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야시장의 분위기에 취하고, 매운게(Spicy Crab)에 혼쭐이 나다


여행을 가면 어떤 분위기에 취하십니까?

제가 좋아하는 분위기 중 하나는 이렇게 야외에서 시끌벅적하게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음식을 먹는 그런 풍경입니다. 조용한 카페 야외 테라스에 앉아서 책을 읽는것도 좋아하지만,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저녁식사와 맥주한잔을 하는 기분을 따라올만한 것도 없지요. 홍콩의 야시장을 지나가다가 그런 풍경을 발견하고 말았답니다. 마침 배가 출출하기도 했구요.







이런 분위기라면 한번쯤 앉아서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그래서, 맛집이건 아니건간에 상관없이 자리가 빈 곳을 찾아서 들어갔습니다. 앉자마자 메뉴판을 가져다주고, 가장먼저 묻는것이.. "어떤 맥주 드실래요?" 였습니다. 오늘의 맥주는 산미겔로 결정. 맥주를 시키고 나서 메뉴판을 들여다 봅니다.


앉아있는 곳 맞은편에는 다양한 식재료들이 걸려있습니다. 물론, 이번에 주문한 것 중에 여기에 포함되는 건 없었고...


바로 상해게라고 불리우는 녀석들. 뭐, 정확히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주문을 받는 사람 말에 따르면 그랬습니다. 다들 살아서 열심히 움직이는것이 신선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어떤 메뉴를 고를까 고민하다가 게 메뉴는 꼭 하나 선택할수밖에 없었지요. 해산물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제가 어찌 반항하겠습니까 ㅠㅠ...


메뉴판을 보고 뭘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매운게(Spicy Crab)와 볶음 누들을 시켰습니다. 볶음면은 볶음밥과 함께 왠만해서는 실패를 안하는 메뉴였기 때문에 한개정도는 안전하게 가자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길거리라 그런지 식기가 그리 깨끗하지는 않습니다. 주위 사람들도 컵이며, 젓가락이며.. 한번씩 더 씻어서 사용을 하더라구요. ^^


소고기 볶음면이 나왔습니다. 네.. 실패했습니다. -_-;

맛없는 면발, 짜기만 한 간장소스, 퍼석한 소고기.. 어떤것도 건질게 없는 메뉴였습니다 ㅠㅠ.. 그래도, 젓갈로 몇점 집어들어 봅니다. 그래도, 주변의 분위기에 취해.. 맛없어도 기분은 마냥 좋습니다. 못먹을정도의 음식만 아니면 되니까요.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매운게(Spicy Crab)가 나왔습니다. 처음에 나왔을 때 저 노란것은 땅콩이겠거니 했습니다만, 오판이었습니다.-_-;; 저거는 맵디매운 고추씨에 튀김가루를 입혀서 그대로 한번 더 튀겨낸것이더라구요. 그냥 나와있는 저 빨간 고추도 매운데 고추씨까지 곳곳에 버무려져 있으니 살짝 베물었는데.. 입안이 너무 얼얼합니다.


산초열매를 먹었을때의 얼얼함은 아니지만, 그냥 입안이 화~~해지는 매운맛이랄까요. 달콤함이 감도는 우리나라의 매운맛과는 딴판입니다. 하지만, 저는 게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열심히 먹기 시작했습니다. 게를 삶은것이 아니다보니 껍질에 살이 붙어있어서 살도 떼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덕분에 테이블 주변을 온통 고추씨로 난장판을 만들어놨습니다.



그렇게 먹으면서 주위를 둘러봤더니, 사람들 조신하게 아주 잘 먹고있습니다. 흘린것도 거의 없고, 아주 쏙쏙 잘 먹더라구요. 아, 역시 게를 먹는것도 스킬이 필요한데 나는 역시 멀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ㅠㅠ.. 게 요리는.. 좀 심히 맵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맛은 있었습니다. 그러니 주위에서 다들 이 매운게를 먹고 있었을테니까요. 그러나, 문제는 다음이었습니다. 매운걸 너무 많이 먹었던 걸까요.. 아주 속에서 난리가 나서 혼쭐이 났었습니다 ㅠㅠ... 매운거, 다음부터 조심해야겠어요.

언제쯤 저는 중국식 매운맛에 익숙해지려나요.

어쨌든, 분위기에 취해서 들어오고, 매운게에 혼쭐이 났던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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