로 장식되어 있어 이곳도 꽃이 피는 계절이 왔음을 이 때 처음 느꼈다. 나중에 알고보니 6~7월은 아이슬란드에 야생화가 만발하는 시기라고.



예쁘게 잘 정돈해 놓은 꽃들.


마지막으로 레이프 에릭손의 사진을 한번 더 담은 뒤, 차를 타고 레이캬빅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온천해변을 찾아서 이동했다. 해변 자체가 따뜻한 물로 이뤄진 특이한 해변이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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