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캠핑카 예약 및 픽업하기 및 시애틀 로드베어RV 셔틀버스
전날 시차도 적응되지 않은 상태로 늦게까지 돌아다녔던 터라, 결국은 다들 늦잠을 자고 말았다. 보통 미국에 오면 시차 때문에 엄청 일찍 깨기 마련인데, 몸을 피곤하게 해서 그런지 다음날 느지막이 일어나 일정을 시작했다. 원래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한 뒤, 점심을 먹고 캠핑카를 픽업하러 가는 일정이었지만 아이들이 일어나지 못했으니 뭐. 어쨌든 아침은 가볍게 햇반으로 간단하게 먹고 캠핑카에 싣기 좋도록 짐을 정리하고 1층으로 내려왔다.
주변에 맛집은 기대 안해도 아이홉 정도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래디슨 호텔 시애틀 공항 주변으로는 먹으러 갈 곳이 없어서 그냥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짐도 있고 셔틀버스가 호텔 앞으로 오기 때문에 멀리 나가서 먹는게 오히려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점심식사를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로드베어쪽에서 메일이 왔다. 오늘 인원이 적어서 셔틀버스가 제공되지 않고, 대신 우버를 오후 1시에 맞춰서 호텔 앞으로 보내준다는 내용이었다. 어차피 우버를 타면 다른 곳을 들리지 않고 바로 가니 우리는 딱히 불편할 일이 없었다.
호텔 내 RBG 레스토랑의 메뉴판. 메인 메뉴들은 거의 $20이 넘었고, 아이들 메뉴는 $10 이하가 대부분이었다. 호텔 레스토랑이고 미국이라지만, 정말 물가가 어마어마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코로나 이후로 다들 물가가 올랐다지만, 정말 미국 식당 물가는 엄청나다. 여기다가 세금에 팁까지 붙는 걸 생각하면 ㅎㅎ..
시킨 메뉴는 RBG버거, 그릴드치즈 샌드위치, 치킨 스트립 그리고 피자였다.
솔직히 맛은.. 돈값을 전혀 못했다. 햄버거 패티는 싸구려 맛이 났고, 그릴드 치즈는 너무 짰다. 치킨 스트립은 냉동을 그냥 바로 튀겼는지 엄청 질겼고, 피자는 치즈가 엄청 얇게 펴발라져 있었다. 모든 메뉴가 냉동을 데워온 것 같은 음식들.. 맥도날드에서 먹는게 더 나을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솔직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면 여기서 안먹었을 것 같은데, 뭐 어쩔 수 없지 싶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조금 기다리니 우버가 시간에 맞춰서 호텔 로비에 도착했다. 분명 캠핑카 회사에서는 우버XL을 불렀다고 했는데, 테슬라 모델Y가 왔다. 모델Y는 7인승도 아닌데... 살짝 걱정했지만 다행히 짐이 모두 트렁크에 다 들어갔고, 문제 없이 캠핑카 회사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확실히 전기차가 운용비용이 저렴해서 그런지, 요즘 미국에서 우버를 부르면 굉장히 높은 확률로 테슬라가 오는 것 같다.
로드베어RV 및 엘몬테 시애틀 지점. 상당히 컸던 라스베가스 지점과는 다르게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1년 내내 사람들이 많은 라스베가스와 달리 시애틀은 5~10월의 성수기 외에는 상대적으로 한산하기 때문이라고. 어쨌든, 사전에 얼리체크인까지 마쳐둔 터라, 현장에서는 여권과 면허증, 그리고 신용카드로 보증금을 잡는 것 외에는 크게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미국 캠핑카 예약은 드라이브트래블 홈페이지에서 진행할 수 있는데, 드라이브트래블에서 예약시에는 VIP PLUS 패키지와 SLI 가 기본적으로 포함된다. 로드베어나 엘몬테 공식 홈페이지보다 대략 5%정도 더 저렴하고, 해외가 아닌 국내 결제이기 때문에 미국 캠핑카 여행 계획시에는 함께 비교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로드베어RV, 엘몬테 외에도 2025년까지 크루즈아메리카, 트래블러 오토반 등 여러 회사들이 추가될 예정이다.
미국 캠핑카 실시간 예약 - https://drivetravel.co.kr/rv-us/
서류 확인이 끝나고 나면, 직원과 함께 동행하면서 캠핑카 사용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된다. 캠핑카 외부의 수납공간, 청수 채우는 법과 오수 버리는 법, 전기 연결방법, 그리고 내부의 여러 패널들 사용방법을 함께 설명해 준다. 대략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은 20~30분 정도. 그렇기 때문에 캠핑카 사무실에 도착해서 최종적으로 차량을 몰고 나가는데까지는 최소 1시간이 소요된다. 물론, 앞에 먼저 도착해서 대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시간은 조금 더 소요될 수 있다. 이번에 빌렸던 차량은 C-Medium. 기존 차량들은 슬라이드가 없으나, 작년 말부터 새로 들어오는 차량들 부터는 Slide-out이 있어서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직원과 함께 캠핑카 외부의 흠집이나 문제등도 함께 확인하게 되는데, 필요할 경우 사진을 찍어두면 좋다. 물론, 보험으로 다 커버가 되지만, 사전에 사진을 찍어둬서 나쁠건은 없으니까. 다만, 고객의 과실로 인한 경우에는 풀커버라고 하더라도 보험 보장이 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고객의 과실로 인한 대표적인 사례는 어닝 손상(펼쳐놓고 주행, 강풍으로 인한 암 부러짐 등)과 높이제한을 무시하여 발생한 캠핑카 상단 데미지, 그리고 비포장도로 주행으로 인한 하부손상 등이 있다. 비포장도로의 경우, 캠핑장 등을 진입하기 위한 서비스도로는 포함되지 않으며, 도로가 아니거나 비포장도로로 표기된 도로에 진입했을 때를 의미한다.
차량 베이스는 포드 E350. 중앙에는 미디어 시스템도 있어서, 안드로이드오토나 애플 카플레이의 사용도 가능하다. 다만, 유선으로 연결해야 하고, 케이블 연결하는 곳이 헐거워서(해당 차량들은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문제) 그런지 케이블을 굉장히 가렸다. 빡빡하게 들어가는 케이블을 이용하니 문제가 없었지만, 준비한 케이블에 따라 문제가 있을수도 있지 싶다.
이 차량은 운전석 위에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차량의 뒷편에 또 침대가 있어서 4인 가족이 여행하기에 적합하다. 더 긴 차량일수록 주차가 힘들어지는 단점이 있으니까.
거실공간. 여기도 원할 경우 침대로 변환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4인가족이었고, 카시트도 설치했기 때문에 이 공간은 그냥 계속 그대로 두고 사용을 했다. 여기가 바로 슬라이드아웃으로 이용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캠핑장에서 주차한 후에는 너 넓게 이용이 가능하다.
차량의 전자식 패널. 여기서 청수, 오수(그레이+블랙), 배터리, 프로판(LPG)의 잔여량 확인이 가능하다. 다만, 오수의 경우 이물질 등으로 인해서 센서가 정확하지 않으므로 어느정도는 감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레이의 경우 가득차면 샤워실로 역류하기 때문에(턱이 있어서 차로 넘어오진 않는다), 불가피한 상황을 피할 수 있기는 하다.
그 외에 따뜻한 물은 전기(캠핑장 전기 연결 시 추천) 또는 프로판 가스로 데울 수 있으며, 내부의 물을 사용할 때에는 펌프를 켜야만 물이 정상 작동한다. 그 외에 내부의 조명, 슬라이드아웃 그리고 와부 조명도 이 패널에서 모두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이 모델은 여기서 발전기(Generator)의 시동이 가능했다. 발전기는 보통 풀훅업(Full Hook-up)에서는 이용할 일이 없지만, 국립공원 등과 같이 전기가 없는 곳에서는 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캠핑장마다 발전기 가동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발전기를 켜놓은 상태로 취침은 불가하다.
C클래스 차량은 수납공간도 꽤 넓은 편이기 때문에, 곳곳에 물건을 넣기 용이하다. 또한, 차량의 하부 수납공간에 캐리어들을 넣을 수 있어서, 편도 여행일 경우에도 짐 보관과 관련한 이슈가 없어서 좋다.
입구쪽에는 싱크대, 그리고 3구 쿡탑이 있었고, 그 아래로는 전자렌지가 있었다. 전자렌지는 발전기 사용 또는 외부전원이 있어야만 작동하며 그 외의 것들은 전기 여부와 상관 없이 이용 가능하다.
입구에서 본 실내의 모습. 차량에는 엔진 배터리(시동용)과 하우스 배터리(실내에서 사용)가 있다. 실내의 배터리는 보통 완충될 경우 1-2일 사용에 문제가 없으며, 주행 중 또는 캠핑장에서 전기 연결 시 자동으로 충전되므로 여행일정 상 부족한 일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 또한, 외부전기나 발전기가 없으면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USB를 이용한 충전만 가능하며, 110v는 외부전원이 있어야만 사용 가능하다.
컨비니언스키트를 신청했을 떄 제공되는 침구류와 타올들. 기본적으로 이불과 베게, 그리고 커버류가 제공된다. 시트는 직접 침대에 씌워야 하는데, 침대가 고정되어 있는 만큼 보통 한 번 해놓고 그대로 계속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B클래스의 경우 매일 씌웠다 해체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가능하면 짐정리는 차량을 인수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첫날 캠핑장에 도착해서 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오후에 차량을 픽업하는 만큼 짐 정리를 하다보면 출발 시간이 상당히 지연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는 저녁시간에 짐 정리를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첫 캠핑장은 가능하면 픽업지점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선택해서, 장을 보고 해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는 곳이 좋다.
세면대와 샤워부스. 그리고, 변기. 차에 있는 물로 샤워를 하면 2명이 빠르게 겨우 샤워를 할 수 있을 정도이고, 외부 물과 오수가 연결되어 있다면 좁기는 해도 샤워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수준은 된다. 아이들을 씻기기에는 조금 좁을 수 있지만, 구조 상 변기에 앉아서 아이를 씻기면 가능은 했다. 첫째야 혼자 샤워를 하지만, 둘째는 아직 씻겨줘야 하는 나이라서 ㅠㅠ
그리고 옷장도 있어서, 옷 뿐만 아니라 가방과 같은 물건들을 정리해 놓기에도 충분한 공간이 있었다. 최소한 짐이 꽤 많다고 하더라도, 수납할 공간이 없어서 걱정할 일이 없는 수준은 된다.
또한, 운전자 좌석 왼쪽 아래에는 배터리 방전시를 대비하여, 하우스 배터리를 이용해 엔진 배터리를 점프할 수 있는 버튼도 있다. 하지만, 경험 상 배터리 완전 방전일 때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여행 기간이 길고 방전이 걱정된다면 아래의 휴대용 점프 스타터 같은 것을 구매하는 것도 좋다. 무겁긴 하지만, 평소에는 보조배터리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으니 썩 나쁘지 않은 편. 개인적으로는 여러번 방전 경험이 있어서 꼭 가지고 다니는 물건이기도 하고, 이번 여행에서도 도움을 받았다.
휴대용 점프 스타터: https://link.coupang.com/a/b19Dfw
마지막으로 로드베어RV 시애틀 지점 풍경.
이제 사이드미러를 조정하고, 가볍게 조작법을 익힌 뒤 장을 보러 갈 차례다. 도심에 있는 마트들은 복잡하기도 하고, 주차공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타코마(Tacoma)로 향하는 길에 있는 한인마트인 H마트와 월마트를 들리기로 했다. 오늘 목표는 해가 지기 전까지 올림픽 국립공원에 있는 캠핑장에 가는 것. 하지만, 시작부터 조금 늘어지기 시작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