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행 #25 - 얼어붙은 비오는 날의 나이아가라 폭포


나이아가라 폭포 기차역 앞에 위치하고 있는 유스호스텔. 여름이 성수기인 듯 겨울에는 사람도 거의 없었을 뿐더러 특정시간만 Open을 하고 있었다. 어차피 낮시간에는 사람들이 잘 오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에서였을까.


나이아가라 폭포 유스호스텔의 지하. 딱히 이곳에서 뭘 하지 않더라도 노가닥 있다보면 얼마든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꺼리들이 많이 존재한다. 그래서 숙소에서 나가지 않고 사는 사람들도 생기는 거겠지.


기차역에서부터 나이아가라 폭포까지는 걸어서 15~20분 정도의 거리. 그렇게 부담스러운 거리는 아니지만, 걷는 길이 꽤나 을씨년 하다. 나이아가라 폭포 옆을 흐르는 강은 얼어붙어 있지만, 이곳은 얼음이 다 녹아서인지 늦가을의 느낌을 내고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로 가는 길. 온도는 초봄이지만, 얼음은 채 녹아내리지 않앗다. 이 물에도 무언가가 섞였을까. 두꺼운 어름 사이로 보이는 물의 색은 약같은 짙은 청록색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나이아가라 폭포쪽의 풍경. 그리고 쉐라톤 호텔. 나이아가라 폭포에 처음 와봤던 것이 2006년 3월 미국 대학교의 스프링브레이크 때이니, 거의 3년만에 온 것이다. 그것도 우연하게 같은 3월에. 그런데, 스프링브레이크 시즌이 아니어서 그랬던 걸까?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은좀 더 우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날씨가 아주 좋았던 지난번 여행과는 대비되는 느낌.


이렇게 닫혀있는 가게를 발견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정도.



그렇다고 관광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간간히 보이는 정도 수준의 관광객들. 아마도 날씨가 좋지 않아서 폭포를 구경온 사람들이 적은게 아닐까 싶었다.





가까이 보이는 것이 미국쪽의 나이아가라 폭포, 멀리 보이는 것이 캐나다 쪽의 나이아가라 폭포이다. 미국쪽에서는 캐나다의 폭포가 안보이지만, 미국쪽 폭포를 더 가까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체적인 뷰를 따지자면 캐나다 쪽이 훨씬 낫지만.


거대한 낙차와 물보라로 폭포 앞에는 높다란 얼음산이 만들어져 있다. 겨울이라 그런지 여전히 수량은 꽤나 적다. 여름의 나이아가라 사진을 보면 수량이 꽤나 많던데. 언젠가 또 볼 일이 있겠지.


가까운 쪽 폭포를 보고 타운쪽으로 들어섰다. 정말 마을 자체가 하나의 놀이공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나이아가라 폭포에는 다양한 즐길거리들이 많다. 물론, 가격을 생각하면 쉽게 들어가기 어렵기는 하지만, 왁스박물관부터 다양한 주제들의 볼거리가 있어서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는 것 이외에도 또다른 즐길거리가 있어 방문객을 즐겁게 한다. 이번 방문엔 아니었지만, 지난번 여행때는 가족단위 관광객도 꽤나 많았었다.


캐리비안의 해적의 조니뎁과 올랜도 블룸. 아마도 영화와 관련된 박물관이었던 듯.


유령의 집도 빠지지 않는다. 하긴, 유령의 집은 놀이동산의 단골 주제이기도 하니까.


3년전에 왔었던 햄버거집 웬디스. 개인적으로 In-and-Out과 함께 미국의 햄버거집들 중 좋아하는 가게 중 하나인데, 그 투박함이 너무 맘에 드는 곳이기도 했다. 딱히 먹을것도 없었고, 추억의 햄버거집으로 다시 들어가기로 했다.


당시엔 미국여행중에 들렸던 거여서 달러가지고 계산을 했었다. 아무래도 국경이다보니 미국달러와 캐나다 달러가 혼용중이었어서 예전엔  미국 달러로 냈었는데, 지금은 캐나다 여행중. 캐나다 달러로 낼 수 있었다.




투박한 웬디스의 햄버거. 패티도 네모난 모양이다. 그래도 왠지 난 이곳의 햄버거가 좋았다. 인앤아웃 다음으로...어쨌든 햄버거를 먹으면서 교환학생 시절의 추억을 막연히 떠올려봤다. 당시엔 참 즐거웠는데...


복장과 머리모양이 멋졌던 아저씨. 공연하는거였나? 싶었는데 카메라를 들고다니는것을 보면 그런거 같지도 않고..



할리 데이비슨 관련 매장도 있다. 안에 보이는 오토바이는 타볼수도(!)있다. 물론 움직이진 않는, 사진찍기용.


한국에서도 많이 방영되었던 리플리의 믿거나 말거나. 건물이 쓰러질듯한 모양으로 되어있다. 첨에 봤을 땐 참 신기했는데..^^;


버거킹 위에는 프랑켄 슈타인이 보인다. 이러한 장소들로 인해서 들어가지 않아도, 나이아가라 일대는 거대한 놀이동산처럼 느껴진다.


범죄자 명예의 전당이랄까... 별걸 다 우려먹는다는 느낌.


캐나다의 땡처리? ^^. 클리어런스 세일이다. 모든 옷들이 99c... 하지만, 살만한 물건이 단 한개도 없었다.


그렇게 을씨년한 시내 구경을 하고 있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런..-_-;

처음에는 보슬비가 내리기에 그냥 걸어다니려고 했는데,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근처에 보이는 팀홀든으로 급 피신. 캐나다 여행을 하는 내내 팀홀들은 내게 있어서 거의 보금자리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팀홀든에서 주문하고 있는 아가씨들. 모자가 비에 젖어있는 것이 보인다. 이 아가씨들도 비를 피해서 들어온 듯 비가 그칠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커피를 마시고, 엽서를 쓰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비가 어느정도 잦아들어 보슬비 수준으로 변했다. 하지만, 우산이 없었기에 내 K2 고어텍스 잠바의 방수능력을 믿고 그냥 나이아가라 폭포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저 안개 위로 보이는 것은 전망대. 하지만, 이런 날씨에서는 올라가도 그다지 보일만한 건 없어 보인다.


그렇게 다시 캐나다 폭포쪽으로 다가가기 위해서 걸어갔다. 비오는 날의 나이아가라 폭포는 또 다른 느낌.




사람들은 어디서 구했는지(혹은 구입했는지) 캐나다의 단풍무늬가 가득 그려진 비옷을 입고 있었다. 물론 그냥 노란 비옷을 입은 사람들도 있기는 했지만;;







비오는 날의 나이아가라 폭포는 생각보다 물안개도 심하고, 계속해서 내리는 빗물에 사진 촬영도 쉽지 않았다. 물안개 때문에 선명하게 나오지도 않고.. 그래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나이아가라 폭포는 다음 여름에 또 한번 오리라는 결심과 함께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 내내 입고 돌아다녔던 K2 고어텍스 자켓. 왠만큼 내리는 비에도 그냥 탁탁 털어내면 금방 건조해질 정도였다. 거의 3시간 가까이 이렇게 비를 맞고 다녔는데, 우산도 없는 내게는 정말 단비같은 존재였다. 원래 입고오려던 자켓을 입고 왔다면 아마 비에 푹 젖어서 돌아갔을 듯.


그렇게 다시 나이아가라폭포 역으로 돌아가는 길. 여전히 을씨년하다. 3월은 역시 나이아가라 폭포를 오기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달.


다시 나이아가라 폭포 역으로 돌아왔다. 이제 토론토로 돌아가서 기차를 갈아타고 벤쿠버로 향하는 여정을 밟게 된다. 다시 아름다운 눈밭으로 들어가는 그 기분. 글을 쓰는 지금도 그 때의 감정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오로라를 보러가기 전, 그리고 캐나다의 비아레일을 타러가기 전의 그 두근거림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캐나다 여행의 본격적인 시작이기도 했던 발걸음.


이 블로그의 글에는 제휴링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The links in this blog include affiliate li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