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 여행 #01 - 대한항공 타고 일본 아키타로 떠나다


올해 겨울, 드라마 아이리스가 끝나갈 무렵 아키타현에 다녀왔습니다. 아이리스 덕택에 아키타현의 인기가 아주 치솟았을때이다보니 아키타행 비행기는 큰 녀석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석! 덕분에 비즈니스 클래스로 올라가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다만, 비즈니스석의 승객들이 모두 이코노미 승객이었던 관계로 식사는 이코노미 식사가 제공되었습니다. 아마 비즈니스 클래스의 승객들은 퍼스트 클래스로 업그레이드 되었겠지요 ^^




비행기 안에서 본 서울의 모습.

한강이 반쯤은 얼어있는 모습이고, 여의도가 그대로 보이네요. 남산의 모습도 보이고 북한산과 도봉산 등 여러 산들이 보입니다. 보통 다른 곳으로 비행할 때 서울 위를 이렇게 지나가본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얼어있는 풍경을 보니 꽤나 새삼스럽게 보이네요. 어쨌든, 평소에는 창 밖을 잘 보지 않았었는데.. 그래도 이날은 창밖을 보는 것이 참 즐겁더군요.


비즈니스석의 스크린. 하지만, 3시간이 조금 안되는 짧은 비행이었던지라 특별히 볼만한 것은 없었다. 그냥 구경만 하고 다시 집어넣은 스크린.


기내식. 좌석은 비즈니스석이었지만, 식사는 이코노미 식사였다. 가지와 호박 조림. 과일과 빵. 그리고 베지테리언 밀로 나온 야채가 나왔는데, 역시 베지터리안 밀은 입맛에는 맞지 않는 듯 싶었다. 이날 소화가 안되서 베지터리안 밀을 먹었는데, 다음부터는 그냥 연식이나 과일식을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화를 돕기위한 탄산, 맥주 한캔(^^).


2시간 동안의 비행은 비욘드와 모닝캄, 그리고 탑승할 때 가져온 신문을 읽는 것으로 후다닥 지나갔다. 비행을 많이 하다보니 2시간 정도의 비행은 그리 길지 않게 느껴지는 것 같다. 뭐랄까, 그냥 서울에서 고속버스타고 대전 내려가는 정도의 기분? 구형이기는 해도, 비즈니스석이었기 때문에 편하게 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가끔 이런 업그레이드를 경험할 때마다 참 기분이 좋다.


그렇게 도착한 아키타 국제공항. 내려오면서 본 아키타의 풍경은 한국보다 더 눈이 가득 쌓여있는 모습이었다. 한국의 강원도와 비교해도 더 많은 적설량을 자랑하는 곳이니만큼 눈이 많은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겨울이면 이어지는 엄청난 눈이 참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싶었다.


아키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여져 있는 한글. '환'자는 왠지 한에 아래아자가 붙은듯한 엄한 느낌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도착하면서부터 보이는 한글이 반갑기는 하다.


입국 수속을 마친 뒤 짐을 찾아서 나오니 '아키타에 잘 오셨습니다!'라는 한글 문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곳에 도착한 사람들의 90% 정도는 한국 사람들인 듯 싶었는데, 당시에 종영하지 않았던 아이리스의 영향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었다. 우리가 갔던 전후로도 많은 사람들이 아키타행을 택했는데, 2박 3일의 일정으로 아키타를 보고 실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보통 아키타현의 저렴한 패키지가 하이랜드 산소우 호텔에 묵으면서 이병헌이 '이 호수에는 전설이 있어'라는 말을 남긴 다자와호와 타마가와 온천, 미즈사와 온천 정도를 둘러보는 것이 전부이다. 더군다나 첫날은 도착하는 날의 저녁때 쯤에야 숙소에 도착해서 미즈사와 온천만 갔다오면 일정이 끝나버리기 때문에 둘째날에 할 것이 별로 없다. 둘째날에 타마가와 온천과 다자와호를 안 가면, 드라마에 나왔던 츠루노유를 갈 수 있기는 하지만 역시 선택의 폭이 좁다. 그렇기 때문에 아키타현에 가려면 최소 3박 4일은 있어야 그나마 제대로 아키타를 둘러볼 수 있을 듯 싶다.

사실, 아키타에서 볼 것이라고는 타마가와 온천/다자와호, 츠루노유 온센을 포함한 뉴토온천향, 가쿠노다테 무사의 집이 거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쿠노다테는 아무래도 실망스럽다는 평이 대세이고 앞의 두가지(사실 다자와호도 하루를 머무르면서 봐야 하는데 급박하게 움직이는 패키지의 특성상 그마저도 쉽지 않다.)가 그나마 볼만하기 때문에 그래도 3박 4일이 좋다. 겨울이면 스키를 타러가는 것으로 하루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듯.

뉴토온천향은 많은 남녀혼탕이 남아있기로도 유명한데, 온천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곳이 조금 아쉬울수도.


공항에서 나오니 우리를 하이랜드 산소우 호텔로 데려갈 셔틀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셔틀버스를 타러 가는 사람들. 여행사에 따라서 각각의 호텔로 이동을 했는데, 다자와호가 있는 곳까지는 3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사실상 이날은 버스안에서의 일정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뭐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키타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느껴보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의 목적은 다양한 온천에서 온천을 즐기는 것이었지만.


아키타 국제공항에서 나눠준 것들. 카레와 캬라멜, 그리고 쌀이 들어있었다. 쌀(아키타코마치)로 밥을 해서 카레(바몬드카레)를 먹고.. 후식으로 카레를 먹으라는 배려? ^^


한국에서 출발해서 아키타에 도착한 시간이 점심시간 무렵이기 때문에 얼마 달리지 않아서 마루코토 이치바에 도착해 점심식사를 했다. 가볍게 시장을 둘러보다가 우리는 카타마에부네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다른 식당들이 다 바에서 먹는 형태였지만, 이곳만 식당처럼 되어있어서 선택을 했었는데 그래도 꽤 맛이 괜찮아서 다행이었다.


밥먹고 나와서 본 꼬치들. 밥먹기 전이라면 사먹어 보고 싶었겠지만, 너무 든든하게 밥을 먹고 나왔던 터라서 그렇게 땡기지는 않았다. 사실 이런 꼬치들은 그냥 술안주로 먹어야 딱인데 ^^;



숙소에 도착하면 술이 없을거란 말에 이곳에서 미리 맥주도 몇캔 준비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건 기린의 맥주들이라서 그것으로 2캔을 골랐다. 나중에 숙소의 비싼 맥주를 보면서 더 사놓을 걸...하고 안타까움이 남기는 했지만. 어쨌든, 패키지로 가면 저렴하게 안주와 맥주를 살 곳은 거의 이곳이 마지막.


그렇게 중간에 선 시간을 빼고 3시간여를 달려서 숙소에 도착했다. 버스는 중간에 스키를 타러 온 사람들을 내려주고, 우리들을 하이랜드 산소우 호텔에 내려줬다. 이제 본격적인 아키타 여행이 시작된다. 사실상, 아키타에서 머무르는 시간은 하루 반나절밖에 안되긴 하지만.. 그래도 이 여행이 꽤나 기억에 남는 여행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리고, 다음에 다녀온 사람들의 여행기를 봤을 때.. 아키타는 역시 눈이 가득한 한겨울에 다녀오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내리는 눈을 맞으면서 즐기는 한겨울의 온천. 사실 이맘때의 여행 중 그런 행복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는게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이 블로그의 글에는 제휴링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The links in this blog include affiliate li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