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캠핑카 여행 장보기(한인마트, 월마트)와 주차, 길갈 오아시스 RV파크 캠핑장
인수한 캠핑카를 몰고 먼저 가장 필수적인 장보기를 하러 갔다. 원래는 한인마트인 H마트만 가려고 했는데, 필요한 물건들이 생겨서 월마트도 들리기로 했다. 덕분에 예정한 시간보다 1시간 정도 더 장을 보느라 머무르기는 했지만, 뭐 오늘 하루 음식들을 사면 거의 1주일간 먹을 것들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어느정도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맞았다. 조미료 종류는 거의 다 한국에서 가지고 왔지만, 고기나 야채, 과일, 1회용품 등은 현지에서 구매하는 것이 편리했기 때문이다.
먼저 도착한 곳은 월마트. 원래는 슈퍼센터로 갔어야 하는데, H마트 건너편에 있는 곳으로 갔더니 그냥 월마트였다. 참고로 월마트(Walmart)와 월마트 슈퍼센터(Walmart Supercenter)의 가장 큰 차이는 신선식품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과일 등을 포함한 신선식품들은 일반 월마트에는 없고 슈퍼센터에서만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원스톱쇼핑을 원한다면 월마트 슈퍼센터를 찾아서 가야 한다.
참고로 캠핑카는 그 길이의 특성 상, 이렇게 주차자리 2칸을 물고 주차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마트에 갈 때에는 입구에 가까운 곳이 아닌 멀리 떨어져 있는 상대적으로 한가한 곳에 주차를 해야 한다. 또한, 대도시 주변보다는 조금 떨어져있거나 소도시 주변의 마트로 가면 주차공간을 찾기가 훨씬 수월하다. 특히, 대도시인근의 경우 종종 실내 주차장인 곳도 있는데, 이런 곳들은 캠핑카로는 절대 들어가면 안된다.
월마트에서 특별하게 구매한 것은 없었고, $19.68짜리 밥솥(어차피 보온기능은 필요 없었음)과 1회용 접시들, 그리고 쌀을 구매했다. 이런 일반적인 물건들은 웬만해서는 월마트가 한인마트보다 저렴했기 때문에 온 김에 사러왔고, 한인마트에서 밥솥은 쿠쿠같은 브랜드 위주라서 정말 여행 중 쓰고 버릴 밥솥은 여기서 사는게 나았다. 물론, 밥맛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밥솥이므로, 밥맛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좀 좋은 밥솥을 사는 것을 추천하기는 한다.
쌀도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꼭 미디엄그레인(Medium Grain)이라는 쌀을 사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먹는 쌀이고, 그 외의 종류는 날림쌀같은 것들이기 때문에 입에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월마트에서 애매하다면 한인마트에서 사도 무방한 부분. 그 외에 물과 여러 부식들을 사고 나서 월마트에서 바로 한인마트로 이동했다.
타코마(Tacoma)로 향하는 길에는 H마트(한아름마트)와 월마트가 마주보고 있었기 때문에 큰 이동 없이 바로 한인마트 장도 볼 수 있었다. 미국에는 여러 한인마트 브랜드들이 있지만, 가장 대중적이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 H마트다. 구글에서 Korean Supermarket으로 검색하면 원하지 않는 아시안마켓들이 나오는 경우도 많은데(물론 소도시에서는 대안이 없을 수 있다.), 결과가 애매하다면 그냥 H Mart 로 검색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
월마트에서는 신선식품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인마트에서 신선식품들과 고기류(그래도 삼겹살 스타일로 잘려있어서 좋았으나,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쌌다.), 그리고 여행 중 먹을 김치류를 고민했다. 여러가지 브랜드들이 많았고, 매번 먹는 종가집이나 비비고보다는 다른 것을 한번 먹어볼까 하고 처음보는 브랜드를 골라봤다. 먹을만은 했지만, 역시 먹던걸 먹는게 가장 좋은거라는 교훈을 얻었다. ㅎㅎ
그리고, 햇반도 판매하길래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한박스를 추가로 구매했다. 좀 저렴한 오뚜기밥으로 ㅎㅎ
냉장고를 정리하는 중. 캠핑카의 장점은 마트에서 장을 본 것들을 모두 다 냉장고에 바로 넣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냉동실과 냉장실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웬만큼 음식들을 구매해도, 가득 채우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물론, 너무 꽉 채우면 냉각효율이 떨어지므로 그 부분도 감안해야 하지만.
빵이나 상하지 않는 음식들은 별도의 수납공간에 정리하고, 음식들과 음료들은 모두 냉장고에 넣었다. 한국인이라면 필수적으로 먹어야 하는 마늘은 깐마늘이 있길래 큰 걸로 구매했다.
장을 보고 캠핑장으로 가는 길.
마트에서 장보는 시간을 2시간 이내로 계획했었는데, 1주일치 장을 보다보니 거의 2시간 반 넘게 보내고 말았다. 덕분에 캠핑장에 다 와 갈 때 즈음에는 멋진 일몰을 볼 수 있었다. 원래 일몰은 캠핑장에 도착해서 봐야 하는 것이었는데 ㅎㅎ..
다행히 많이 어두워지기 전에 캠핑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가 선택한 곳은 세큄(Sequim) 초입에 있는 길갈 오아시스 RV파크(Gilgal Oasis RV Park). 실시간 예약시스템이 없어서 이메일로 예약을 주고받아야 하긴 했지만, 1박에 $40 정도로 저렴하고, 풀훅업 캠핑장이어서 첫날 캠핑장으로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이후에 $60~80 정도 하는 캠핑장들을 많이 다녔지만, 시설면에서 단연 이 캠핑장이 거의 최고 수준에 가까웠다.
캠핑장 시설. 우리는 오피스 운영시간 이후에 도착했기 때문에, 비밀번호나 와이파이 등은 이메일로 전달 받았다. 샤워실은 1칸밖에 없었지만 뜨거운 물은 아주 콸콸 나오고 샤워헤드가 고정식이 아니어서 아이들과 씻기 좋았다. 첫날이어서 빨래를 할 일은 없었지만, 빨래시설도 아주 청결하게 관리되어 있었다.
어쨌든 첫날 저녁인지라 캐리어에서 짐을 모두 꺼내 차 안에 정리하고,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잠에 들었다. 마침 우리 옆 사이트에는 한국 부부가 계셨는데, 캠핑카 일정의 마지막이라며 반찬도 주셔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거기다가, 목소리만으로 내 유튜브 채널을 맞추셔서 더 깜짝 놀랐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구독자분을 만날줄이야 ㅎㅎ.. 다시 유튜브를 열심히 해야겠다 싶다.
다음날 아침은 베이컨과 계란후라이, 그리고 밥을 간단하게 먹고 출발했다. 한국에서 햇반도 어느정도 챙겨왔는데, 첫날이어서 정신이 없었던데다 전기도 연결되어 있어서 전자렌지로 가볍게 돌려 먹을 수 있었다.
보통 넓은 테이블이 있는데, 여기는 2인이 쓸 수 있는 작은 테이블만 있었다. 어차피 식사는 실내에서 했지만, 종종 넓은 테이블이 있으면 그곳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일단 캠핑카에는 어닝과 조명도 있으니까.
참고로 풀훅업(Full Hookup)이란 청수(Fresh Water), 하수관(Sewer - Septip Hookup이라고도 함), 전기(Eletricity)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 외에 캠핑장에 따라 하수관이 없고 청수와 전기만 있으며, 하수는 별도의 덤프스테이션(Dump Station)에 버려야하는 구조도 있다. 보통 캠핑장 내의 외곽자리들에 하수시설을 다 하지 못해서 그런 경우들에 속한다.
참고로 국립공원이나 주립공원의 캠핑장들은 아예 아무 시설이 없는 드라이 캠핑장(Dry Camgpround)인 경우도 많고, 전기만 제한적으로 있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캠핑카 여행 일정을 짤 때에는 풀훅업과 드라이캠핑을 번갈아가면서 묵는 것이 좋다. 물론, 캠핑장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추가비용(보통 $10 전후)을 내고 덤프스테이션과 청수를 채울 수 있게 해주는 캠핑장들이 많으니 이동 중 들려도 무방하다.